태국 헌재, 캄보디아 전화 통화 논란 “총리 해임”

2025-08-30     김상욱 대기자

태국 헌법재판소는 29일 캄보디아와의 국경 분쟁 처리에 대한 이유로 패통탄 친나왓트라(Paetongtarn Shinawatra) 총리와 그녀의 내각을 해임했고, 이로 인해 태국은 정치적 혼란에 빠져들었다고 에이에프피 통신, 로이터 등 복수의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억만장자 전 총리 탁신 친나왓(Thaksin Shinawatra)의 딸인 패통탄 총리는 지난달 강력한 전 캄보디아 지도자 훈센(Hun Sen)과 6월에 전화 통화를 했지만, 태국을 위해 나서지 않았다는 비난을 받은 뒤 직위가 정지됐었다. 이 전화 통화 내용이 온라인에 유출되었다.

9명의 판사로 구성된 재판부는 6 대 3으로 그녀가 총리에게 요구되는 윤리적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판결하고, 그녀를 직위에서 해임했으며, 이로 인해 태국은 정치적 위기에 처하게 되었고, 의회에서는 힘이 빠진 여당 연합을 이끌 만한 적절한 후보가 없었다.

판사 중 한 명이 낭독한 판결문은 “그녀의 행동은 신뢰를 상실하게 했고, 국가 이익보다 개인적 이익을 우선시했으며, 이로 인해 그녀가 캄보디아 편을 든다는 대중의 의심이 커졌으며, 태국 국민들 사이에서 그녀에 대한 총리로서의 신뢰가 떨어졌다”고 적혀 있었다.

이어 판결문은 “피고인은 윤리적 행동 강령을 준수하지 않았다. 그녀의 총리 임기는 7월 1일 직무 정지로 사실상 종료되었다.”고 적었다.

이 판결로 파에통타른 내각도 해산됐는데, 이는 같은 법원이 윤리 문제와 관련 없는 사건에서 전임 총리였던 스레타 타비신(Srettha Thavisin)을 축출한 지 1년 만에 나온 판결이다.

* 전화 통화 내용이 무엇이기에...

이 사건은 캄보디아의 오랜 통치자이자 현 총리 훈 마네트(Hun Manet)의 아버지인 훈센(Hun Sen)과 그녀가 전화 통화를 한 것에 초점을 맞췄는데, 두 사람은 당시 양국 간 분쟁 중인 국경을 둘러싼 갈등에 대해 논의했다.

패통탄은 훈센을 ‘삼촌’(uncle)이라고 부르고, 태국 군사령관을 ‘적대자’(opponent)라고 부르며, 군대가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태국에서 격노하는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이 전화 통화는 태국 국내에 큰 파장을 일으켰을 뿐만 아니라, 태국 정부의 분노 속에 훈센 총리가 온라인에 전체 내용을 공개하면서 태국과 캄보디아의 관계를 격동으로 몰아넣었다.

태국 보수당 의원들은 그녀가 캄보디아에 무릎을 꿇고 군부를 약화시켰다고 비난했고, 패통탄의 주요 연립 파트너는 항의하며 퇴장하여 그녀의 정부가 거의 붕괴될 뻔했다.

그녀는 권력을 유지했지만, 몇몇 상원의원들은 헌법재판소에 도움을 요청하며 그녀가 장관들에게 ‘명백한 청렴성과 윤리적 기준’을 요구하는 헌법 조항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직위 해제를 주장했다. 이후 헌법재판소는 7월 1일 그녀에게 직무 정지 처분을 내렸다. 39세의 이 지도자는 국가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해 행동했다고 항변했다.

그녀는 법원 판결 후 기자들에게 “저의 의도는 개인적 이득이 아닌 국가 이익을 위한 것이었으며, 민간인과 군인을 포함한 국민의 생명을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총리를 맡을 만한 확실한 후보가 없는 상황에서, 태국은 깊은 정치적 불확실성의 시기를 맞고 있다. 패통탄은 오랫동안 푸에타이(Pheu Thai)에 대해 맹렬히 반대해 온 소규모 보수당과 불안한 연합을 이끌었다.

한편, 지난 7월에는 긴장이 고조되어 수십 년 만에 태국, 캄보디아 두 진영에서 가장 치명적인 군사 충돌이 발생하여 40명 이상이 사망하고, 30만 명이 국경을 따라 집을 떠나 피난해야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