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려면, 두통이나 관절통을 느끼는 이유

- Why do you feel a headache or joint pain when it rains ?

2025-08-06     박현주 기자

예부터 할머니들이 비가 오기 전에 몸에서 느끼는 증상은 주로 관절통, 삭신 쑤심, 왠지 모르게 몸이 찌뿌둥한 느낌 등으로 나타난다고 말하곤 했다. 요즈음은 젊은 사람들의 일부도 그러한 말을 하곤 한다.

따라서 어떤 사람들은 날씨 앱(App.)이 필요 없다. 그들은 일기 예보를 뼛속 깊이 느낀다. 폭풍이 몰아치면 머리가 욱신거리고 관절이 아프고 기분이 나빠진다. 오랫동안 이러한 현상은 상상이나 우연으로 치부되어 왔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그 이유가 분명히 있다고 말한다.

워싱턴 포스트(WP)는 4일 “이제 더욱 정교한 도구와 더 큰 데이터 세트를 통해 더 많은 연구자들이 날씨 관련 증상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하고, 미국의 전 농무부 수석 기상학자 앨버트 피터린(Albert Peterlin)은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것은 날씨(weather)가 아니라 날씨 변화(change in weather)”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연구자들에 따르면, 기압, 습도, 온도가 갑자기 변하면, 적혈구(red blood cells)가 운반하는 산소의 양인 혈액 산소 포화도가 낮아지고, 호르몬 변동과 심혈관계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많은 사람이 폭풍이 오기 전에 경험하는 생물학적 변화라는 것이다.

국제학술지인 뇌 연구 게시판(브레인 리서치 블레틴, Brain Research Bulletin)과 플로스원(PLoSOne)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혈압이 떨어지면 자율신경계가 활성화되고 만성 질환 환자의 통증 민감도가 높아진다. 신경계의 투쟁-도피 반응(fight-or-flight response)은 불안 증가 및 수면 장애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자는 “투쟁-도피 반응은 심박수, 혈압, 호흡량이 증가하면서 몸이 민첩해지는 반응을 말하는데, 우리 몸이 위협적인 상황에 직면했을 때 생존을 위해 자동으로 활성화되는 생리적 반응”이라고 설명한다.

이 새로운 분야를 가리키는 용어는 기상병리학(meteopathy)이다. 전 세계 인구의 약 30%가 어떤 형태로든 기상병리증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게 JML(Journal of Medicine and Life)의 설명이다. 이는 혈액 순환을 방해하고 신경계를 교란하는 환경 변화, 특히 기압 변화에 대한 생리적 반응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기상병리학’은 아직 정식 진단명은 없지만, 더 많은 과학자들이 이에 대한 근거를 찾고 있다.

예일대 신경과 겸임교수인 사라 물루쿠틀라(Sarah Mulukutla)는 “의사들은 오랫동안 이러한 증상을 주관적인 것으로 치부해 왔다”면서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허황된 얘기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대기 불안정이 호르몬 수치에 영향을 미치고, 이로 인해 통증이 처리되는 방식에 변화가 생기고 편두통 발작(migraine attacks), 관절 경직(joint stiffnes), 피로(fatigue)가 생기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는 증거가 있다.

* 기상 스트레스(weather stress)의 누적 효과

통증 전문의들은 이러한 증상을 직접 목격하고 있다. 클리블랜드 클리닉에서 통증 회복을 담당하는 파반 탱카(Pavan Tankha)는 만성적인 불편함이 날씨 불안정 시에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그의 환자 중 한 명은 봄철 폭풍우가 칠 때 극심한 통증이 갑자기 악화되는 것을 경험한다. 탱카는 “우리는 날씨 민감성 통증 표현형, 즉 대기 변화에 민감한 환자들을 관찰하고 있다”고 말한다.

신시내티 대학교 두통 및 안면통 센터(Headache and Facial Pain Center) 소장인 빈센트 마틴(Vincent Martin)은 “이러한 영향은 무작위적인 것이 아니라 누적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의 연구팀은 집에서 25마일(약 40km) 이내에 낙뢰가 떨어지면 편두통 위험이 31% 증가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공기 밀도의 증가와 감소 모두 편두통과 긴장성 두통(migraines and tension headaches)을 유발할 수 있다.

2023년 일본에서 진행된 한 연구에서는 기압 추적 앱을 사용하여 33만 6천 건 이상의 두통 발생 사례와 기상 기록을 분석했다. 그 결과, 기압 강하, 습도 급등, 강수량이 두통 증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많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의심해 왔던 사실을 확인시켜 주었다.

앱 덕분에 증상 모니터링이 더욱 스마트해지고 있다. 사용자가 대기 데이터와 함께 증상을 기록하면 앱은 사용자의 폭풍 시그니처를 학습한다. 폭풍 시그니처(storm signature)는 기압 상승이나 기온 하강과 같은 기상 변화의 고유한 패턴으로, 신체 반응과 연관되어 있다. 이러한 개인화된 접근 방식은 미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피터린은 이 모델을 기반으로 3일 예보를 개발하고 제약 회사와 기상 기반 치료법 개발에 협력하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전했다.

애플워치(Apple Watch)와 훕(Whoop)과 같은 웨어러블 피트니스 및 건강 기술 제품은 연구자들이 날씨에 대한 신체의 보이지 않는 반응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인공지능 리뷰(Artificial Intelligence Review)에 따르면, 웨어러블 센서는 이제 심혈관계 긴장, 스트레스, 심지어 기분 불안정의 초기 징후까지 감지할 수 있다.

그렇다면 몸 안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

폭풍이 다가오면 공기의 무게는 줄어들고 습도는 상승한다. 관절, 근육, 그리고 조직의 통증 수용체(Pain receptors), 즉 신경 종말(nerve endings)은 스트레스, 압력 또는 온도 변화를 감지하고, 척추를 통해 뇌로 신호를 보내 통증과 감정을 감지한다.

이 수용체는 뇌, 부비동(sinuses), 경동맥(carotid arteries)에서 감지되는 두 개내압(ICP=intracranial pressure) 변화에 반응하여 활성화될 수 있다. UCLA 신경과 전문의 앨런 라포포트(Alan Rapoport)는 특히 편두통 환자에게 “아주 작은 변화라도 균형을 깨뜨린다”고 말한다. (미국 인구의 약 12%, 주로 여성) 편두통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 넓은 관점에서 보면, 이러한 변동이 우리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다. 세계 대기 상태 보고서는 기후 변화로 인한 대기의 질, 기온, 습도의 변화를 시스템 전반의 건강 위험 증가와 연관시킨다. 변화가 클수록 신체의 반응도 강해진다.

날씨는 우리에게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한랭 전선, 저기압, 그리고 습한 공기는 조직이 붓고 관절이 굳는 원인이 될 수 있다. 관절염 재단(Arthritis Foundation)은 많은 관절염 환자들이 날씨 변화, 특히 습도가 높아지거나 기압이 낮아질 때 악화되는 증상을 경험한다고 지적한다. 의학 연보(Annals of Medicine)는 이러한 변화가 골관절염 통증 증가와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동물 실험 결과, 높은 습도는 염증성 사이토카인(inflammatory cytokines)을 증가시켜 관절 통증을 악화시킨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피츠버그 대학교 은퇴 의학 교수인 테렌스 스타즈(Terence Starz)는 “스트레스, 기분, 염증은 모두 상호 작용한다”고 말한다. 그는 날씨 및 관절염 지수와 같은 도구가 환자가 통증 발생을 예측하고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한다.

뇌도 예외는 아니다. 생리학 저널(Journal of Physiology)에 따르면 고산지대는 뇌 혈류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기압이 높은 항공편이나 폭풍이 들이닥칠 때도 공기 밀도가 변화한다. 라포포트는 “공기가 가벼워지면 뇌가 부풀어 오를 수 있으며, 이것이 두통의 원인이 된다”고 말한다. 편두통에 가장 취약한 사람들은 대개 가족력이 있으며, 불면증, 스트레스, 호르몬 변화 등이 편두통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볼티모어의 심리학자 앤디 샌터넬로(Andy Santanello)는 더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그는 “예전에는 날씨 위험을 의미했다. 추위, 부족, 스트레스 같은 것들... 우리의 신경계는 반응하도록 진화했다. 우리 몸은 아직도 그 오래된 흔적을 간직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날씨와 건강의 연관성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1947년, 의사 윌리엄 F. 피터슨(William F. Petersen)은 환경적 스트레스 요인이 두통을 유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때 기각되었던 이 이론은 이제 신경과학, 실시간 데이터, 그리고 AI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다.

전 미국 농무부 기상학자 앨버트 피터린은 “히포크라테스도 이에 대해 기록했다. 이제 과학이 마침내 이를 증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증상 관리에 대한 도움

날씨는 예측할 수 없지만, 몸은 날씨에 맞춰 움직이는 법을 익힐 수 있다.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이 조언한다.

- 일기를 써라. 날씨 패턴에 맞춰 매일 증상을 기록하면, 악화를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라포포트는 “패턴이 있으면, 예측이 가능해진다”고 말한다.

-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보충제를 섭취하면 좋다. 라포포트는 편두통 빈도를 줄이기 위해 마그네슘과 리보플라빈(비타민 B2) 복용을 권장하고 있지만, 의사와 상담하라는 말은 잊지 않았다.

- 그리고 부드럽게 움직이라는 조언이다. 태극권, 걷기, 요가는 혈액 순환과 관절 유연성을 향상시킨다. 스타즈(Starz)는 활동적인 생활을 유지하되 통증 신호에 귀 기울이라고 조언한다.

- 마음 챙김을 실천하라. 호흡법과 명상은 신경계를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된다. 물루쿠틀라는 만성 통증 치료에 두 가지를 모두 사용한다.

-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하라. 애플워치, gnq, 미그레인 멘터(Migraine Mentor, 편두통, 긴장성 두통, 군 발성 두통, 월 경성 두통, 약물 남용 두통, 외상 후 두통 등 두통을 식별하고 관리하는 데 도움이되는 앱), 엔원 헤드에이크(N1-Headache)와 같은 도구는 두통 패턴과 대기 변화를 추적하는 데 도움이 된다.

- 적극적으로 대처하라. 민감한 날에는 수면을 우선시하고, 스트레스를 줄이고, 화면 시간을 줄여라.

요즘은 날씨가 변하고 몸이 그걸 알면 스트레칭을 하고, 수분을 섭취하고, 휴식을 취하고, 햇볕이 더 잘 드는 곳으로 움직이면 좋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