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개입] 중동의 미래와 트럼프의 대통령직 운명

2025-06-23     김상욱 대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최신형 벙커버스터를 탑재한 폭격기 B-2를 태평양의 괌으로 보낸다면서 실제로는 6대를 공중급유를 시켜가며 이란 직행, 핵시설 3곳을 공적으로 파괴했다고 자랑했다.

그의 성공 자랑은 이스라엘-이란 전쟁에 미국이 직접 뛰어들었다는 것으로 이란의 대응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중동의 미래와 트럼프 자신의 대통령직의 운명과도 직결돼 있는 중대한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사태가 예상외로 커질 것으로 보이자 트럼프 행정부는 22일 갈등을 억제하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치면서, 이란과의 전면전을 원하지 않지만, 테헤란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세상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는 등 확고한 신념이 흔들리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미군기의 이란 핵시설 폭격 직후의 방사능 유출 상황은 변함이 없다고 밝혀, 실제 공격으로 일정 정도만 파괴했지, 핵심 시설은 이란이 주장하는 대로 다른 비밀 장소로 빼돌려진 상태라서 손상을 입지 않았을 가능성까지 배제하지 않았다.

정치적으로 대다수의 미국 공화당원은 트럼프를 지지하는 반면, 많은 민주당원은 ‘전략 부족’과 타격(Strikes)에 앞서 의회에 통보하지 않은 점에 대해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행보는 어떤 면에서는 의외이다. 트럼프는 미국을 해외 분쟁에 개입시키지 않겠다고 약속하며 취임했다.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지 6개월도 채 되지 않은 지금, 그는 더 큰 싸움을 앞두고 있다. 혹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홀린 것 아니냐는 의문까지 나돌고 있다.

이와 관련 미국의 의회 전문 매체인 ‘더 힐(The Hill)’은 22일(현지시간) 아래와 같이 몇가지 질문으로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 날 지에 대해 논했다.

첫째로 가장 중요한 질문은 바로 “이란의 대응”이다.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은 22일 이란이 협상 테이블로 복귀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테헤란이 더 공격적으로 대응할 조짐이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이란은 자위권 행사를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란 국영 TV는 이란 의회가 이란과 오만을 잇는 주요 해상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조치를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국영 프레스 TV는 이란 최고 국가안보회의(SNC=Supreme National Security Council)가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전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이란이 통제하고 실제로 봉쇄할 경우, 세계 무역에 큰 악영향을 미쳐, 미국에서 석유와 가스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은 매우 높고 세계 경제는 물론 이란 자체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미국 우선주의, 보호주의를 내건 트럼프 입장에서는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 조 바이든 시절 수년 도안 높은 인플레이션을 겪은 후 코로나19 이후 가격을 낮추겠다고 약속한 트럼프의 심기는 뒤죽박죽될 수도 있다.

이스라엘의 사사건건 이슬람에 대한 반감과 갈등 조장, 트럼프의 미국 내에서의 정치적 갈등이 확대될 위험도 커지고 있다.

이란은 미군의 목표물을 공격할 수도 있지만, 이스라엘이 1주일 이상 공격을 감행하면서 공격 능력이 저하되었다. 이스라엘은 미국과 이스라엘 항공기가 이란 영공을 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또 다른 널리 논의된 가능성은 이란이 미국을 표적으로 삼는 전 세계의 테러 공격을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란이 그러한 행동을 취하면 심각한 위험이 따를 것은 분명하다.

마르코 루비오미 국무장관은 22일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추진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는 것만으로도, 더 나아가 미국을 공격하는 것은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폭스뉴스의 ‘선데이 모닝 퓨처스’ 프로그램에서 “결국 이란이 핵무기 보유국이 되려고 한다면, 나는 그것이 정권을 위험에 빠뜨린다고 생각한다. 정말이다. 만약 그들이 그렇게 하려고 한다면, 그것은 정권의 종말을 의미할 것”이라고 거듭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 공화당은 무엇을 할까?

이번 주 전까지만 해도 트럼프의 Make America Great Again(MAGA :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운동은 이란에 대한 공격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는 듯했다.

트럼프는 오랫동안 미국의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비판해 왔으며, 많은 유권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은 이유 중 하나는 미국을 외국 분쟁에 개입시키지 않겠다는 그의 약속이었다. 이제 트럼프의 약속은 보기 좋게 깨졌다.

조지아주 공화당 소속의 마저리 테일러 그린(Marjorie Taylor Greene) 하원의원부터 정치 평론가 터커 칼슨( Tucker Carlson), 전 트럼프 전략 고문 스티브 배넌(Steve Bannon)에 이르기까지 MAGA 소속 의원들은 모두 “미국이 이란-이스라엘 분쟁에 더 직접적으로 개입하는 것에 의구심”을 표명했다.

공습 직후, 공화당은 눈에 띄게 단결했는데, 토마스 매시(Thomas Massie, 켄터키주 공화당) 의원은 주목할 만한 예외였다. 그리고 불개입주의(noninterventionist) 이력을 가진 행정부 관리들은 회의론자들을 견제하기 위해 수사적 조치를 취했다. 대표적인 사례는 JD 밴스 부통령이었는데, 그는 “미국이 이란이라는 국가 자체가 아니라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밴스의 현란한 수사와는 달리, 이란은 그런 식으로 상황을 보지 않을 수도 있고, 테헤란이 미국을 해치기 위한 조치를 취한다면, 공격의 현명함을 의심하는 공화당의 목소리가 커질 수도 있다. 이란은 이미 철저한 보복을 천명하고 있는 중이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앞으로 주의 깊게 지켜볼 사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에 올린 글에서 “미국 공습 이후 공화당 내부의 ‘대단한 단결’(great unity)을 강조하며, 당이 세금 및 지출 관련 법안을 자신의 책상에 올리는 데 집중할 것을 촉구했다.

* 그렇다면 민주당은 어떤가?

- ”트럼프의 행동은 탄핵 사유“ ? 트럼프에 대한 찬성과 반대 팽팽

좌파에서는 민주당이 이란에 대한 공격을 두고 트럼프를 강하게 비난했다.

버니 샌더스(Bernie Sanders) 상원의원 (무소속, 버몬트)은 21일 밤 집회에서 생방송으로 사건 전개에 반응하며, 군중이 ‘더 이상의 전쟁은 없다’(no more wars)고 구호를 외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은 ‘위헌’(unconstitutional)이라고 주장했다.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Alexandria Ocasio-Cortez, 뉴욕주 민주당) 하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이 탄핵 사유(impeachable offense)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는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중 두 차례 탄핵에 찬성표를 던진 후, 탄핵 논의를 거의 회피해 온 상황에서 나온 대담한 발언이었다. 두 차례의 탄핵 시도는 결국 상원의 무죄 판결과 트럼프 대통령의 작년 재선으로 마무리되었다.

양당 대통령 모두 의회의 허가를 받지 않고 제한적인 군사 공격을 감행했지만, 민주당은 전쟁권한법(War Powers Act)을 내세워, 트럼프 대통령이 공격을 너무 과격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많은 민주당 의원들은 이란의 핵 보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으며, 당은 테헤란에 대해 그렇게 부드럽게 반응하고 싶지 않다.

이란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는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Chuck Schumer, 뉴욕주 민주당)는 공화당 원내대표인 존 툰(John Thune) 상원 원내대표(SD)에게 상원의원들이 트럼프의 행동을 승인하기 위해 투표할 수 있도록 전쟁 권한법을 발의할 것을 촉구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슈머는 투표하겠다고 말했다.

슈머는 성명에서 ”어떤 대통령도 비정상적인 위협과 전략 없는 전쟁과 같은 결과적인 상황으로 이 나라를 일방적으로 몰아넣어서는 안 된다“면서 ”이란의 무자비한 테러 캠페인, 핵 야망, 지역 침략에 맞서기 위해서는 힘과 결단력, 전략적 명확성이 필요하다. 더 넓고, 더 길고, 더 파괴적인 전쟁의 위험이 이제 극적으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전쟁권한법을 시행해야 하며, 나는 존 툰 지도자에게 이 법안을 즉시 상원에 제출할 것을 촉구한다. 나는 이 법안에 찬성표를 던지고 있으며, 양측 상원의원 모두에게 찬성표를 던질 것을 간청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민주당 의원인 펜실베이니아주의 존 페터먼(John Fetterman) 상원의원은 트럼프의 트루스 소셜 공격에 대한 게시물을 다시 올리며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이란에 대한 타격(Strikes)은 자유주의와 세대주의 노선에서 민주당을 더욱 분열시킬 수 있다. 하지만 역시 많은 것이 사건에 달려 있다. 조지 H.W. 부시(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의 걸프전 성공에도 불구하고 1992년에 그의 대통령직을 구하지 못했다. 그리고 부시의 아들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이끄는 공화당에게는 2차 걸프전이 비참하게 끝났다.

* 지금이 트럼프에게 큰 변화의 순간인가 ?

트럼프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대한 비판과 미국을 그러한 전쟁에서 배제할 것이라는 반복적인 요구를 고려할 때, 외국과의 갈등을 싫어하는 대통령으로서 정당한 명성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다면 트럼프는 어떻게 이란을 폭격하여 미국에서 가장 치명적인 비(非)핵폭탄 투하를 승인한 최초의 대통령이 되었을까?

트럼프의 변화는 철학의 완전한 변화라기보다는 현재 세계 사건에 기반한 일회성 변화일 가능성이 높다.

6월 13일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초기 공격 이후, 트럼프 행정부는 이 결정과 거리를 두었다. 트럼프는 이전에 이란이 핵 합의에 동의하도록 하기 위해 노력해 왔으며, 복수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스라엘의 공격적인 공격에 관심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그 공격은 일어났고 잘 진행됐다. 이스라엘은 이란 영공을 장악하여 미국의 B-2 폭격기를 위한 길을 열 수 있었다.

러시아의 행동은 트럼프의 첫 임기에 정치적 구조에 포함되지 않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을 고려할 때 가능성이 낮았다. 하마스가 2023년 10월 7일 공격을 시작한 이후 하마스와 헤즈볼라에 대한 이란의 지원자들도 이스라엘에 의해 큰 피해를 입었으며, 이 사건은 여러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

일부 미국 관리들은 22일 평화를 촉구했는데, 이는 트럼프가 장기적인 분쟁을 원하지 않는다는 신호이다. 그것은 또 나라를 중동 전쟁으로 몰아넣을 위험이 있는 지도자에게 투표한다고 생각하지 않는 그의 지지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일 수도 있다.

적어도 일부 유권자들은 앞으로 며칠과 몇 주 안에 질문을 던질 수 있으며, 다음에 어떤 질문이 나올지가 그들의 견해를 형성하는 데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 트럼프의 귀를 가진 사람은 누구 ?

트럼프가 이란을 공격하고 이스라엘-이란 전쟁에 참전하기로 한 결정은 매파 지지자들과 대통령의 동맹국들, 특히 린지 그레이엄(Lindsey Graham) 상원의원(R-S.C.)에게 큰 승리이다.

또 이상하게도 존 볼턴(John Bolton) 전 국가안보보좌관, 미치 맥코넬(Mitch McConnell) 전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 등 트럼프를 비판하는 경우가 많은 공화당 의원들이 환호할 것이다.

미국과 이스라엘 지도자들 간의 긴장된 관계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는 그레이엄, 루비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밴스는 분명히 대통령의 측근이며, 21일 밤 트럼프가 공습을 발표할 때, 그와 마르크 루비오(국무장관), 피트 헤그세스(국방장관)가 트럼프의 편에 있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트럼프 2.0은 트럼프의 결정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예를 들어 헤그세스가 트럼프에게 국가 안보 문제에서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라고 압박하는 것은 보기 어렵다. 그리고 트럼프는 이번 주에 두 차례 툴시 가바드(Tulsi Gabbard) 국가정보국장의 이란이 핵무기 개발에 근접하지 않았다는 평가를 잘못된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트럼프의 귀는 누가 가지고 있을까? 이 핵심 인물들 대부분은 트럼프와 수지 와일스(Susie Wiles) 백악관 비서실장 같은 다른 사람들을 둘러싸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는 자신의 결정권자이며, 이란에 대한 타격은 그의 예측 불가능성(unpredictability)을 반영한 것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