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난영과 김혜경
설난영과 김혜경. 이 두 대통령 후보 부인을 비교하는 것은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영 내키지 않는 소재다.
너무 극명한 대조를 보이는 두 객체를 비교하는 것은 결과가 너무 뻔해서 쓰나마나거나 의도가 속 보인다 그러나 그 때문만이 아니다. 같은 기준을 들이대기조차 어렵고 아무리 균형을 맞춘들 살찐 오리가 우아하게 걷는 정도 아닐까. 차라리 한쪽을 대놓고 칭송하거나 호되게 비판하는 것만도 못하다. 설난영과 김혜경이 꼭 그런 모양새라고 나는 본다.
그런데 느닷없이 유시민 작가가 그 화두를 꺼냈으니, 그의 말대로 두 사람 중에서 ‘제 정신’인 사람을 가려내 볼 이유는 있다. 그는 김어준의 유튜브 방송에 나와 설난영 씨에 대해 과분한 위치에 올라 제 정신이 아니라고 평가했다. 그 동기는 짐작하지만, 영혼을 팔아도 정도껏 하라는 말을 하고 싶다. 만약 그가 좌파 운동을 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이런 비판조차 의미 없겠지만, 김문수와 설난영 부부는 노동운동의 전설 아닌가.
유 작가가 퍼스트레이디 자격으로서의 설난영 씨를 비하한 데는 반드시 그 비교 대상이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부인 김혜경 씨가 아니면 누구겠는가? 그는 아마도 학력만을 비교 척도로 삼았을지도 모른다. 다른 척도를 찾기도 어렵다. 그렇다면 그는 정말 교양 없는 지식인임을 자처한 꼴이다. 지성을 다 팽개치고.
그럴 바엔 아예 김문수와 이재명 두 후보의 학력을 비교하는 편이 합리적이다. 부인까지 비교할 건 뭔가? 서울대학교와 중앙대학교를 비교해서 대통령 자격을 따지면 된다. 그게 과연 옳은 발상, 아니 작가이자 평론가이자 전직 장관 수준의 관점에서 가능하기나 한 발상인가 묻고 싶다.
차라리 경기도지사 시절 지사 부인으로서의 두 사람을 비교하는 게 어떨까? 유 작가의 ‘제 정신’ 기준으로 보면 설난영 씨는 아주 멀쩡하고, 김혜경 씨는 아주 상태가 나쁘다. 더 설명하지 않겠다. 그 정도로 두 여성은 비교 대상이 아니다. 설난영 씨가 훌륭해서가 아니라 김혜경 씨의 부도덕성이 너무나 명백해서다.
이 글이 더 길어지면 추잡해지거나 활자 낭비가 되지 않을까. 그래서 나는 한 가지만 지적하고 싶다. 만약 김문수 후보가 과거 도지사 때의 일로 검찰 수사를 받다가 부하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면 어떤 태도를 보였을까? 만약 그가 그 부하직원을 모르는 사람이라고 우기면서 그의 발인 날 산타클로스 복장을 한 채 춤을 추려 한다면 부인 설난영 씨도 산타 복장으로 따라 춤을 추었을까? 그 어떤 여성이 그 자리에 있었더라도 남편을 사랑한다면 극구 말리지 않았을까?
유시민 작가의 생각은 어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