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배 꼬이는 트럼프 외교

- Trump diplomacy with a twisted stomach

2025-05-21     김상욱 대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24시간 이내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시키겠다고 확언했다. 물론 24시간을 그대로 믿는 사람은 없었다. 그저 단시일 내에 끝내겠다는 표현으로 인식됐지만 120일 대통령 취임 이후 휴전이든 종전이든 아무것도 진척이 없는 2,900시간 이상이 흘렀다.

미국 우선주의, 거래 제일주의를 주창하는 트럼프의 요즘 외교는 스스로 아군과 적군이라는 블록 구조(block structure)를 만들어, 그 블록 구조 때문에 긴장,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이 진행되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러시아 간의 충돌 위기, 미국과 중국 간의 패권 경쟁 구조 등이 블록 구조의 대표적인 예이다.

트럼프는 내부적으로는 국내 정치용으로 외부의 적 만들기로 갈등을 유도하고, 그 갈등을 진정시키면서 자신의 업적을 쌓아는 가장 비난받아 마땅한 방법을 동원하는 경향이 있다. 나아가 정책의 일관성의 부족 역시 배배 꼬이는 외교를 낳게 된다. 정권의 교체나 외교 전략의 변화로 일관되지 않은 메시지를 내보내, 신뢰가 깨지고, 갈등의 씨앗이 된다.

너무나 상식적인 일이지만, 세계 각국은 이해관계로 형성되어 있다. 미국만 자국 이익을 따지는 게 아니다. 세계 모든 국가가 같은 인식이다. 경제, 안보, 자원,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해관계의 충돌은 반드시 있기 마련이지만 군산복합체 국가의 트럼프는 중국의 전랑외교(wolf warrior diplomacy)처럼 일방적인 힘으로 밀어붙임으로써 외교 성공 가능성이 매우 낮다.

중국과의 관세전쟁도, 러시아와의 휴전 혹은 종전 문제도 매끄럽기는커녕 배배 꼬이는 외교 진행 과정을 보이고 있다. 2900시간이 넘는 트럼프의 중재 외교는 푸틴의 입지만 오히려 견고하게 해주는 아이러니를 낳고 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휴전이 먼저, ‘협상이 먼저냐를 두고 설왕설래 하다가 푸틴의 협상 우선쪽의 흐름을 보인다.

우크라이나 측은 일단 휴전을 한 다음 그 시간을 활용, 유럽이나 미국의 지원을 받아 다시 한번 대()러시아 반격을 꾀하려 하지만, 간파하고 있는 푸틴의 러시아는 현재 점령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땅을 러시아 땅으로 하려는 유리한 조건을 기반으로 협상을 통해 마무리하고자 하는 것과 충돌되고 있지만, 트럼프는 전화 통화만으로 윽박지르기만 하지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는 최근 푸틴과 전화로만 대화를 나눴다. 통화에서 트럼프는 전쟁을 언제 끝낼 것인가?”하고 물었지만, 푸틴은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는 보도이다. 또 푸틴은 트럼프가 요구하는 30일간의 무조건 휴전 제안도 거부했다. 푸틴은 유리한 상황을 고정시키는 협상으로 마무리하고 싶은 의중이 있어 보인다. 그러면서 골대를 자꾸 옮겨가면서 트럼프의 골인을 용납하지 않고 있는 푸틴 골키퍼 노릇을 하고 있다.

최근 회담에 앞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고위 관계자에 의한 직접 협의를 약 3년 만에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실시했지만, 진전 없이 끝났다. 그러나 푸틴은 회담 후, 미래의 평화조약에 관한 각서작성을 제안했다고 한다. 또 푸틴은 위기의 근본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휴전보다는 협상을 통한 조기 종결을 내민 셈이다.

상대방의 양보 자세를 요구하면서 자신의 요구는 강하게 끌어올리는 트럼프식 일방적 외교술은 누구에게나 통하는 것이 아니다. 트럼프는 이른바 브로맨스라는 관계라는 푸틴에 양보를 계속 요구하는 것은 어떠한 진전도 얻을 수 없다는 점은 인식해야 한다. 푸틴은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이미 차지한 우크라이나 영토를 자국 땅으로 만들면 권력 유지에 가장 좋은 수단이 될 것이기 때문에, 트럼프의 브로맨스 수사(修辭)만으로는 진전이 있을 수 없을 것이다.

푸틴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은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며, 국제사회에서 푸틴의 주장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원칙을 기반으로 푸틴과 협상을 진행해야 하지만, 트럼프는 마치 힘에 의한 평화라는 근거 미약한 논리로 푸틴을 상대하고 있다. 블록 구조를 스스로 만들어낸 트럼프는 작용과 반작용의 너무나 상식적인 결과물을 인식하지 못하는 느낌이다.

러시아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유럽 국가들과 연계해 국제적인 압력을 강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유럽 ​​각국은 러시아가 휴전에 동의하지 않으면 추가 제재를 할 것이라는 경고는 하고 있다. 동시에 유럽연합은 트럼프의 일방적 행보에 선뜻 동의하지 않고 있어 연대의식을 매우 희박한 상황이다. 갈수록 트럼프의 러시아-우크라이나 휴전 혹은 종전 관여의 힘은 약화될 수 있다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보수 세력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나 군사 기밀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 최대의 대()러시아 압력이 되고 있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있어, 트럼프의 어떤 대응이 나올지 예의주시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