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우기면 사기가 된다!
“이 브랜드 커피는 원가가 120원이고, 1만 원에 팔면 됩니다”
어느 커피 프랜차이즈가 이런 광고 문구를 썼다면 이 회사는 곧 사기 사건에 휘말려 망할 것이다. 법정에 가서 원가가 아니라 원재료비를 말한 거라고 우겨본들 무슨 소용이겠는가? 원재료비조차 120원으로 만들 수 있는 커피는 없다. 믹스커피 한 봉지 단가도 150원이 넘는다.
그래서 기업에서 원가분석은 경제나 경영학 전공자이면서 가장 치밀하고 보수적인 마인드를 가진 직원에게 맡긴다. 그는 원재료비와 부재료비, 인건비, 임대료, 전열비, 감가상각비 등 수많은 요소를 분석하고, 거기에다 재고량 부담과 창고 운영비, 물류비, 그리고 경쟁사 상품 가격까지 고려해 원가와 공장도가, 소비자가를 결정한다. 이 데이터는 모두 영업비밀로 분류된다.
정치인은 경제에 대해 편하게 말해도 괜찮을까? 원가라고 했다가 비판이 일면 원재료비라 하고, 그래도 안 맞는 수치를 지키려고 버티기로 일관한다. 나라 경제도 이 모양으로 계획하고, 함부로 발표하고, 안 되면 우길 텐가?
이재명 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요리인 백숙과 음료인 커피의 원가를 비교하는 것 자체가 불합리하다는 것을 알지 못하는 듯하다. 그리고 생각해 보라. “너 오늘부터 백숙 치우고 커피 팔아!”라고 하면 “짭짤하네!”라는 답이 나올까? 백숙이나 커피 둘 다 아무나 만들어 파는 음식이 아니다.
경제는 우겨대서 이긴다고 되는 종목이 아니다. 주관적 판단이나 억지가 개입될 여지가 거의 없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그 이유 또한 명백하다. 경제에는 이득과 손해가 뒤따른다. 정치인의 경제 정책 실패는 곧 국민의 빈곤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정치인의 경제 관념은 중요하다.
그래도 정치인들은 가끔, 아니 자주 되지도 않을 정책을 밀고 나간다. 거기엔 복잡하고 속 깊은 이유들이 다 있겠지만 공통적으로 오판 또는 엉뚱한 꼼수가 작용한다. 정치인들이 국민의 경제 상식이나 경제학자들의 비판에 맞서 우기는 정책들은 여론의 완력으로 틀어막는 게 상책이다.
이재명 후보는 TV토론에서 커피 원가 논쟁이 ‘극단적인 관점’이라고 반박했다. 왜냐하면 원가라는 말을 원재료비라는 말로 바꿔치기한 이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논쟁은 넌센스 말싸움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어불성설이다.
원가가 원재료비가 되려면, 생수 원가는 ‘0’에 수렴하는 물값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