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의 상징 ‘DEI’ 후퇴에 역풍

2025-05-19     김상욱 대기자

일방적, 독단적, 자기중심적 성향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려은 미국의 상징이라 할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 즉 DEI(diversity, equity and inclusion) 시책을 폐지하는 대통령 행정명령에 서명함으로써 미국을 압제적인 국가 이미지로 전환한 과거지향적 사회가 돼 가고 있다.

트럼프 관세 정책으로 미국인 소비자들은 더 비싼 상품을 구매해야 할 처지에 몰려 있고, 표현의 자유 등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이라는 민주주의 기본적 가치마저도 팽개치고 있어, 미국인들 다수가 이에 대한 강한 반발하고 있다.

미국은 인종적 측면서 마치 용광로처럼 세계 다양한 인종들이 미국의 시민으로서 다양하고도 고도의 문화를 창출해 내는 위대한 과거가 있었다. 그들은 그러한 가치로 이른바 팍스 아메리카나(Pax Americana)를 누리기도 했다.

DEI는 성별, 인종, 종교, 장애 등으로 인한 차별 시정 목표의 총칭이다.

DEI의 기원은 1960년대 공민권 운동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20년 흑인 남성 살해 사건을 계기로 “블랙 라이브스 매터”(Black Lives Matter=BLM,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 운동의 확대로 미국에서는 많은 기업들이 DEI에 대한 대응을 본격화했다. 특히 차별 없는 취업전선, 차별 없는 승진 등 기업들의 노력이 한층 돋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트럼프의 재등장으로 그러한 분위기는 역전되기 시작하고 있다. 미국의 빅테크 메타(Meta)나 아마존닷컴, 대기업 맥도날드 등을 ‘DEI 장려 시책’의 폐지와 혹은 축소 절차를 밟았다. 차별 없는 기업에서 ‘차별 있는 기업’으로 바뀐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러한 DEI를 진보 진영에 대한 공격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

DEI에 대한 공격이 세진 배경에는 글로벌화나 디지털화에 수반하는 제조업의 쇠퇴가 있다. 인건비가 싼 해외로 생산 거점이 옮겨가 미국 내 ‘녹슨 지대’(Rust Belt)의 고용이 상실됐다. 이러한 현상에 눈을 돌린 트럼프는 백인 노동자층이 얻을 것인 일자리나 기업 내 승진 등이 “DEI로 우대받는 존재”들에게 빼앗겼다는 주장을 하며, DEI 시책 폐지에 나섰다.

사법적인 판다도 기업의 대응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미국 연방 대법원은 2023년 대학 입시에서 인종을 고려하는 “적극적 차별 시정 조치”(Affirmative Action)가 ‘법의 아래 평등’을 정한 수정 헌법 14조를 위반했다는 판결을 내린 것이다. 이러한 판결은 DEI는 특정 사람들에게 매우 불리한 제도라는 것을 부각시켰다. 이를 이용한 트럼프는 기다렸다는 듯이 즉각 폐지 서명을 했다.

트럼프는 ‘DE’I 혹은 차별적인 언어 사용과 행동을 피하는 원칙인 ‘정치적 정당성’(political correctness)에 반발을 보이는 층을 자극하면서, 진보 세력을 공격하는 수단으로 ‘반 DEI (anti-DEI)릉 이용하고 있다.

트럼프가 특히 표적으로 삼는 것은 ’트래스젠더(transgender : 성전환) 당사자“이다. 성별을 ”남성과 여성 2개만“으로 정하고, 군대나 여성 스포츠에서 배제할 방침을 행정명령으로 결정했다. 트랜스젠더는 출생시 할당된 성별과 자신의 성자인(性自認 : 자신의 성별을 인식하는 것)과의 차이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보다 개방적이고 다양하며, 평등하고 포용하고 배려하는 미국 민주주의의 기본 가치를 뒤로하는 역사 퇴행적 행보를 트럼프는 하고 있다. 긍정 역사의 시계 바늘을 거꾸로 돌리는 우를 범하고 있다고 비난받아도 무리가 없을 것 같다.

트럼프의 이 퇴행적 조치아래에서는 성적 소수자의 권리와 다양성을 축복하고, 사회적인 평등을 호소하는 이벤트 ”크리스토퍼 스트리트 데이“(CSD=Christopher Street Day : 유럽의 퀴어 축제) 등도 제약을 받게 됐다.

유럽에서도 배외적인 공기가 강해지고 있다. 독일의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당(AfD=Alternative for Germany)'의 정치인이 이민계 선수가 많다는 이유로 2024년 축구 유럽 선수권 자국 대표를 '용병 부대'라고 야유하기도 했다. 이민과 난민의 증가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고, 사람들의 지지를 모으는 방법은 트럼프와 공통된다.

특히우려되는 것은 트럼프류의 반 DEI에 동조하는 움직임이 한국 내에서도 퍼지는 움직임이 있다는 점이다. 정치나 경제 분야에 있어서의 여성의 사회진출은 국제적으로 봐도 지극히 늦어져 있는 것이 한국의 현실이다. 나아가 인구 절벽에 직면해 가는 한국으로서는 다양한 인종들의 한국 유입으로 노동 시장에서의 그들의 역할, 지적 능력 향상 등에 힘을 쏟아야 할 판에 트럼프식 반 DEI는 바람직하지 않다.

DEI는 모든 사람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이다. 소수파의 권리를 존중하는 사회가 21세기 시대의 ‘글로벌 리더’로서의 기본 요소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소수파의 정치 참여, 자유롭게 의견을 표출할 수 있는 민주주의 기본을 잊어서는 안 된다.

뺄셈 사회(subtraction society)가 아니라 덧셈 사회(a society of addition)가 민주주의 가치이며, 글로벌리더 국가로의 발돋음에 한층 더 유용한 사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