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상호 관세 발표, 한국 25% 고관세 폭탄에 비상
- 글로벌 통상전쟁 전면전. 한국은 “최악의 침해국”(worst offenders) - 상호 관세 : 4월 9일부터 발효 - 트럼프 : 갈취 안 당해, 모든 국가에 10%+α, 중국 34%, 일본 24%, EU 20% - 의약품, 반도체 등 품목 관세 부과 예고 - 사실상 무정부 상태의 한국, 철강, 자동차 등 주력 수출품 총체적 난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한국시간 3일 새벽 5시쯤) “모든 국가에 상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 전면적인 글로벌 통상전쟁을 선포했다.
트럼프는 이날 오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진행한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라는 행사에서 ”오늘은 (미국의) 해방의 날“이라며, 상호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히고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는 “(미국의 무역 상대국들이) 미국 제품에 막대한 관세를 부과하고, 산업을 파괴하기 위해 터무니없는 비금전적 장벽을 만들었다”며 “미국 납세자들은 50년 이상 갈취를 당해왔으나, 더는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오늘 드디어 우리는 미국을 앞에 둘 것”이라며 “이것이야말로 미국의 황금기”라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국제경제비상권한법(IEEPA)을 토대로, 모든 국가에 10%의 기본(baseline) 관세를 4월 5일부터 부과키로 했으며, 미국이 많은 무역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국가에 대해선 기본 관세에다가 국가별로 차등화된 개별 관세를 추가한 상호 관세를 9일부터 부과한다고 밝혔다.
상호 관세는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을 바탕으로, 미국이 자체적으로 계산한 상대국의 관세를 기준으로 그보다 낮은 수준으로 매겨졌다. 백악관은 이들 국가를 비(非) 호혜적인 관세, 무역장벽, 기술 장벽, 비과학적 위생 기준 등이 있는 “최악의 침해국”이라고 표현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 25%의 상호 관세를 직면하게 됐다.
미국은 환율 조작 및 무역장벽을 포함, 한국이 미국 제품에 50%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고 판단했고, 그 절반을 디스카운트(할인)한 25%를 상호 관세로 부과했다. 그러나 한·미 FTA에 따라 한국의 대(對)미국 관세는 사실상 '제로(0)'이지만, 백악관은 이날도 미국에 적용되지 않는 최혜국대우(MFN) 관세율이 미국보다 4배 정도 높다는 사실이 아닌 주장을 했다.
이미 예고되었던 통상전쟁(무역 전쟁), 관세전쟁 등의 용어들이 전 세계 경제를 흔들리게 하는 요인이 이날 트럼프의 발표로 현실화됐다. 트럼프는 이날 “전 세계 국가들이 미국을 갈취해 심각한 무역 불균형을 야기했다”며 자의적인 관세 및 비관세 장벽에 대한 판단을 바탕으로 모든 국가에 10% 이상의 상호 관세를 부과하는 사상 초유의 조치를 내렸다.
1944년 브레튼우즈 체제가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글로벌 통상전쟁이 시작되면서, 사실상 무정부 상태인 한국의 경우, 일본의 24%, 유럽연합(EU)의 20%보다 높은 고관세 폭탄을 받게 돼, 치밀한 대응책 없이는 한국 경제에 폭탄이 투하된 것처럼 암울한 상황이 돼가고 있다.
트럼프는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고 있는 한국에 25%를 부과하기로 하는 등 60여 개국을 이른바 “최악의 침해국”(worst offenders)으로 분류, 기본 관세 10%에다 나라별 개별 관세를 추가한 고율의 상호 관세를 적용, 공격 수위를 한껏 끌어올렸다.
이에 대해 EU를 비롯한 부요 국가들은 보복 조치 방침을 밝히면서 전 세계 통상전쟁이 확대되고, 지금까지 미국이 주도해 온 자유무역 기반의 국제 통상 질서도 보호무역주의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내 정치적 상황 등 매우 어려운 입장의 한국은 독자적으로, 그리고 국제 연대를 통한 대미 관세 대응책을 마련해 나가야 할 것이다.
정부와 민간 부문이 일심동체로 ‘무역 입국’을 내세우며 글로벌 통상 국가의 강자로 부상한 한국이 하루빨리 국내 정치적 수순을 마무리해 대미(對美) 통상외교를 강도 높게 해 나가야 한다. 한국의 주요 수출품인 철강, 자동차(3일 발효) 상호 관세 폭탄을 맞게 되면서 비상벨이 울렸다.
상황을 보다 못한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은 최근 미 백악관에 들러 트럼프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미국에 약 31조 원가량 투자하겠다며 자동차 관세 폭탄을 막으려 했으나 역부족이 됐다. 정의선 회장은 ‘개별 민간기업으로는 한계를 절실히 느꼈다’며 국가 대응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아직 한국 정부는 효과적인 대응을 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안타깝다.
트럼프의 상호 관세로 한미 FTA가 사실상 무의미해지면서, 미국과 새로운 무역 협상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국가적 리더십이 부재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편, 한국 이외 국가의 상호 관세율은 ▶중국 34% ▶ 유럽연합(EU) 20% ▶ 베트남 46% ▶ 대만 32% ▶ 일본 24% ▶ 인도 26% 등이다.
백악관이 발표한 국가별 상호 관세 명단에는 60여 개국의 이름이 올랐다. 단, 미국과 자유무역협정인 USMCA를 맺고 있는 캐나다와 멕시코는 상호 관세 대상에서 제외됐다. 트럼프는 이들 국가에 대해서는 불법 이민 및 소극적 마약 대응을 이유로 별도로 25%의 관세를 부과한 상태지만, USMCA 적용을 받는 물품은 ‘제로 관세’가 유지되고 있다. 백악관은 또 해당 무관세는 ‘25%의 관세’를 내린 조치가 종료될 때까지 유지된다고 밝혔다.
* 한국의 대미 수출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2024년도 대미 수출액은 전년도보다 10.4%가 증가한 1천 278억 달러이다. 지난해 한국의 대(對)미국 무역 수지는 557억 달러 흑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미 수출국 중 흑자가 많은 국가 가운데 한국은 8위를 기록했다.
한국의 주요 대미 수출 품목은 ▶ 자동차 ▶ 반도체 ▶ 석유제품 ▶ 배터리 등으로, 이 가운데 대미 수출 1위 품목인 자동차는 3일부터 25%의 관세가 부과되며, 반도체도 트럼프의 품목별 관세 대상에 오른 상태이다. 미국이 일방적으로 한국에 고(高)관세를 부과하면서, 2012년 공식 발효됐던 한·미 FTA는 수명을 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