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휴전안에 삐걱거리는 트럼프 외교

2025-03-20     김상욱 대기자

인생 자체가 ‘거래’라며 거래 제일주의를 주창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하마스, 우크라이나-러시아 휴전안을 놓고 삐걱거리고 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휴전은 부분적으로 적용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이스라엘-하마스 휴전은 갈수록 꼬여가고 있어, 트럼프의 외교 솜씨의 핵인 거래가 제대로 이뤄지는 것 같지 않다.

이스라엘의 무차별 가자 지구에 대한 공폭이 시작되고, 손해 볼 것 없어 보이는 푸틴의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의 전면적인 휴전에 응하려 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의 ‘거래 외교’(deal diplomacy)는 막힘을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팔레스타인 자치구 가자 지구를 실효 지배하고 있는 무장세력인 이슬람 정파(政派)인 하마스와의 휴전이 발효된 이후, 최대 규모의 이스라엘 공폭이 이뤄져 어린이와 여서을 포함해 400명 이상이 살해됐다.

극우 성향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가 인질 석방을 약속대로 하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공폭(空爆)했다고 주장하면서, 앞으로도 군사 작전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협상에는 인내가 필요한 것이지만, 인질 석방 협상이 난항을 겪는다 해서 무차별적으로 무고한 민간인을 대상으로 공습, 다수를 살해하는 것은 자위권 행사를 뛰어넘는 폭거(暴擧)이며, 이는 용납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트럼프의 강력한 지지 속의 네타냐후의 가자 지구에 대한 공폭은 더욱 많은 인명 손실은 분명해 보인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프랑스 등이 휴전 합의를 무시한 이스라엘 공격을 비난한 것은 당연하다.

힘에 의한 평화를 주창하는 트럼프의 이스라엘 사랑은 힘에 의한 평화가 오기 전에 평화를 누릴 사람들이 살해되는 참극이 벌어지고 있다. 트럼프 미국은 안보리에서 이스라엘을 옹호했다. 이스라엘은 공폭에 대해 미국에 사전 통보했다는 것이다. 미국에 사전 통보만 하면 무차별 공폭이 가능한 것인지 묻고 싶다. 동시에 트럼프 정권도 네타냐후의 무차별 공폭을 용인한 것으로 보아, 가자 지구 민간인 살해는 불가피해 보인다. 인명 살상에 평화는 없다.

가자 지구 휴전은 트럼프가 이스라엘에 압력을 넣어 대통령 취임 직전에 일부 실현시켰다. 그러나 성과를 서두르는 만큼 이스라엘 측에서는 자국군의 가자 지구 철수 등 난제로 네타냐후는 트럼프의 의도대로 움직이지 않고 있다.

극단적인 이스라엘을 지금까지와 같이 미국이 옹호 일변도로 갈 경우, 중동에서의 영구적인 평화는 ‘그림의 떡’에 불과할 것이다. 중동에서의 평화는 그저 사전에 있는 단어에 불과할 것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둘러싼 미국의 중재 외교도 트럼프의 기대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 트럼프는 푸틴과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하지만, 전세(戰勢)가 우세하게 돌아가고 있는 푸틴은 넉넉한 시간을 가지고 휴전 혹은 종전 협상에 임할 것이다.

트럼프는 푸틴과 브로맨스라며 우애를 과시하지만, 국익 차원에서는 그러한 외교는 큰 효과를 끌어내지 못한다. 미국에만 국익이 있는 것도 아니요, 트럼프에게만 거래 외교가 있는 것이 아니다.

트럼프는 푸틴과 전화로 협의했고, 푸틴은 우크라이나의 에너지시설에 대한 공격을 30일간 중단하는 데 동의했다. 푸틴은 러시아 국익을 위해 트럼프가 요구한 30일간의 전면적인 즉각 정전 수용은 거부했다. 미국의 국익이 제대로 먹히지 않고 있다.

이번 전화 협의에 앞서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 대통령으로부터 30일간의 전면 휴전에의 동의를 붙였지만, 러시아를 설득할 수 없었다. 일단 트럼프의 거래 외교에 금이 갔다.

트럼프가 주도권을 푸틴에 잡히지 않으려면 미국에서만 협상하는 것이 아니라 유럽과의 관계를 복구하는 등 많은 나라들과의 협력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러시아에 압력을 가하는 것이 필수적이지만, 독불장군(獨不將軍) 트럼프의 일방적 거래 방식이 통할지 두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