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 또 낮춰 1.5%로 추락
- 한국은행, 금리 낮춰 내수 진작하겠다는데... - 기준금리 3.00%에서 2.75%로 낮춰
한국은행(중앙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25일 올 들어 두 번째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연 3.00%에서 연 2.75%로 0.25%p(포인트) 낮췄다.
금통위가 이날 다시 금리를 인하해 통화 완화에 나선 것은 한국 경제가 그만큼 국내외의 악재 속에서 빠르게 추락 중에 있다고 판단해서이다. 환율은 여전히 1,430원 선을 넘나드는 환율 부담도 작용됐다.
한국은행(한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기 출범 후 거세지고 있는 관세 정책과 윤석열의 계엄 이후 국내 정치 불안 등을 반명,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9%에서 1.5%로 한꺼번 무려 0.45%p(포인트) 낮춰 잡기에 이르렀다. 앞서 한국개발연구원(KDI)는 이미 2.0%의 정장 전망을 1.6%로 하향 수정했다.
국제금융센터와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자료에 따르면, 해외 주요 기관들의 2025년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도 기대 이상으로 낮게 수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1.1%에서 1.0%로 낮췄고, JP모건은 1.3%를 1.2%로 하향했고, 씨티뱅크는 1.6%를 1.4%로 낮췄고, 버클리는 1.8%를 1.6%로 낮춰 잡았다. 이 외에 노무라, HSBC는 1.7%를 그대로 유지시켰고, 골드만 삭스와 뱅크 오브 아메리카 메릴린치는 1.8%를 유지했다.
한은은 이런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낮추고, 시주에 돈을 풀어 민간 소비와 투자 등 내수라도 살려야 추락 속도를 다소 줄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회의 의결문에서 금리 인하 배경과 관련 “외환시장의 경계감이 여전하지만, 물가 상승률 안정세와 가계부채의 둔화 흐름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성장률은 크게 낮아질 것‘이며,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해, 경기 하방 압력을 완화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금통위는 2024년 10월 기준금리를 0.25%p 낮추면서 3년여 만에 통화정책의 방향을 완화 쪽으로 틀었고, 11월에도 시장의 예상을 깨고 추가 인하를 단행했었다. 이같이 금통위가 잇따라 금리를 낮춘 것은 금융위기 당시 6연속 인하(2008년 10월∼2009년 2월) 이후 처음으로, 상상 이상으로 경기와 성장 부진의 징후가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나아가 2024년 말 이후 계엄과 탄핵이라는 이례적인 사태까지 겹쳐, 소비와 투자 등 내수 위축 우려가 더욱 커지자 3연속 인하를 통한 경기 부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져 왔다. 그러나 금통위는 지난 1월 회의에서 시장의 기대를 깨고 금리를 3.00%로 유지했다. 국내 정치 불안으로 급등한 환율 위험 등을 동결 근거로 삼았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당시 ”경기 상황만 보면 지금 금리를 내리는 게 당연하다". 그러나 계엄 등 정치적 이유로 원/달러 환율이 30원 정도 펀더멘털(경제의 기초 체력)에 비해 더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두 차례 금리 인하 효과도 지켜볼 겸 숨 고르기를 하면서 정세에 따라 (금리 인하 여부를) 판단하는 게 더 신중하고 바람직하다“고 설명했으나, 1월 금통위 회의 이후 경기·성장 지표가 예상보다 훨씬 나쁜 것으로 속속 확인되고, 트럼프 정부가 주도하는 관세 전쟁 위험도 높아졌다.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소비·건설투자 등 내수 부진에 비상계엄 이후 정국 혼란까지 겹쳐 당초 한은 전망치(2.2%)보다 0.2%p나 낮은 2.0%에 머물렀다. 특히 4분기 성장률(전분기 대비)은 저조한 건설투자 -3.2% 등의 영향으로 3분기와 같은 0.1%에 머물며 반등에 실패한데다, 주력 수출 상품인 자동차와 반도체 등에까지 미국이 10∼25%의 높은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어 상황은 악화 일로에 놓여 있다.
따라서 국내외 기관의 올해 한국 경제 성장 눈높이도 계속 낮아지는 추세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11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0%에서 1.6%로 내렸고, 계엄 전까지 2.0%에 이르던 해외 투자은행(IB)들의 평균도 최근 1.6%까지 떨어뜨려졌으나, 이번에 한은이 다시 1.5%로 더 낮췄다.
이에 금통위도 ”이자 부담을 줄여줘야 민간 소비와 투자가 살아나고 자영업자 및 취약계층의 형편도 나아진다“는 주장과 압박을 두 달 계속 도외시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금통위는 의결문에서 ”앞으로 국내 경제는 경제 심리 위축, 미국 관세 정책 등의 영향으로 내수 회복세와 수출 증가세가 당초 예상보다 낮을 것이며, 앞으로 성장경로에서 주요국 통상정책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통화정책 방향, 국내 정치 상황 변화, 정부 경기부양책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크다“는 진단을 내렸다.
한편, 최근 세계 여러 국가들도 미국의 관세 정책이나 경기 침체 등에 대응해 전반적으로 기준금리를 내리는 추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