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젤렌스키, 상호 비방전 가열 ‘젤레스키는 독재자’

- 젤렌스키 : 트럼프는 ‘허위 정보 공간에서 사는 사람’ - Trump "Zelensky dictator" vs Zelensky "Trump lives in disinformation space", heating mutual slander

2025-02-20     박현주 기자
젤렌스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이의 관계가 급격하게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젤렌스키는 트럼프가 러시아가 만든 허위 정보 공간’(disinformation space)에서 살고 있다고 비난하고, 트럼프는 젤렌스키를 선거 없는 독재자’(a dictator without elections)라고 부르며 비방전이 가열되고 있다. 이러한 상호 비방전을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종식을 위한 노력을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고 AP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젤렌스키는 또 트럼프가 전날 내놓은 일련의 충격적인 주장에 대해 첫 번째 대응을 내놓으며 트럼프 팀이 더욱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엔 다음 주 전쟁 4년을 맞는 원인이 키이우에 있다는 거짓 주장도 포함돼 있다.

젤렌스키의 이같은 발언은 트럼프의 전임 대통령 시절에 든든한 동맹이었던 두 나라의 지도자들 사이에서 오가는 충격적인 발언이었다. 전 대통령 조 바이든이 백악관에 있는 동안 미국은 키이우에 중요한 군사 장비를 제공하여 침공을 막았고, 정치적 영향력을 사용하여 우크라이나를 방어하고 러시아를 세계 무대에서 고립시켰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러시아에 손을 내밀고, 평화 협정을 추진하는 새로운 방향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푸틴 양자 회담으로 종전을 하려는 행보가 보인다. 우크라이나는 협상 테이블에서 배제되는 양상이다. 양국의 고위 관리들은 18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회담을 열어 관계 개선, 전쟁 종식 협상, 수년간의 냉랭한 관계 끝에 트럼프와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간의 회동을 준비하는 것에 대해 논의했다.

* 트럼프의 젤렌스키 비난하기

트럼프는 우크라이나가 침공과 그에 따른 우크라이나 헌법에 따른 계엄령 부과로 인해 선거를 연기했다는 사실을 언급한 것으로 보이는 소셜 미디어(SNS) 게시물에서 젤렌스키를 비난했다. 트럼프는 우크라이나가 선거를 치러야 한다고 제안했다. 젤렌스키는 20245월에 대통령 선거를 치렀어야 하지만, 전쟁 중임을 이유로 지금까지 대통령직을 유지하고 있는 중이다.

트럼프는 또 젤렌스키를 미국이 3,500억 달러(5043,850억 원)를 지출하여 이길 수 없는 전쟁, 결코 시작될 필요가 없는 전쟁에 뛰어들도록 설득한 적당히 성공적인 코미디언이라고 비아냥거렸다. 그러나 그는 미국과 트럼프 없이는 결코 이 전쟁을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젤렌스키가 바이든을 바이올린처럼 다루는 것만 잘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젤렌스키에게 빨리 움직이지 않으면 나라가 하나도 남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그는 나중에 사우디아라비아의 국가 재산 기금이 주최한 마이애미 기업 임원 회의 전 연설에서 젤렌스키가 끔찍한 일을 했다며 그에 대한 많은 비판을 거듭했다.

* 푸틴, 트럼프 만나고 싶어

러시아 군대는 2022224일 국경을 넘어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을 감행했고, 푸틴은 이를 정당화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동부의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해 침공이 필요하다고 거짓 주장했다. 그는 또 미국과 동맹국이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에 가입하는 것을 막고, 모스크바에 안보 보장을 제공하라는 러시아의 요구를 무시했다고 비난했다. 우크라이나와 동맹국은 이 공격을 도발 없는 침략 행위로 비난했다.

푸틴은 19(현지시간) TV 연설에서 회담을 갖고 싶지만,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준비가 필요하다면서 트럼프를 만나서 풀어나가는 일은 기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트럼프는 우크라이나 합의가 당초 기대했던 것보다 더 오래 걸릴 수 있다는 것을 인정했다고 언급했다고 AP가 전했다.

* 푸틴, ·러 관계 재건 원해

푸틴은 18일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러시아와 미국 고위 관리들 간의 회담을 매우 긍정적이라고 극찬했다. 그는 회담에 참여한 관리들이 미국 대표단을 편견 없이, 과거에 행해진 일에 대한 비난 없이 협상 과정에 열려 있는 완전히 다른 사람들이라고 묘사했으며, 모스크바와 협력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푸틴은 이날 회담의 목표이자 주제러시아-미국 관계 회복이라고 말했다.

푸틴은 러시아와 미국 간의 신뢰 수준을 높이지 않고는 우크라이나 위기를 포함한 많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이 회의의 목표는 바로 러시아와 미국 간의 신뢰를 높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미·러 회담에서 제외되었다는 젤렌스키의 불평을 무시했고, 협상이 구체화되면서 키이우에 불리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푸틴은 키이우의 반응이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푸틴은 또 트럼프 대통령은 전화 통화에서 미국이 협상 과정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포함될 것이라는 전제하에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아무도 우크라이나를 제외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사전에 미·러 양자간 협의 내용이 젤렌스키에 진실되게 전달될지는 의구심이 적지 않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뉴스 매체 슈피겔(Der Spiegel)과의 인터뷰에서 젤렌스키의 민주적 정통성을 부정하는 것은 잘못되고 위험하다고 말했다. 독일은 미국에 이어 키이우의 두 번째로 큰 무기 공급업체였다. 숄츠 총리는 전쟁 중에 질서 있는 선거를 할 수 없다는 것은 우크라이나 헌법과 선거법의 규정에 부합하다. 아무도 다르게 말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영국 총리 사무실에 따르면, 키어 스타머 총리는 18일 젤렌스키와 통화를 나누고 모든 사람이 함께 일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면서, “영국이 2차 세계대전 때 한 것처럼 전시에 선거를 중단하는 것은 완벽하게 합리적이라고 발언, 트럼프의 주장과 반대의 의견을 냈다.

* 젤렌스키, 미국 특사와 회동

젤렌스키의 18일 발언은 그가 최근 정부의 외교 공세의 일환으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를 위한 미국 특사인 키스 켈로그(Keith Kellogg)를 만나기 직전에 나온 것이다.

17일 기자회견에서 트럼프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미국과 러시아의 고위 외교관들 간의 회담에서 우크라이나를 제외되는 것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반대에 대해 인내심을 보이지 않았다. 트럼프는 또 출처를 밝히지 않은 채, 젤렌스키의 지지율이 4%라면서, 기자들에게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결코 시작하지 말았어야 했으며, 이를 막기 위한 거래를 할 수도 있었다면서 전쟁 자체가 시작되지 않았을 수도 있었음을 시사하고, 젤렌스키의 잘못된 결정에 대해 언급했다.

젤렌스키는 18일에 자신의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이러한 허위 정보를 보았다. 우리는 그것이 러시아에서 온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트럼프가 이 허위 정보 공간에서 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는 켈로그가 키이우를 거닐며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그들이 대통령을 신뢰하는지? 푸틴을 신뢰하는지? 트럼프에 대해 물어보게 하고, 대통령이 한 발언 이후 그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게 하라고 했다고 한다.

젤렌스키는 또 우크라이나가 받는 모든 지원의 90%가 미국에서 온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예를 들어 우크라이나의 모든 무기의 약 34%가 국내에서 생산되고 지원의 30% 이상이 유럽에서 온다고 말했다.

한편, 키이우 국제 사회학 연구소가 수요일에 발표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젤렌스키에 대한 대중의 신뢰도는 57%로 나타났다. 이 조사는 24일부터 29일까지 우크라이나 정부가 통제하는 지역과 영토에 사는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연구소의 전무이사인 안톤 흐루셰츠키(Anton Hrushetskyi)는 그 결과에 대해 민주 사회에 매우 좋은것으로 묘사했다. 그는 대중의 신뢰 외에도 젤렌스키가 자신의 정통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러시아 언론은 트럼프의 젤렌스키 대우에 기뻐했다러시아 국영 TV와 국영 매체들은 트럼프가 젤렌스키에게 냉대를 하는 것으로 묘사한 것에 기뻐하며 반응했다.”AP통신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채널은 뉴스 방송 초반에 트럼프는 젤렌스키에 대한 분노를 숨기려 하지도 않았다. 러시아 일간지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Komsomolskaya Pravda)트럼프는 러시아와의 회담에 대한 젤렌스키의 불만을 억누르고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