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관세 폭탄’에 ‘비(非)미국 연대’ 대응 필요

2025-02-15     김상욱 대기자

민주주의 가치의 상징 미국, 다자주의를 이끌어온 미국, 법치주의의 대명사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가 시작되면서, 전 세계를 향한 무차별 고관세 폭탄을 투하하자, 세계는 몹시 우려하기 시작했다. 특히 먹고 사는 문제여서 고민과 함께 미국 대 비() 미국 간의 갈등을 부추길 만한 사안이 아닐 수 없다.

트럼프는 고관세 대책이 잇따라 구체화 되고 있다. 생각보다 발 빠른 움직임이다. 관세정책 발동의 범위를 넓히게 될 경우, 세계 경제에 주는 타격은 심각할 것이며, 이는 미국 경제에도 폐해가 클 수밖에 없다.

관세란 제품 가격을 높여 소비자들이 저렴한 가격의 수입품을 선호하게 하며, 이는 국내 기업의 판매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즉 고관세를 매겨 수입할 경우, 소비자들은 당연히 관세 이전의 가격보다 비싼 가격의 제품을 구매할 수 없다.

한국 정부는 이웃 국가는 물론 동일한 고민에 빠진 유럽연합(EU), 아시아 국가연합(ASEAN) 등과 연대해 미국에 대한 공동 대응을 펼치면서 난국을 해져 나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연대를 통한 미국과의 협상만이 힘을 가질 수 있으며, ‘거래 주의의 상징이라 할 트럼프와 최소한 대등한 수준 혹은 그 이상의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트럼프 정권은 지난 4일 중국으로부터의 수입품에 대한 10%의 추가 관세 부여를 하기로 했다. 이어 10일에는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25%의 고관세를 일괄 적용하기로 했다. 이 관세는 오는 312일부터 발동될 예정으로 한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전 세계 국가와 지역 제품이 대상이다.

무역전쟁의 포문을 연 트럼프는 또 다른 폭탄을 터뜨리겠다고 확언했다. 13일 도입을 지시한 상호 관세로 불리는 대규모 조치이다. 이는 비관세 장벽을 부르는 매우 다변적인 관세를 도구 삼아 상대를 주물럭거릴 것이다.

상대국이 미국보다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경우, 최소한 같은 수준까지 미국의 관세를 끌어올리겠다는 것, 즉 최소한 대등(對等)’하게 만들려는 전략이 상호 관세이다.

현재 미국의 단순 평균 실행 세율은 3%~3.5%이지만,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은 미국보다 높은 수준이다. 인도와 브라질은 10%를 넘어서고 있어, 미국과 7% 정도의 차이를 보며 이를 시정하려 들 것이다. 한국의 평균 관세도 약 13% 정도여서 이에 대한 대비책이 시급하다.

세계무역기구(WTO)를 핵으로 하는 자유 무역 체계에서는 경제 발전 단계마다 서로 다른 관세를 허용하고, 호혜적인 관계를 쌓아 왔다. 그러나 트럼프는 이를 무시하고, 미국 우선주의, 보호주의, 거래 주의를 기반으로 세계에 관세 폭탄을 투하하고 있다. 협상용 관세라는 말도 틀리지는 않지만, 협상 능력에 따라 폭탄이 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미국이 일방적으로 관세를 올리면 신뢰 관계는 근본적으로 흔들릴 수밖에 없다. ‘우려라는 단어가 세계적 공통 언어가 돼 버렸다. 미국은 앞으로 몇 주에서 몇 달에 걸쳐 국가별로 조사해 적용해야 할 관세율을 결정할 것이라고 한다. 세계 각국은 고관세 정책이 무역 축소를 초래하여, 누구에게도 이득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트럼프 정권에 끊임없이 전달해야 한다.

트럼프의 관세 폭탄의 목적은 분명하다. 엄청난 규모의 무역 적자를 줄여보자는 것이다.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는 있는 힘을 다해 이익 실현에 나서겠다는 야심이다. 그러나 해외로 전개하고 있는 미국의 제조업이 국내로 회귀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린다.

시간이 걸리는 리쇼어링(reshoring) 사이에 당장 관세 부과에 따른 물가고의 가속이라는 상황은 피할 수 없다. 미국 산업계에서는 비용 증가에 대해 걱정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트럼프의 귀는 이런 목소리에 파이프라인을 놓아야 한다.

한국은 무역으로 먹고사는 국가이다. 트럼프의 고관세 폭탄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지 않으면 한국 경제는 큰 복병을 만나게 될 것이다. 한미 무역협정에서 관세는 그리 높은 편은 아니지만, 미국 정부는 규제와 소비세 등 세제를 통해, 그리고 보조금을 비관세 장벽으로 삼아, 고관세 부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대한 정부의 효과적인 대응을 할 때이다.

특히 한국의 자동차, 반도체를 포함 의료 부문에 대한 고관세가 적용될 경우, 수익 악화에 따른 임금 인상 분위기가 쏟아지면서 한국 경제 성장의 큰 장애물이 될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는 올 경제 성장률을 당초 2.0%에서 무려 1.6%라는 극히 어려운 성장률 전망치를 내놓았다. 관세를 제대로 다루지 못할 경우, 심각한 상황의 한국 경제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정부는 조속히 대미 협상을 통해, 미국으로부터의 에너지 수입량을 늘림과 동시에, 이미 반도체, 자동차용 배터리 등 대규모 대미 투자 등을 수단으로 트럼프 정권을 압박하는 협상력을 발휘하면서. 한국의 미국에 대한 공헌도를 한껏 부각시켜, 고관세 폭탄에서 벗어나려는 치열한 노력을 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