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몰이? 이건 치킨게임인데?”

2024-12-28     이동훈 칼럼니스트

‘윤석열과 이재명’ 두 사람은 함께 살 수 없는 운명이란 걸 진작 알고 있었다. 그래서 생존 게임을 오래 준비했다.

그러나 막상 게임이 시작되었을 때 생각이 달랐다. 힘겨루기 팔씨름으로 생각한 이재명은 윤석열의 항복을 받기 위해 팔다리를 다 잘라 놓고 항복을 요구했다. 정작 링 위에 올라간 이재명은 이게 치킨게임이란 걸 알았다. 팔다리가 없는 윤석열의 뒤춤에 폭탄이 숨겨져 있었다. 당황했지만 물러설 그는 아니었다.

더 맹렬한 공격을 퍼부었다. 윤석열은 너무나 차분하고, 별다른 공격도 없이 폭탄의 도화선에 불을 당겼다. 그 링은 출구가 없는 진실게임의 옥타곤이었다. 윤석열은 탄핵에 직을 걸고, 이재명은 좌파의 운명을 걸고 진실의 폭탄 앞에서 생존을 증명하는 게임이었다.

게임의 전모를 알게 된 이재명은 크게 당황했다. 이게 탄핵 사태가 맞나 싶었다. 보수파 대통령은 원래 그러면 안 되는 것이다. 여론을 주시하다가 대국민 사과 담화를 발표하고, 저항 없이 감옥에 가는 게 역사적 범례 아닌가. 폭탄이라니? 부정선거에다 종북 반국가 세력이라고?

시민들과 우파 유튜버들이 일제히 들고 일어났다. 이들은 이재명 진영의 연예인과 윤석열로부터 등 돌린 한동훈, 조선·중앙·동아 등 우파 언론, 그리고 군부와 공권력을 사정없이 때리기 시작했다. 그들의 스피커 힘은 대단했고 충격이 컸다. 조·중·동의 구독 부수가 현저히 줄기 시작하고, 이재명의 탄핵 촉구 집회 인파가 사라졌다. 반미 세력으로 CIA에 신고당한 연예인과 그들의 광고주들이 비명을 질러댔다.

구독자 100만이 넘는 유튜버 한 사람의 목소리가 탄핵을 부추기는 일간지보다 힘이 셌다. 군사 전문 유튜버도, 탈북민 유튜버도 영역을 넘어 참전했다. 단지 구독자 수의 힘이었을까? 진실의 힘이 아니었을까? 우리 역사에서 보수의 힘이 이처럼 폭발적으로 분출한 적은 없었다.

그 힘은 정말 어디서 나왔을까? 이 나라 보수가 바보같이 두들겨 맞으면서도 줄곧 참고, 밀려나 산 게 얼마인가. 걸핏하면 사과하고, 울고, 울면서 감옥도 가고, 그랬지 않은가. 싸우자고 들면 극우파(極右派)라 하고, 겁먹고 눈치만 보던 그들 아닌가. 그런데 이 켜켜이 쌓인 울분의 늪에 이재명이 들어왔다. 제 살길이라고 찾아 들어온 곳이 늪이라니?

우파 대폭발.

이런 시나리오는 그 누구에게도 없었다. 보수 핵심 세력들이 집단지성을 통해 만들어낸 기적의 역전극이다. 그들은 ‘두 번 당하지 않겠다’라는 각오와 독기를 품고, 배수진을 친 것이다. 시간이 흐르자 광화문의 연사들과 유튜버들의 목이 쉬어가고 있었다. 그 무렵 “아무것도 모르고 탄핵을 지지했어요. 정말 죄송합니다”라는 청년들의 댓글이 폭발적으로 달렸다. 추위에 떠는 노년층 군중 사이에 젊은 청년들이 나와 ‘탄핵 반대, 이재명 구속’를 외치기 시작했다. 이게 무슨 일인가!

미국과 국제사회의 동조 현상이 나타날 즈음, 이재명이 보인 반전 카드 또한 기상천외했다. 그는 친 트럼프, 친일 행보를 몸소 시현했다. 놀라운 일이다. 일본 대사를 향해 정성을 다하는 해괴한 그의 모습에 그의 주변의 많은 반일 선동가들은 무엇을 느꼈을까? 자괴감 말고 느낄 게 또 무엇이겠는가?

진정성이 생략된 회담장의 어색함과 엄숙함은 침울함마저 자아냈다. 그의 송별식(送別式) 같았다. 도화선의 불꽃이 폭약(爆藥) 묶음 가까이 타들어온 것을 그는 직감한 것이다. 전세는 역전됐다. 광화문에서, 그리고 조·중·동의 뒤늦은 참회에서, 또한 이재명의 비겁한 우파 코스프레로부터 이 치킨게임의 형국은 이미 기울었다. 윤석열의 폭탄은 멈출 방법이 없다. 지금 그는 이기는 것이 목표가 아니다. 적과 공멸하든가, 아니면 적을 섬멸하든가. 그것이 목표다.

그러니 이재명이 이기는 길은 없는 것이다. 따라서 이 게임의 승자는 정해졌다. ‘치킨’이라는 게임-룰을 정한 자, 윤석열이다. 진정한 승자는 우파 전사들과 우파 국민이다. 아니, 이재명의 대열로부터 이탈한 국민을 포함한 모든 국민이다. 아니다. 진짜 승자는 진실(眞實)이다.

거짓은 승리할 수 없다. 정면 승부에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