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참전의 우크라이나 전쟁과 한반도
-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지 않고 한반도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질 수 있을까?
“한국과 미국의 변화된 정치적 상황은 첫 번째 묘수(opening gambit)의 기회가 될 수 있지만, 합의에 대한 진전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결과에 달려 있다. 한국과 미국에서의 정치적 변화가 한반도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의 길을 열 수 있는 반면 북한이 사실상 전투원이 된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가 계속 전쟁을 벌이고 있으면 어떤 합의도 불가능해질 것이다.”
키메프((KIMEP) 대학의 북한 전략연구센터의 연구원이자 키메프 대학의 경제학 부교수인 제럴드 페치(Gerald Pech)는 21일(현지 시간) 외교 전문 매체인 ‘더 디플로매트’에 기고한 글에서 이같이 전망하고, “러시아는 옛 소련 시대부터 한반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지만, 지난 2년 동안 러시아와 북한은 경제적, 군사적 관계를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렸다”고 지적했다.
* 더욱 긴밀해진 북한과 러시아
북한이 군수품, 무기, 군병력으로 러시아의 전쟁 경제(war economy)를 지원함에 따라 러시아의 석유 공급은 북한에게 2017년 유엔 제재 체제로부터 일정한 휴식을 제공한 셈이다. 러시아가 북한과 핵과 미사일 기술을 공유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두 나라는 우주와 ‘평화적 원자력’을 포함한 과학 기술 협력에 대한 협정에 서명했다. 러시아 전투기의 잠재적 판매는 북한의 재래식 무기 역량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제5조와 유사하게, 러시아-북한은 “포괄적 전략적 파트너십 협정”(Comprehensive Strategic Partnership Pact)은 두 나라가 상대방이 무력 공격을 받을 경우, 군사 지원을 제공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협정은 서방의 영향력을 약화하고 ‘다극적 국제 질서’(multipolar international order)를 수립하려는 시도에서 우호적인 정권과 파트너십을 구축하려는 러시아의 정책과 일맥상통한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계속되면서 러시아는 약속을 이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가장 최근에는 시리아에서 그랬고, 러시아의 안보 보장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 북한에게 중국 카드는 유용한가 ?
러시아와 가까워진 북한은 중국과 불편한 관계를 맺고 있다. 베이징에게 북한은 한국에 주둔한 미군과 중국 국경 사이의 완충 지대로 중요하다. 북한은 또 중국이 1961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방위 조약을 맺은 유일한 국가이다. 북한에 중국과의 무역은 중국이 공식적으로 북한에 대한 유엔 제재를 지지했을 때에도 생명줄을 제공했다. 그러나 두 나라 사이의 신뢰 수준은 낮고, 북한의 핵무기 개발로 인해 관계가 긴장됐다.
북한은 ‘중국 카드’를 사용하는 데 어느 정도 능숙함을 보였다. 중국은 정상회담 외교를 추진하여 핵과 미사일 시험이라는 형태로 북한의 도발을 완화하려고 시도했지만, 북한은 미국과의 협상 개시와 같은 외부 옵션을 활용하여 이점을 얻었다. 중국은 2018년과 2019년에 북한 지도부와 5차례 정상회담을 주선하여, 미국과 북한의 화해에 대응했다. 특히 2018년 3월 회담은 김정은이 2011년에 집권한 이후 처음으로 열린 중국-북한 정상회담이었다.
북한 역시 러시아와의 동맹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징후가 보인다.
* 트럼프 행정부의 영향 예측하기
도널드 트럼프의 두 번째 대통령 임기에 대한 확실한 것은 거의 없지만, 동북아시아를 다루는 데 있어서 그의 첫 번째 대통령 임기를 특징짓는 양자적 접근 방식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당시 중국은 미국이 처음에는 북한에 ‘최대 압박’ 전략을 적용한 다음 우호적인 정상회담 외교로 전환하면서 반복적으로 잘못된 발걸음을 내딛었다.
미국의 대선 캠페인 기간 동안 강조된 점을 고려할 때,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러시아와의 협상과 무역을 둘러싼 중국과의 대결이 우선적으로 다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두 가지 문제는 모두 한국 갈등과 상호 연결되어 있다.
탈북자 인터뷰에서 암시되었듯이, 끝까지 러시아를 신뢰하고 의존도를 높이는 대신, 북한은 미국으로 ‘전환’할 수 있다. 트럼프의 첫 번째 대통령 임기 동안 따랐던 대본을 다시 보는 것이 상상할 수 있다. 이는 미국과 북한 간의 화해가 중국이 반응하도록 강요할 것이기 때문에 워싱턴의 전략적 의도와 함께 올 수 있다. 반면에 미국이 중국과 거래를 성사시키는데 성공하면, 워싱턴은 북한의 제의를 거부할 뿐만 아니라 중국이 북한에 압력을 가하도록 설득할 수도 있다.
마찬가지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이 완화되지 않는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불분명하다. 트럼프 행정부의 우크라이나 특사인 키스 켈로그(Keith Kellogg)의 행동 계획은 우크라이나가 협상에 참여할 의지가 있는 경우에만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이는 러시아가 완강히 반대할 경우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러시아에 압력을 가할 수 있는 입장에 놓을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은 경제적 어려움을 고려할 때 중국이 러시아와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직접 압력을 가함으로써 그러한 압력을 강화할 수 있다.
반면, 켈로그 계획은 궁극적으로 우크라이나의 교착 상태를 피할 수 있다는 가정에 근거하고 있다. 교착 상태가 결과인 경우, 전략이 어떻게 될지는 불분명하다.
* 긍정적인 측면은 있을까?
적어도 일부 조각들이 제자리에 들어가 궁극적으로 한반도 비핵화(denuclearization)로 이어지는 합의를 지지할 수 있다. 북한-러시아 동맹이 만들어내는 긴장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비핵화는 6자회담 당사국 중 5개국(즉, 중국, 미국, 일본, 한국, 러시아)이 동의하는 몇 안 되는 문제 중 하나이다. 하지만 러시아의 언어는 최근 더 모호해져서 비핵화를 현재 상황에서는 ‘종료된 문제’(closed issue)라고 부르고 있다.
한국과 미국의 변화된 정치 상황은 어떤 기회가 될 수 있다. 2018~2019년 미국과 북한의 실패한 정상회담 외교를 회상하면서, 문재인 전 대통령은 김정은이 비핵화에 대해 진심이었고, 그의 가족이 ‘자신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다면, 제재하에서 핵무기로 계속 어려운 삶을 살고 싶어하는가?“라고 수사적으로 물었다고 말했다.
김정은의 말을 그대로 믿을 필요는 없지만, 모든 비핵화 협상은 궁극적으로 북한 정권의 생존과 안보를 보장하는 데 달려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북한의 핵 딜레마는 재래식 무기의 열등함을 보완하기 위해 핵 선제 타격 능력을 개발했지만, 더 우월한 적에게 이 능력을 사용하면 국가가 노출될 것이라는 사실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지도부와 군대의 명성이 핵 강국이라는 지위에 달려 있기 때문에, 이 지위를 포기하는 것은 쉬운 선택이 아니다.
* 김정은과 시리아 독재자 도피
동맹국의 안보 보장은 모든 비핵화 협상에서 없어서는 안 될 부분이 될 가능성이 높지만, 북한과 중국 간의 긴장된 관계 때문에 중국의 안보 보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아프리카와 중동의 독재 정권의 생존을 보장한 러시아의 기록은 김정은의 딜레마에 대한 명백한 답처럼 보였을 것이다. 적어도 지금으로서는 이 제안은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가 몰락하기 전보다 약해 보이며,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기 전에 회복될 가능성은 낮다.
평양에 있어서 시리아에서의 사건은 정권의 생존 가능성이 외부적 보장 이상의 것에 달려 있으며, 모든 정권은 자국 군대의 지원을 유지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강타했을 것이다. 게다가 북한의 낮은 재래식 무기 능력은 핵무기에 대한 의존을 연장할 뿐이다.
궁극적으로 합의에 대한 진전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결과에 달려 있다. 미국이 종식시키고자 하는 전쟁에서 북한군이 계속 싸우고 있고, 러시아의 군사력을 흡수하는 동시에 북한 정권에 경제적 생명선을 제공하는 동안 한반도에서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는 성공적인 이니셔티브를 상상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