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전(前) 외교관, “김정은의 행위는 추악”

- 월급 66만 원이었던 북한의 전 ​​외교관 “부끄러웠다” - 외교관은 ‘넥타이를 맨 꽃제비’

2024-10-10     박현주 기자

“북한의 외교관인 것이 부끄러웠다”

북한의 전 ​​쿠바 대사관 참사관으로 지난해 11월 한국으로 망명한 리일규 씨(52)가 지난 2일 서울에서 요미우리 신문 인터뷰에서 북한 주민들의 생활을 희생한 ‘핵 개발’을 엄격히 비판하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한 것은 처음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이 9일 보도했다.

평양 외국어대학을 졸업한고 1999년 외무성에 입성, 2011~2016, 2019~2023년 쿠바 대사관에서 근무한 중남미 전문가로 담당 부국장을 역임했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부터 표창을 받은 적도 있는 리일규 씨는 2018년 북한을 들렀을 때,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서기와 면회해 직접 질문을 받았다고 밝혔다.

리 씨는 “(김정은의) 인상은 나쁘지 않았다. 그 자체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지만 행위가 추악하다. 주민을 굶주림에 노출시켜 오직 김정은에만 집중시키는 생활을 보내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독재 체제는 붕괴해야 한다. 영원히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면 큰 실수”라고 강조했다.

김정은의 시찰에 동행하고 있는 ‘주애’로 여겨지는 딸이 고급스러운 옷을 입고, 간부들의 경례를 받는 모습에 주민들은 ‘거부감을 안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핵 개발을 당초 자랑스럽게 느꼈지만, “(2006년) 첫 핵실험에서 수년이 지나도 생활은 악화될 뿐. 주민들은 핵무기는 김 씨 일족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눈치챘다”면서 “주민들이 바라는 건 한 끼 분량이라도 식량이다. 민심은 김정은에게 등을 돌렸다”는 견해를 보였다.

* 충성심은 사라지고, 외교관은 ‘넥타이를 맨 꽃제비’

리일규 씨는 “북한의 외교관은 두 종류 있다. 외무성이나 대외경제성에서 파견되는 정통한 외교관, 국방성 파견의 주재무관과 핵무기 제조 등에 관여해 자금조달을 하는 ‘비정통적인 외교관’이 있다”면서 “쿠바 대사관에도 핵 개발 자금조달을 담당하는 인물들이 있었다. 외교 여권을 가지고 있지만, 대사를 포함한 외무성 출신자들에게는 일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은) 우리조차 싫어하는 행위를 많이 하고 있는데, 그런 체제를 지켜야 했다. 자랑과 충성심이 나올까”라고 말했다.

외교관의 괴로운 생활에도 접했다. 쿠바에서의 월급은 500달러(약 66만 원). 생활비를 보충하기 위해 쿠바산 시가(담배)를 밀수출했다. 노동에 맞는 보상을 얻지 못하고, 북한 외교관은 “넥타이를 맨 꽃제비”라고 말했다.

해외에서 북한 외교관은 차가운 시선을 받지만, 한국의 외교관은 환영된다고 한다. “몇 번이나 사우스(한국)에서 왔다고 말하고 싶었다”고 한다.

망명 계획은 결행 6시간 전에 아내와 아이들에게 털어놨다. 미명의 쿠바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기까지 1시간이 “10년처럼 느꼈다”고 회상했다. ‘손목시계를 100번은 봤다’고 말했다.

북한 외무성 전 동료들에게는 “내부 변화가 어려워지면 나라를 떠나, 단 한 번이라도 인생을 인간답게 살아달라”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한다.

한편,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김정은은 트럼프 전 대통령 재선에 기대하고 있다는 견해를 보였다. 민주당 정권보다 미국 측이 북한에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북한에서는 김정은이와 트럼프의 ‘친교’가 선전돼 있어, 김정은의 구심력이 높아지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정은이 1월 기시다 총리(당시)에 노토반도 지진 피해를 겪는 전보를 보낸 것은 “일본인 납치 문제로 마주할 준비가 됐다는 메시지”였다고 보고 있다.

그 후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해결됨’이라는 납치 문제를 굳이 담화를 발표한 것도 일본 측에 기대를 안겨주기 위해서였다는 견해를 보였다.

리 씨는 기시다 정권의 퇴진이 가깝다고 판단, 협상은 진행되지 않았지만, 이시바 시게루 정권의 입장을 찾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고 요미우리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