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에게 바란다] 삼성을 구하라

2024-10-04     하봉규 논설위원(부경대 명예교수)

최근 초우량기업 삼성에 대한 잇단 경고음이 들리고 있다. 지난 10년 간 삼성은 겨우 10%의 성장에 그치고 그사이 대만기업 TSMC는 시스템반도체의 패권을 차지했다고 한다. 더욱 놀라운 사건은 지난 수년간 삼성으로 인해 미국의 대표 IT기업 퀄컴이 동반 저락한 것이다.  삼성은 이미 지난 10년 동안 초우량기업에서 몰락(불량)기업으로 뒤바뀐 것이다.

지난 10년간 삼성이 겪은 것은 시장의 변동만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정치적 압력과 최고지도자의 굴곡을 겪은 것이다. 

하봉규

첫째로, 기업의 활동은 자유시장에서 보장된다는 속설은 서구사회에나 존재했다. 한국은 민주화 이후 부패하고 타락한 양김(김영삼, 김대중)이 주도한 정경유착의 골이 깊었고, 심지어 정치가 경제를 압박하고 기업들을 다양하게 통제했다. 대표적인 경우가 김영삼에 의한 포철통제였다. 김영삼은 포철 초대회장 박태준을 끝내 강제 퇴출시키고 방랑자로 내몰았다. 김대중은 대우를 해체했고, 김우중은 기나긴 해외생활을 해야 했다.

종북세력에 의한 삼성길들이기는 노무현 정부에서 본격화되었다. 삼성출신 인사의 내부정보를 악용하여 언론과 정치적으로 적으로 내몰며 결국 천문학적 장학금을 내게하고 이들이 실질적으로 운용했다. 노무현의 실세였던 문재인이 정국을 주도하자 3대 회장 이재용은 탄핵과 관련한 비리를 만들었고 지속적으로 법정구속을 당하게 했다. 이재용에 대한 종북세력의 법전(lawfare)이 결국 초우량기업의 경영권을 위협하고 종래에는 미래 성장을 파괴했을 것으로 보인다.

둘째로 칩워(chip war)로 불리는 정보통신혁명에 뒤처진 위기이다. 최근 정보통신은 AI  출현으로 새로운 기술이 요구되고 있다. 이것은 40년 전 IBM이 이끌던 장비(HW)에서 MS-DOS(SW)를 내건 MS에 패권이 이동한 것과 유사하다. 결국 컴퓨터는 초기에는 장비에서 점차 운용시스템으로 권력이 이동하며 종래에는 새로운 장비와 운용시스템이 탄생하는 것이다.  

AI는 컴퓨터의 혁신이자 지식의 혁신이기도 하다. 결국 프로그램이지만 딥러닝이란 전혀 차원이 다른  연산기능을 가지게 되었다. 혁신에는 반드시 성공과 실패가 뒤따르며 후발업체의 도전이 성공하는 패턴이 있다. CPU의 절대강자 인텔은 전후 인재를 통한 컴퓨터계의 신화였으나 몰락을 걷게되고 GPU의 엔비디아, AMD, TSMC가 대체자가 되고 있는 것이다.

셋째로 삼성의 위기는 곧 국가의 위기이다. 역대 군사정부는 기업은 곧 국가경쟁력이란 생각으로 기업을 지원했다. 8.3조치로 악성 부채를 탕감하고, 종합상사제로 기업의 국제화를 주도했다. 5공 정권에선 기업의 자율화와 IT기업  나아가 원자력산업을 국가최우선 사업으로 키우기도 했다. 여기에 삼성 이병철회장은 동경에서 반도체산업에의 도전을 하였고, 6개월만에 한국형 반도체를 출시했다.

삼성의 부침에는 국익과 상식이 없는 민주화의 민낯이 함께했다. 양김(김영삼, 김대중)을 뒤이은 반국가세력은 노조를 인정하지 않고 성장중인 삼성은 약탈의 대상이었다. 호시탐탐 기회를 누렸고 내부정보를 활용하여 마침내 기회를 잡게 된다. 이미 삼성의 무노조경영을 압박했고 비자금을 기업사냥의 타겟으로한 것이다. 이제 한국은 더 이상 삼성의 위기에 방관자가 되어선 안된다. 국가는 기업을 앞세워 국부창출자가 되어야 히지만 동시에 기업의 어려움을 도와 새로운 혁신의 수행자가 될 수 있게해야 한다.

넷째, 보다 최종적인 각성은 기업가정신의 부활이다. 기업가정신은 미국의 정신과의사 존 가트너의 표현처럼 정상인과 정신병자 사이의 하이퍼 매니아(경조증)이다. 이들은 목표의식이 뚜렷하고 심지어 미친듯한 몰입감이 있으나 돈은 부차적이다. '한강의 기적'은 한편으로 이병철, 정주영, 구인회, 김우중, 신격호, 박태준을 대표하는 하이퍼 매니아 세대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예컨대 이병철은 젏은 시절 무역을 위해 만주와 중국대륙을 주유했으며, 6.25  중에는 전략무역으로  전후복구에는 기초산업으로, 60-80년대는 경공업, 중화학공업, 반도체에 이르는 위대한 여정을 하게 된다. 그는 사재를 틀어 '삼성문고판'을 출판하여 한국인의 교양문화를 구축케 한 위인이다. 가히 훌륭함을 넘어 위대함을, 한국을 넘어 세계에 우뚝선 위대한 기업가였던 것이다. 동맥경화에 신음하는 삼성에게 진실로 필요한 것은 이병철 회장의 인생을 관통하는 기업가정신의 부활인 것이다.

건국대통령 이승만박사는 국부의 창출에는 기업만이 가진 혁신의 DNA를 강조한 바 있으며, 과학과 지식을 결합한 바 있었다. 이에 이병철 회장은 가장 존경하는 위인으로 이승만 대통령과 맥아더 장군을 들고, 사업보국이란 위대한 경영철학을 창조한 것이다.

이승만 대통령의 후계자이자 민족중흥자 박정희 대통령의 조국근대화는 기업인, 과학자, 관료, 군인들이 위대한 팀을 구축했기에 가능했다. 그들은 일제시대와 두번에 걸친 대전쟁(태평양전쟁, 6.25)을 겪은 오천년 역사에 가장 불행한 세대였지만 20세기의 기적이라는 '한강의 기적'을 이룩한 것이다. 

위대한 '기적의 경영인' 정주영(현대)회장은 평소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는 말로 유명하다. 대공황을 극복하고 2차대전을 승리로 이끈 루스벨트 대통령은 "우리가 두려워할 것은 두려움 자체다"란 말로 국난을 위기에서 극복한 것이다. 이제 한국의 미래 지도자는 결코 기업의 위기에 방관자가 아닌 협조자이자 구원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기업가정신을 고양하는 문화창조자(회복자)가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