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새로운 ‘영구 저렴 주택법안'

2024-10-03     김상욱 대기자

사모펀드 회사인 블랙스톤(Blackstone)은 최근 연말 편지에서 주주들에게 참으로 이해하기 힘든 확신을 주었다. 즉, 신규 주택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에 ‘낙관적’이라는 것이었다.

새로운 거주 공간 성장의 정체(停滯)가 블랙스톤에 이로운 이유는 무엇일까?

정책연구소(Institute for Policy Studies)의 불평등과 공익 프로그램의 연구원 오마르 오캄포(Omar Ocampo)는 “그것은 미국에서 가장 큰 기업 임대주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회사와 투자자들에게 만성적인 주택 부족은 가격을 책정할 수 있는 더 많은 권한과 취약한 노동 계층 세입자로부터 부(副)를 뽑아낼 수 있는 더 많은 영향력을 의미한다.

블랙스톤의 서한은 사모펀드가 우리 주택 부동산 시장에서 악의적이고 왜곡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폭로하고, 주택의 상품화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가 있음을 강조한다고 오캄프는 말했다.

우리의 시장 기반 시스템은 단순히 민간 부문에 고품질의 영구적으로 저렴한 주택에 대한 대중의 수요를 충족시킬 인센티브를 제공하지 않는다. 새로운 공급이 가격을 낮추고,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부문의 경제적 이익에 반(反)하는 것이다.

주택 상품화의 부정적 영향은 우리 주변에 도처에 있다. 영리 투자자들은 놀라운 속도로 부동산을 사들이고 있다. 올해 2분기에 모든 주거용 주택의 6분의 1이 사들여져서 임대료 인상에 더해 주민들에게 정크 수수료(junk fees : 주택담보대출 승인 마감 단계에서 대출자에게 부과되는 추가 부담금)를 부과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그 결과, 기록적인 수의 임차 가구(전체 임차인의 절반인 2,240만 명의 개인 및 가족)가 이제 소득의 30% 이상을 임대료와 기타 주택 관련 비용으로 지불하고 있다. 이는 가계 예산에 상당한 부담을 주고, 불안과 우울증을 포함한 정신 건강과 관련, 다양한 문제에 기여한다.

전국의 세입자 조합(Tenant unions)과 노동계 기관들은 수년 동안 주택의 금융화에 맞서 싸워왔고, 투기꾼들에 맞서 지역 사회를 조직하여 세입자 보호 강화를 요구하고 주택을 인권 문제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다.

* 새로운 주택법 제안

이러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유망한 한 걸음이 지난주에 이루어졌다. 티나 스미스(Tina Smith, 미네소타 민주당) 상원의원과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Alexandria Ocasio-Cortez, 뉴욕 민주당) 하원의원이 심각한 주택 부담 위기를 해결하고자 새로운 법안을 제출했다.

주택법(Homes Act)은 기존 주택을 재건축하는 데 자원을 투자하는 동시에 새로운 사회 주택 건설에 투자하도록 했다. 이 법안은 주택 개발 기관(Housing Development Authority)을 설립하여 향후 10년 동안 새로운 부서에 3,000억 달러(약 397조 3,500억 원)를 승인하여 영구적으로 저렴한 주택을 자금 지원하고 개발할 것을 제안했다. 또한 공공 주택의 가용성을 효과적으로 제한하고 새로운 공공 주택 건설에 대한 구조적 장벽을 제거하는 조항인 구식의 페어클로스 개정안(Faircloth Amendment)을 폐지할 것을 권고했다.

1998년 미국 정부는 ‘페어클로스 개정안’을 통해 연방 당국이 건설할 수 있는 공공 주택 단위 수를 제한하여 인위적인 장벽을 만들었고, 그 결과 많은 사람들이 집 없이 방치됐다. 이 개정안은 1999년 10월 1일 현재 단위 수에서 공공 주택 재고가 순(純)증가하는 것을 방지한다.

간단히 말해서, 페어클로스 개정안은 공공 주택 당국(PHA=public housing authority)이 소유하고 운영할 수 있는 단위 수에 상한선을 설정, 사실상 공공 주택의 새로운 건설을 중단하게 했다. 이로 인해 정책 입안자들은 국가의 증가하는 주택 및 노숙자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보다 영구적인 저렴한 주택을 건설하는 중요한 도구를 사용하지 못하게 된 개정안이다.

이번에 새로 제출된 법안(Homes Act)는 세입자의 임대료는 가구 소득의 기존 30%에서 25%로 제한되어 세입자의 주거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을 기대하고 있다.

아마도 이 법안의 가장 혁신적인 측면은 형평성과 민주주의에 중요성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새로운 주택 단위는 노조원들이 건설할 것이다. 우선적으로 소외된 유색인종 커뮤니티를 이주로부터 보호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이며, 저렴한 주택 재고의 상당 부분은 저소득 가구에 배정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리고 많은 새로운 주택은 지역 토지 신탁 및 세입자 소유 협동조합과 같은 적격 기관으로 이전될 때, 민주적이고 지역 사회의 통제를 받게 될 것이다.

사회적 주택 제공에서 영구성에 대한 강조는 오늘날 주택 문제를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영구적인 저렴성은 상품화 해제 과정을 시작할 뿐만 아니라, 저렴한 주택을 약탈할 수 있는 또 다른 부문으로 보는 사모펀드 회사로부터 건물을 보호할 것이다.

저렴한 주택은 이미 블랙스톤(Blackstone)의 블랙스톤 부동산 소득 신탁(BREIT=Blackstone Real Estate Income Trust) 포트폴리오의 8%를 차지하지만, 노동 계층 가구에 합리적인 가격의 주택을 제공하려는 진정한 의지는 없다. 이 회사는 임대료 통제 투표 이니셔티브를 무너뜨리기 위해 한 번 이상 금고를 열었고, 저소득 주택 세액 공제(LIHTC=Low-Income Housing Tax Credit)와 같은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저렴한 주택에 투자하는 데 따르는 세금 혜택을 확보한다. 하지만 블랙스톤은 여전히 임대료를 인상하고, 세입자를 퇴거시키며, 유지보수에 대한 투자를 과소평가하고 있다.

경제성의 영구성(permanence of affordability)은 사회 주택의 초석이다. 사회 주택(Social housing)은 주택이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재정적 자산이 아니라 사회적 필요를 충족하는 공공재(a public good)로 취급되도록 보장해야 한다.

투기꾼과 집중된 부를 억제해야 주택 위기를 해결하고, 모두에게 안전하고 건강하며 저렴하고 품위 있는 주택을 보장할 수 있다. 과연 한국에서 이번 미국에서 두 의원이 제출한 주택법과 같은 저렴한 영구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기회는 없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