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영 정상회담, 우크라이나 미사일 지원 새 약속 없어

- 젤렌스키, “장거리 미사일 사용이 전쟁을 끝내는 유일한 방법”

2024-09-14     박현주 기자

키어 스타머(Keir Starmer) 영국 총리는 미 워싱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회담 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내 목표물을 공격하기 위해 장거리 미사일을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는 것에 대한 어떠한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BBC가 14일 보도했다.

키어 총리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향해 장거리 스톰 섀도우(Storm Shadow) 미사일을 발사하도록 바이든을 설득했는지 묻는 질문에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여러 전선, 예상하겠지만 중동, 인도-태평양에 대해 길고 생산적인 논의를 나누었다”고만 답했다.

미 백악관은 또 “이란과 북한이 러시아에 살상 무기를 공급하는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앞서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서방 국가들에게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향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을 허용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이러한 움직임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나토의 “직접적인 참여”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키어 총리와의 회동을 앞두고 기자들에게 “나는 블라디미르 푸틴에 대해 별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미국과 영국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내부의 목표물에 장거리 미사일을 사용하도록 허가하지 않았는데, 이는 상황이 악화될 것을 우려한 것이다.

그러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키이우의 서방 동맹국들에게 그러한 사용을 허가해 줄 것을 거듭해서 촉구하며, 이것이 전쟁을 끝내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에 대한 본격적인 침공을 개시한 이후, 우크라이나의 도시와 전선은 러시아로부터 매일 폭격을 받고 있다. 우크라이나 군사 기지, 아파트 단지, 에너지 시설, 병원을 공격하는 미사일과 활공 폭탄의 대부분은 러시아 깊숙한 지역에 있는 러시아 항공기에서 발사됐다.

키이우는 이러한 공격이 가해지는 기지를 공격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 것은 자체 방어 능력을 방해한다고 말했다.

영국은 지난달 키이우의 갑작스러운 국경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가 ‘자기방어’를 위해 영국에서 제공한 무기를 사용할 ‘명확한 권리’가 있으며, 이는 ‘러시아 내부에서 작전을 수행하는 것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이전에 말한 적이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우크라이나의 국제적으로 인정된 국경 밖의 영토에서 장거리 스톰 섀도우 미사일을 사용하는 것은 포함되지 않는다. 미국은 올해 초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을 제공했지만, 키이우의 다른 서방 동맹국들과 마찬가지로 러시아 깊숙한 곳의 목표물에 대한 사용이 승인되지 않았다.

푸틴이 나토(NATO)와 전쟁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위협에 위축감을 느꼈는지 묻는 질문에 키어 총리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해결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푸틴이 실제로 하는 일”이라고 답하고, 바이든 대통령과의 회동이 우크라이나와 관련된 전략을 논의할 수 있는 기회였으며, “단지 특정 단계나 전술만이 아니다“고 말했다.

키어 총리는 또 두 사람이 거의 1년 동안 이스라엘-가자 전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중동 상황과 ”전 세계의 다른 지역“에 대해서도 논의했다면서, 기자들에게 ”다음 주에 열리는 유엔 총회에서 이 문제를 논의할 또 다른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존 커비 미국 국가안보위원회 대변인은 ”두 정상의 회동에 앞서 13일 별도의 브리핑을 통해 워싱턴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토를 타격하기 위해 미국산 무기를 사용하는 것을 제한한 것에 어떠한 변경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13일 모스크바는 영국 외교관 6명을 추방하고, 그들의 자격을 취소했으며, 그들이 스파이 활동을 했다는 혐의를 제기했다. 러시아의 보안 기관인 FSB는 성명을 통해 영국이 러시아에 ”전략적 패배“를 가하는 데 관여했다는 것을 나타내는 문서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 외무부는 이러한 비난을 "완전히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영국 국방 분석가 저스틴 크럼프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푸틴이 새 노동당 정부와 퇴임하는 바이든 행정부를 시험하고 있다“면서 ”궁극적으로 러시아는 이미 영국의 적대 세력에 무기를 공급“하고 있으며, ”NATO 회원국의 이익에 반하는 전복, 간첩, 방해 공작, 정보/사이버 작전과 같은 '적극적인 조치'에 이미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크럼프 씨는 ”이 모든 것이 가속화될 수도 있지만, 우크라이나와의 싸움에서 힘겨운 상황을 고려하면 러시아가 나토 전체와 싸움을 벌일 여유는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