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노구(老軀)를 이끌고 긴 순방을 하는 이유

- 게실염으로 복부 문제, 폐의 대부분 제거로 호흡기 문제 취약

2024-09-08     박현주 기자

다른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사람. 누굴까? 바로 올 87세의 프란치스코 교황이다. 그는 종종 사람들을 당황스럽게 하곤 했는데 올 9월 들어 또 한 번 그런 모습을 보였다.

지난 몇 년 동안 교황 프란치스코는 여러 번 자신의 활동이 갈수록 느려지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사실은 다시 활동을 가속화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평생 부지런한 습관은 고칠 수 없는 가 보다.

영국 BBC8일 보도에 따르면, 교황은 무릎 질환으로 인해 운동이 어렵고, 게실염(diverticulitis, 결장에 염증이 생겨 장 기능에 장애가 생기는 증상)으로 인한 복부 문제를 겪고 있으며, 폐의 대부분을 제거했기 때문에 호흡기 문제에 취약하다.

2023년 가을, 교황은 자신의 건강 문제로 인해 해외여행이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 여행을 취소하자 그의 건강 문제 정도에 대한 추측이 커졌다. 하지만 그건 그때의 일에 불과했다.

지금 교황은 11년 6개월의 교황 임기 중 가장 긴 외국 방문을 하고 있다. 이번 여행은 약속으로 가득 찬 방문이었고, 동티모르 외에도 가톨릭 신자가 소수인 세계 최대의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 파푸아뉴기니, 싱가포르 등 3개국이다. 여행 기간도 12일 동안이다.

그렇다면 교황이 왜 그토록 멀리, 그리고 광범위하게 여행을 하는 것일까 ?

BBC는 “그의 지지자들은 그의 열정이 그를 움직인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교황의 선교 자선 단체인 미시오(Missio)의 영국 책임자이자 바티칸 행정부의 복음화 부서에 임명된 앤서니 챈트리(Anthony Chantry) 신부는 “교황은 분명히 엄청난 체력을 가지고 있고, 그것은 선교에 대한 절대적인 열정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우리 모두가 다른 사람들에게 다가가 모범을 보이는 지칠 줄 모르는 사명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 복음 전도(Evangelization)

기독교 ‘선교(mission)’는 수 세기 동안 진화해 온 것이다. 여전히 복음을 전파하는 것이지만, 이제 명시된 목표는 “사회 정의와 자선 활동(social justice and charitable endeavours)”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교황 프란치스코는 여행 내내 선교사들을 만날 예정인데, 여기에는 현재 파푸아뉴기니에 거주하는 아르헨티나 출신의 그룹도 포함된다. 하지만 이번 여행을 포함한 아시아를 여러 차례 여행하면서 그는 교회, 사명, 동기에 대해 깊은 의심을 품고 있는 중국을 스쳐 지나간다.

교황은 모든 가톨릭 신자에게 복음화(evangelisation)가 중요하다고 자주 강조했다. 그러나 세계 여러 지역에서는 여전히 ‘선교(mission)’와 ‘복음화"’는 개념을 유럽 식민지 개념과 분리하기 어렵다.

유럽에서 가톨릭 신도 수가 감소함에 따라,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의 ‘선교와 복음 전파’가 이제 그 지역의 교회 확장과 관련이 있을까 ?

앤서니 신부는 “교황이 설교하는 것은 아무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는 사랑의 복음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교회에 대한 지지를 끌어내려고 하지 않는다. 그것이 복음화의 목적이 아니다”고 강조한다.

신부는 “이것은 선교와 동일시되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우리가 오랫동안 해 온 일이 아니다. 그것은 교황의 의제도 아니고 교회의 의제도 아니다. 우리가 하는 일은 우리가 사람들을 공유하고 그들이 신앙을 가지고 있든 없든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돕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앤서니 신부는 “교황 프란치스코가 모범을 보이고 있는 현대의 기독교 선교사가 선행을 하고 경청하는 것이지만, 때로는 ‘필요하다면’ 아이디어에 도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나머지는 신이 해 주실 것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사람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받아들이는 데 도움이 된다면, 그것은 대단한 것이며, 그것이 사람들이 자신의 영성, 자신의 문화를 더 잘 이해하도록 돕는다면, 그것은 또 다른 성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확실히 오랫동안 종교 간 화합과 다른 신앙에 대한 존중에 대해 이야기해 왔다. 그의 현재 여행에서 가장 오래 기억에 남는 이미지 중 하나는 자카르타의 이스티클랄 모스크 대이맘(the Grand Imam of the Istiqlal Mosque)의 손에 키스하고 뺨에 대고 있는 모습이다.

교황은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무슬림(이슬람교도) 국가에서 그를 만나러 온 사람들로부터 따뜻한 환영을 받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싱가포르에서 마라톤 순방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싱가포르는 인구의 약 4분의 3이 중국계이지만, 가톨릭 소수민족이 빈곤 지역에서 선교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나라이다.

수 세기 동안 싱가포르는 가톨릭교회의 전략적 지역 허브였으며, 교황 프란치스코가 그곳에서 말하고 행하는 일은 중국에서 주의 깊게 지켜볼 가능성이 높으며, 특히 그곳에 사는 가톨릭 신도들에게 그렇다. 정확한 숫자를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추정치는 약 1,200만 명이다.

숫자에 대한 명확성이 부족한 이유 중 하나는 중국의 가톨릭 신자들이 중국 공식 가톨릭교회와 공산주의 시절에 발전해 바티칸에 충성하는 지하교회로 분열되어 있기 때문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두 집단을 통합하기 위해 베이징을 달래고, 중국 정부의 간섭을 받아들이지 않아 지속적인 박해 위협에 직면한 지하 가톨릭 신자들을 실망시켰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 조심스러운 길(Careful path)

최근 몇 년 동안 바티칸과 베이징 간에 체결된 거래는 중국 정부가 가톨릭 주교를 임명하고 교황이 양보하여 그들을 인정하는 상황을 남긴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이것이 주권 문제라고 말하는 반면, 교황 프란치스코는 자신이 최종 결정권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그렇게 보이지는 않았다.

앤서니 챈트리 신부는 “교황은 항상 모든 사람을 기쁘게 하지는 않겠지만, 교황이 정말로 말하고 싶어하는 것은 교회가 국가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교황은 매우 조심스러운 길을 걷고 있으며, 어려움이 많지만, 그가 하려는 것은 중국 정부와 존중하는 관계를 구축하는 것뿐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옳든 그르든, 그것은 모두 더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것이다. 교황 프란치스코의 전임자들 중 일부는 여러 면에서 더 타협하지 않았으며, 외교 관계나 교회가 이혼이나 동성애를 보는 방식에서 양보하기보다는 더 작고 "순수한" 글로벌 가톨릭 공동체를 더 수용하는 것처럼 보였다. 가톨릭교회로의 ‘내향성’을 보여 왔다는 점이다.

일부 교황은 여행이나 큰 군중 속에 둘러싸여 있는 것보다는 공부와 신학에 더 편안함을 느꼈지만, 일부는 자신의 지위에 따른 정치적 입장에 기울었다.

그러나 프란치스코 교황과 함께 여행할 때 보면, 외교 행사 중에는 피곤하고 침울해 보이는 경우가 많지만, 그를 보러 온 군중들에 의해 금세 활력을 되찾고, 특히 젊은이들과 일반 인사들을 만나면 활력을 얻는 모습이 뚜렷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분명히 주목받는 것을 피하는 사람이 아니다. 사람들 가운데 있는 것, 어떤 이들은 사명이라고 말할지도 모르지만, 그것이 그의 생명선인 듯하다.

앤서니 챈트리 신부는 이번 가장 긴 교황의 최근 순방은 “교황이 교회가 가톨릭 신자와 비(非)가톨릭 신자 모두와 어떻게 소통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를 계속해서 보여주는 것”이며, “전체적인 요점은 우리가 다른 사람들에게 다가가야 한다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 앤서니 신부는 “우리는 모든 사람이 환영받는다고 느끼게 해야 한다. 저는 그가 (프란치스코 교황) 그것을 정말 잘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가 거기서 점수를 따려고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저 그가 그럴 뿐”이라고 덧붙엿다.

교황이 지난 2013년 교황으로 선출된 이후로 한 일 가운데 가톨릭 전통주의자들(Catholic traditionalist)을 화나게 하지 않은 일은 거의 없다. 가톨릭 전통주의자들은 종종 그의 포교 정신이 너무 지나치다고 느낀다. 이번 순방에서 그가 한 행동은 그것을 바꿀 가능성이 거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