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받지 못할 “간토 조선인 대학살” 묵살
- ‘조선인 대학살 부정론으로 일관하는 일본 집권 극우세력들’ 심판해야
암흑의 역사도 역사이다. 그러한 암흑의 역사에 눈길을 주는 이유가 있다. 사실을 직시하고, 교훈을 얻어 어두움을 걷어내고 밝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함이다.
1923년 일본 “간토 대지진 조선인 학살 사건(關東大地震朝鮮人虐殺事件)” 혹은 “1923년 조선인 대학살(朝鮮人虐殺)”이 일어났다. 간토 대지진 당시 학살된 조선인들을 추도하는 9월 1일 식전(式典)에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 지사는 추도문을 보내지 않았다. 학살이라는 비(非)인도적 참혹하고도 암흑의 역사를 애써 묵살하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고이케 지사의 이 같은 묵살 행위는 8년 연속이다.
도됴도 지사 선거에서 3연속 승리를 거두고 지사직을 수행하고 있지만, 자신의 선거에 간토 조선인 학살 문제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문제였다. 그녀의 조선인에 대한 인식과 극우성향의 일본 정치권의 흐름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 같아, 한국에서 요즈음 밀정 논롼과 더불어 안타까운 마음일 뿐이다.
1923년 도쿄 일원의 간토 지방은 지진으로 인하여 궤멸적인 피해를 입었고, 민심과 사회질서가 대단히 혼란스런 상황에서 일본 내무성이 각 경찰서에 하달한 내용 중에 “재난을 틈타 이득을 취하려는 무리들이 있다. ‘조선인들’이 방화와 폭탄에 의한 테러, 강도 등을 획책하고 있으니 주의하라.”라는 내용이었다.
“조선인(또한 중국인)들이 폭도로 돌변해 우물에 독을 풀고 방화·약탈을 하며 일본인을 습격하고 있다.”라는 거짓 소문, 유언비어들이 아사히 신문, 요미우리 신문에 특필되면서 전국 각지에 나돌기 시작했다.
이 같은 유언비어를 믿은 일본 시민들과 군, 경찰에 의해 수많은 조선인(한국인)들이 대량 학살된 것은 당시의 보고서나 체험자 수기 등에서 분명히 밝혀졌다. 당시 조선인 희생자 수는 약 6,000명 혹은 6,6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추가 자료가 나오면서 희생자가 약 2만 3,058명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아사히 신문은 지난달 30일 사설에서 고이케 유리코 지사는 도위령협회의 대법요에서 “희생된 모든 분들에게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말은 하지만 학살은 천재와는 다르다“고 지적하고, 이시하라 신타로 씨를 비롯해 역대 지사들은 ”사람의 손으로 빼앗긴 생명을 떠올리는 이 식전에 추도문을 보내 온 것이 아닐까“라면서 ”고이케 지사의 태도는 인정하고 싶지 않은 과거를 묵살하는 ‘학살 부정론’으로 통한다.“고 꼬집었다.
조선인 학살은 왜 일어났을까 ?
1905년 을사늑약 5년이 지난 1910년 8월 22일 한일 병합 조약 체결 후 일본은 독립을 요구하는 사람을 ‘불령선인(不逞鮮人, 후테이센진)’이라며 강하게 탄압했다. 일본어의 후테이(不逞)는 자기 멋대로 행동하거나, 도의에 따르지 않음 등의 의미이며, 센진(鮮人)이란 용어는 ‘조선인’을 의미하는 ‘조센진’의 약어의 합성어로, 조선인을 불온하고 불량한 인물로 지칭한 용어이다.
일본 시민, 군, 경찰, 언론 등의 역할로 거짓 소문, 유언비어로 전철된 당시 사회에서 강압적으로 끌려온 조선인 노동자들이 폭동을 일으켰다며, 일본인 자경단은 길을 가는 사람들을 무조건 심문하고, 조선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주었다.
재해가 발생할 경우, 많은 사람들은 공포심이나 불안심리에 얽매여서, 사탄(악마)을 믿기 쉽고, 잠재되었던 조선인(조센진) 차별 감정에 불이 붙으면서 집단행동으로 치닫게 되는 것이 지진 등의 재해가 보여주는 교훈의 하나이다.
간토 대지진과 함께 발생한 조선인 대학살 사건이 벌어진 지 100년이 된 2023년은 증언 기록이나 자료를 펴내는 움직임이 일본 시민들 사이에 퍼졌다. 2024년에도 연구자의 강연 등 각지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일본 정부는 조선인 학살에 대해 ”정부 내에 사실관계를 파악할 수 있는 기록이 보이지 않는다“고 아사히 사설은 꼬집었다. 신문은 ”당시 ‘관동계엄사령부 상세보(関東戒厳司令部詳報)’와 도시 ‘도쿄백년사(東京百年史)’ 등 학살을 기록한 공적인 기록은 존재한다. 일부 불확실성을 드러내기 힘들어 학살 자체를 부끄럽게 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설은 ”일본 정부가 해야 할 것은 사실을 인정하고, 유언비어에 의한 살상이 왜 일어났는지를 조사해, 조선인을 포함한 외국인 희생자의 실태를 밝히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고이케 도쿄도 지사는 지난 2016년에 자신의 이름으로 딱 1번만 학살 희생자의 식전에 보내진 추도문에서 “불행한 사건을 두 번 반복하지 않고, 모두가 안전한 사회생활을 영위하도록 세대를 넘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 당연한 인식이 시간이 지나면서 학살 부정론으로 흘렀다.
일본 정부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고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맹세를 해야 한다. 한국 정부도 마찬가지다. 일본 정부의 각성 촉구와 함께 역사문제, 한국인 강제 노동자 문제, 성노예(위안부), 영토 문제 등 한일 관계 개선이라는 명분으로 일방적인 양보로 이끄는 윤석열 정부의 대일(對日)외교 대신, 떳떳하고 당당한 ‘대일 외교’로 바꿔나가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