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능숙한 줄타기 외교’

- 한국과 달리 한 국가 집중외교(one-state intensive diplomacy) 지양, - Don’t put your all eggs in one basket. - 한국, 미국과 일본에만 매달리면 모든 게 잘 풀릴 것“이라는 ”망상외교(a delusional diplomacy)“에 천착(穿鑿)된 모양새, 지양해야

2024-08-26     김상욱 대기자

하노이의 능숙한 외교적 균형 행위는 미국-중국 경쟁에서 발생하는 지정학적인 압력에 저항하기 위해 지역 블록을 적절히 활용하고 있다. 아세안(ASEAN)을 축으로 미·중 양측 모두와 원만한 외교 관계를 유지 관리하고 있다.

지난주 베트남에서 새로 선출된 지도자 또람(To Lam) 주석이 베이징으로 떠났을 때, 정치적 극장(외교무대)은 놓칠 수 없었다. 카메라가 돌면서 그는 하노이와 북쪽의 경제적 거물 사이의 섬세한 춤을 능숙하게 조종했고, 동시에 동남아시아 전역에서 자국의 전략적 이익을 증진하려고 노력했다.”

홍콩에서 발행되고 있는 영자지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25일 베트남 새 지도자 또람의 능숙한 외교를 이같이 표현했다.

베트남이 수십 년 동안 완성해 온 줄타기(high-wire act)이다. 가장 큰 무역 파트너인 중국과의 강력한 무역 관계를 보호하면서도 아세안 지역 블록 내에서 귀중한 외교적 공간을 개척하는 것이다. 나아가 남중국해에서 긴장이 고조되면서 또람의 외교적 줄타기(diplomatic juggling)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국제위기그룹(International Crisis Group)의 아시아 프로그램 부국장인 후옹 레 투(Huong Le Thu)아세안은 중국을 상대할 때 베트남의 외교적 기동 공간을 어느 정도 늘렸다고 말했다. 그녀는 베트남의 초기 희망은 중국과의 영토 분쟁을 베이징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회원국 간의 다자간 분쟁의 맥락에서 설정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 전략은 이번 달 초에 베트남 해안 경비대가 분쟁 해역에서 처음으로 필리핀 대응군과 합동 훈련을 실시하면서 전면적으로 드러났다. 분석가들은 이 움직임이 베이징의 한계선(red line)을 넘지 않으면서, 아세안 주장국과의 관계를 심화시키기 위해 신중하게 조정되었다고 말한다.

대만의 국립 쳉쿵대학교(National Cheng Kung University)의 외교 정책 전문가인 쩐 티 몽 뚜옌(Tran Thi Mong Tuyen)훈련은 군사적 기동보다는 인도주의적 노력에 주로 초점을 맞췄다면서 하노이가 비동맹의 ‘4가지 금지 원칙(four nos principle)’을 고수하면서 지역적 파트너십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한 외교적 춤(diplomatic dance)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베트남 정책은 외부 세력의 영향을 받지 않고 있으며, 이 프레임워크 아래에서 다양한 이해관계를 신중하게 균형 잡고 있다. 베트남이 접근 방식은 신중한 것이지 약함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베트남은 아세안에 가입한 후 20년 동안 아세안과 무역이 급증했다. 199658억 달러에서 20164149,000만 달러로 수출이 7배나 늘어났으며, 이는 하노이의 경제적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됐다.

국제위기그룹의 레 투는 시장 주도 경제로 이동하는 사회주의 국가인 베트남에 있어 아세안 경제 공동체의 맥락에서의 협력은 귀중한 학습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베트남은 아세안의 무역, 투자, 금융 통합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블록 내에서 점점 더 큰 외교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중국의 경제적 중력을 느끼는 이웃 국가들 사이에서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하노이는 특히 캄보디아와 라오스라는 두 나라와의 관계를 강화하는 데 주력했다. 레 투는 베트남은 중국에 추월당하기 전까지 두 나라에 가장 큰 투자국이었다고 말했다.

베트남은 아세안 내에서 영향력을 굳건히 함과 동시에 이 지역 블록을 활용하여 전략적인 방식으로 글로벌 경제 파트너십을 확대해 왔다.

레 투는 아세안과의 다양한 경제 이니셔티브는 베트남이 세계 경제에 더욱 깊이 통합되도록 준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미국, EU, 중국, 일본, 인도와 같은 경제 강국이 더 큰 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포괄적 전략적 협정(TPP) 및 지역 포괄적 경제 파트너십(RCEP)과 같은 무역 협정을 인용했다.

하지만 베트남은 모든 경제적 알(economic eggs)을 하나의 지정학적 바구니(geopolitical basket)에 담고 있지 않다. 주식투자에서 한 종목에 집중 투자를 하는 투자 방식은 위험하다는 인식이다.

세계 무역을 성장시키기 위해 일대일로 이니셔티브(BRI)를 통해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한편, 하노이는 일본과 같은 다른 출처에서 자금을 끌어와 중요한 인프라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접근 방식을 통해 베트남이 지역 문제에 대해 균형 잡힌 다자간 접근 방식을 옹호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한 마디로 미국이나 일본에 국한한 국가 집중 외교(one-state intensive diplomacy)와 동시에 중국이나 러시아와는 외교 단절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는 한국과는 달리 불균형한 외교는 지양하고 있다.

쩐 티 몽 뚜옌은 남중국해에서의 갈등 예방에 대한 아세안의 참여는 아세안이 이 지역에서 다자간 협력 메커니즘을 촉진, 연결 및 창출하는 데 있어 주도적인 역할을 유지하고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레 투는 아세안이 지역 분쟁에 대한 중립적 중재자 역할을 하는 것이 국제 파트너들에게 아세안의 매력을 높이는 데 큰 자산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경제적 이익을 넘어 안보 문제를 다루는 다양한 아세안 플랫폼은 베트남이 미국, 중국, 일본, 호주 등과 같은 주요 파트너와 교류할 수 있는 다자간 기반을 구성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아세안 등과 같은 블록과 매우 어정쩡한 외교적 관계로 다자적 균형 외교는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 형국이다. 한국은 오로지 미국과 일본에만 매달리면 모든 게 잘 풀릴 것이라는 망상 외교(a delusional diplomacy)“에 천착(穿鑿)된 모양새이다.

베트남에 있어서 아세안의 중립적 입장이 회원국들을 강대국 간의 경쟁 압력으로부터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믿고 있다. 주요 강대국, 특히 미국과 중국 간의 전략적 경쟁에서 비롯된 지정학적 압박에 대항하는 회복력을 만들어낼 수 있다.

결과적으로 베트남의 능숙한 외교적 수완은 베트남이 아세안을 경제적 엔진(economic engine)“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지정학적 견제 수단(geopolitical counterweight)“으로도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베트남 외교 지향이 한국 외교의 벤치마킹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