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와 파타, ‘정부 구성’ 베이징 합의

2024-07-24     김상욱 대기자

팔레스타인 내 두 개의 정파 중 가자지구를 실효지배를 하고 있는 하마스(Hamas)와 자치정부를 이루고 있는 파타(Fatah)가 정부 구성을 함께 하기로 한 이번 베이징 23일 합의는 두 정파의 관계 개선의 시작이 될 수 있다.

팔레스타인 파벌이면서 적대적 세력인 하마스와 파타는 중국 베이징에서 이스라엘-하마스(Israel-Hamas) 전쟁이 끝난 후 점령된 요르단 서안 지구와 가자지구를 통치할 연립 정부를 구성하겠다고 맹세하는 선언문에 서명했다고 정치 전문 매체인 폴리티코23(현지 시간) 보도했다.

23일 베이징에서 발표된 이 합의에는 12개의 소규모 팔레스타인 정당도 포함됐으며, 이는 팔레스타인 영토의 통치를 두고 오랫동안 의견이 맞지 않아 온 팔레스타인 거대 두 정파(政派) 사이의 관계 개선과 잠재적 화해의 시작이 될 수 있다고 폴리티코가 전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이슬람 강경파로 이스라엘에 적대적)나 파타(온건파로 이스라엘과 관계 개선을 원하는 정파)가 주도하는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가 가자지구를 통치하게 될 어떤 계회r도 배제했으며, 중국과의 합의도 파타와 하마스가 어떻게 협력을 할 것인지에 대한 대략적인 개요만을 제시했을 뿐이다.

팔레스타인의 오랜 적대 세력인 세속주의 파타당(secular Fatah party)”과 수니파 이슬람 정당(a Sunni Islamist party)인 하마스 간의 합의인데, 두 정당은 1980년대 후반부터 갈등을 빚어 왔다.

두 세력 간의 긴장은 지난 2005년에 끝난 2차 인티파다(Intifada, 봉기) 이후 절정에 달했다. 하마스는 2006년 팔레스타인 의회 선거에서 간신히 승리했고, 이듬해 폭력적인 점거로 가자 지구에서 권력을 장악했다. 당시 전투 중에 파타 구성원들이 체포되었고 일부는 사망했다.

하마스는 그 이후로 가자지구를 실효적으로 통치해 왔지만, 하마스의 2023107일 이스라엘 월경 공격 이후 이스라엘의 보복 군사 작전으로 인해 하마스는 지하로 잠적했다.

파타가 주도하는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는 이스라엘이 점령한 서안 지구 일부를 통제하고 있으며, 지난 10년 동안 반대 세력을 탄압하고 하마스 구성원(많은 사람이 이스라엘이 수배 중임)을 잡아들여 체포했으며 이스라엘의 공습에 거의 저항하지 않았다.

이 조직은 부패한 것으로 널리 여겨지며, 많은 팔레스타인인들은 인기 없는 안보 협력 때문에 이스라엘 점령의 하청 업체(subcontractor of the Israeli occupation)로 여긴다. 가자 지구에서 최근 전쟁이 시작된 이후 이스라엘은 서안 지구에서 작전을 강화하고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에 제재를 가했다.

하마스와 파타는 지난 2011년 이집트 카이로에서 화해 협정(reconciliation agreements)에 서명했고, 11년 후 알제리 수도 알제(Algiers)에서도 화해 협정에 서명했지만, 그 조항들은 결코 이행되지 않았다.

이번 베이징 선언(Beijing declaration)은 이스라엘이 1967년 전쟁에서 서안 지구, 가자 지구, 동예루살렘을 점령하기 전에 존재했던 국경을 기반으로 한 팔레스타인 국가를 요구한다. 하지만 그것은 두 진영이 어떻게 협력할 것인지에 대한 가장 광범위한 개요만 제공하고, 이를 이행하기 위한 시간 틀은 제공하지 않았다.

또 이 합의는 이스라엘에 대한 두 단체 간의 서로 다른 견해를 다루지 않았다. 하마스는 오랫동안 이스라엘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기를 거부해 온 반면,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는 1990년대 초에 평화 협정에 서명한 이래 이스라엘을 인정해 왔고, 2 국가 해결책(a two-state solution)을 지지하고 있다.

국제 싱크탱크인 위기 그룹(Crisis Group)의 분석가 타하니 무스타파(Tahani Mustafa)는 베이징 합의가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이 중 많은 부분은 단지 홍보용 떠들썩한 선전 활동(PR stunt)일 뿐이라며 현재 상황을 고려할 때, 두 진영 모두 이에 서명함으로써 잃을 것이 거의 없는 것이라고 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탄(Hamastan)’파타스탄(Fatahstan)’에 대해 거부하고 있다.(~stan의 의미는 home of~, 혹은 place of~라는 뜻으로 ~의 집/장소를 뜻함, 이스라엘이 경멸적으로 사용하고 있음).

이스라엘은 이 협정이 체결된 지 몇 시간 만에 이를 비난했고, 하마스는 전쟁 이후 가자 지구 운영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해서 말했다. 미국과 다른 서방 국가들은 이전에 하마스를 포함한 팔레스타인 정부가 이스라엘을 명시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한 이를 받아들이기를 거부했다.

이 베이징 공동 선언은 10개월 전쟁에서 민감한 시기에 나왔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전쟁을 종식시키고, 하마스가 붙잡은 수십 명의 이스라엘 인질을 석방할 국제적으로 뒷받침되는 휴전 제안을 검토하고 있다. 전쟁 후 누가 가자 지구를 통치할지는 카이로 협상에서 가장 해결되지 않은 문제 중 하나로 남아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가 앞으로 가자지구 운영에 참여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네타냐후는 지난 4나는 하마스탄에서 파타스탄으로 바꿀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선언하며, 두 집단 모두 이스라엘에 안보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네타냐후 정부와 이스라엘 의회는 팔레스타인 국가 창설을 거부했다. 이스라엘은 전후 가자 지구 운영에 대한 응집력 있는 비전을 제시하지 않아, 이스라엘이 이 지역을 장기간 군사적으로 통제할 가능성이 제기됐었다.

한편, 중동 평화 중재에 나선 베이징의 역할이 주목되고 있다. 아마도 이 거래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바로 장소와 중재자, 즉 중국일 것이다.

미국이 빠진 자리에서 베이징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공식 평화 협상에 참여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 지역의 중재자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하려고 노력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시진핑이 베이징의 세계적 위상을 높이고, 서방의 영향력에 대한 견제 역할을 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베이징 선언은 중국이 수년간의 단절을 겪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사이의 관계를 정상화하기 위한 협정을 중개한 지 1년 만에 나온 것이기도 하다.

싱가포르 난양이공대 국방전략연구소의 연구원인 제임스 차(James Char)는 이 메일에서 팔레스타인 정치적 파벌(특히 하마스와 파타)이 베이징 선언에 명시된 화해를 실천에 옮길 수 있다면, 중국의 중동 외교적 영향력이 확실히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