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의 착각] 네타냐후, 자신을 ‘루스벨트나 처칠’에 비유

- ICC의 결정 비난

2024-05-22     김상욱 대기자

‘착각’과 관련 명언 몇 개를 살펴보자 ;

- 나는 단 한 가지 사실을 분명히 알고 있다. 내가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는 사실이다.(소크라테스)

- 곤경에 빠지는 것은 뭔가를 몰라서가 아니라, 뭔가를 확실히 알고 있다는 착각 때문이다.(마크 트웨인)

- 성공은 형편없는 선생이다. 똑똑한 사람들로 하여금 절대 패할 수 없다고 착각하게 만든다.(빌 게이츠)

세상에는 수많은 착각 현상들이 있다. 성공을 한 사람. 정치 최고급 지도자들은 자신이 너무나 많이 알고, 너무나 자신감에 넘치며, 너무나 훌륭한 나머지 성공을 거두었다고 착각할 수 있다. 물론 그럴 수도 있지만,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착각일 수 있다.

느닷없이 ‘착각’이야기를 꺼낸 것은 이글의 제목 때문이다. 베냐민 네타냐후(Benjamin Netanyahu) 이스라엘 총리가 자신을 영국의 윈스턴 처칠(Winston Churchill) 전 수상이나 프랭클린 델라노 루스벨트(Franklin Delano Roosevelt) 전 미 대통령과 비유했다는 기사가 너무나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21일(현지시간) 미국의 정치 전문 매체인 ‘폴리티코’는 “네타냐후, 국제형상재판소를 비난하며 자신을 루스벨트와 처칠에 비유했다(Netanyahu compares himself to FDR and Churchill, blasts ICC decision)”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국제형사재판소(ICC)는 2024년 10월 7일 가자지구를 실효지배하고 있는 이슬람 정파(政派) 하마스의 공격에 대응한 이스라엘의 군사적 조치가 가자지구 주민들에 대한 집단적 처벌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1일 자신을 윈스턴 처칠과 프랭클린 델라노 루스벨트에 비유하며 자신과 정부의 국방부 고위 관리를 가자지구 전쟁범죄(war crimes) 혐의로 체포영장을 청구한 국제형사재판소를 비난했다.

이 이스라엘 지도자는 미 CNN과의 인터뷰에서 “어제 헤이그의 발표가 ‘터무니없다’고 비난하면서, ICC의 카림 칸(Karim Khan) 검사장을 “허위 혐의를 적용하고, 위험하면서도 거짓 균형(false symmetries)을 만들어낸 불량 검사”라고 묘사했다.

ICC는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 민간인을 대상으로 저지른 전쟁범죄에 대해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를 전면 포위한 것과 관련해 네타냐후와 이스라엘 국방장관 요아브 갈란트(Yoav Gallant ), 하마스 지도자 야히야 신와르(Yahya Sinwar), 이 단체 사령관 2명에게 영장을 요청했다.

네타냐후는 CNN 앵커 제이크 태퍼(Jake Tapper)에게 카림 칸 검사장이 “민주적으로 선출된 이스라엘 지도자들을 테러리스트, 하마스의 폭군과 동일시한다”면서 “그건 내가 루스벨트, 처칠은 물론 아돌프 히틀러(Adolf Hitler)에게도 체포 영장을 발부한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고 검사장을 맹비난했다.

네타냐후의 격렬한 발언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에 맞서 가자지구에서 전쟁을 수행한 것에 대해 국제적인 조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몇 달 동안 국회 의사당 의원들은 전쟁으로 폐허가 된 지역으로의 구호 흐름을 늦추려는 이스라엘 방위군(IDF)의 노력"을 비난했다. 국제 관찰자들과 구호 단체들은 또 가자 지구에서 수많은 민간인이 살해된 것에 대해 이스라엘 정부를 비난했다.

정치적 스펙트럼 전반에 걸쳐 이스라엘과 미국의 정치인들, 심지어 지금까지의 전쟁 행위를 비판해 온 일부 정치인들도 “거짓 동등성(false equivalences)”을 만들고, 이스라엘을 부당하게 조사한 이유로 어느 나라도 속하지 않은 국제 재판소를 속도감 있게 비난에 나섰다.

그 행위. 이스라엘 극우 국가안보부 장관 이타마르 벤 그비르(Itamar Ben-Gvir)는 체포 영장 발부 추진이 반유대주의(anti-semitic)라고 밝혔고, 나프탈리 베넷(Naftali Bennett) 전 총리는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 요청이 “글로벌 지하드 테러를 크게 촉진 한다”며 비난에 가세했다.

이스라엘이 민간인 사상자를 최소화하지 못했다는 비난에 대해 네타냐후는 이스라엘 방위군이 2003년 이라크 전쟁 당시 이라크 팔루자(city of Fallujah)에서 미군이 했던 것보다 훨씬 더 잘했다고 주장했다.

네타냐후는 “사망한 민간인 대 전투원의 비율은 도시 전쟁 역사상 가장 낮다. 확실히 이와 같이 밀도가 높은 도시 전쟁에서는 그렇다. 그것은 일대일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단 한사람의 목숨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성찰은 고사하고, 신뢰감이 높지 않은 통계 수치를 근거로 자신이 저지르고 있는 전쟁을 멋지게(?) 수행하고 있으며, 그러기 때문에 미국과 영국의 성과를 낸 정치 지도자에 자신을 비유시키면서, ICC의 검사장이 이른바 ‘거짓 균형(false symmetry)’을 만들어낸다며, 강하게 비난하면서도 결과적으로 자신도 똑 같은 거짓을 하고 마는 우(愚)를 범하고 있다. 착각(錯覺, illusion)은 이렇게 자유스러운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