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EV), 부정적 인식에도 '시장 확대' 전망
- 2024년 EV 전 세계 판매량, 자동차 약 1,700만 대 중 20%인 340만대 예상 - 다양한 전기차 판매 - 투자 지원 정책 - 경제성 및 충전 인프라 - 치열한 가격 경쟁 - 수요 둔화 요인 - 메이커 우후죽순 난립 - 수익 악화 전기차의 대외 수출 모색 - 추후 전기자 세계 시장과 한국 전기차 대응
“글로벌 전기자동차(EV) 혁명은 점점 줄어들기 보다는 새로운 성장 단계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파티 비롤(Fatih Birol)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이 캐나다를 포함한 전 세계 43개국에서 최근 전기 이동성의 발전을 강조하는 IEA의 최신 연례보고서가 내린 주요 결론 중 하나이다.
보고서 “글보벌 EV전망(Global EV Outlook)”은 시장의 어떤 어려움과 EV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전기 자동차 판매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올해 전기 자동차 판매량은 1,700만 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전 세계적으로 판매된 자동차 5대 중 1대 이상(전체의 20% 이상)이 전기 자동차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판매의 대부분은 중국, 유럽 및 북미에서 이루어지지만, IEA는 다른 시장에서도 활용이 유망한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내다봤다.
“3개의 주요 EV 시장(중국, 미국, 유럽)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전기 자동차 판매는 2024년 전체 자동차 판매의 약 5%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최근 몇 년 동안 나타난 높은 성장률을 고려할 때, 전기차에 대한 글로벌 대량 채택을 향한 전환점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IEA는 캐나다에서 2023년에 배터리 전기차(BEV)가 130,000대가 판매되었다고 보고했는데, 이는 2022년 판매량보다 35% 증가한 수치이다.
* 다양한 전기차 판매
IEA 보고서 전망은 “전기 모빌리티의 급증을 주도하는 요인들의 합류에 기초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나는 소비자가 이용할 수 있는 EV 유형이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전기 자동차 모델 수가 600대에 가까워지면서, 제조업체는 점점 더 다양한 선호도를 충족시키고 있다. 현재 이러한 EV 모델의 2/3는 대형 차량과 SUV이며, 이는 현재의 EV 경제성과 특정 지역에서 대형 차량을 선호하는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하려는 제조업체의 결정을 반영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이 보고서는 또 중고 전기자동차의 신흥 중고시장을 대중 시장 채택의 중추적인 촉매제로 식별한다. 새로운 세대의 전기 자동차가 출시되고 얼리 어댑터들이 업그레이드를 모색함에 따라 중고 전기 자동차의 접근성은 EV 소유권을 민주화하고, 초기 비용에 대한 우려를 완화하며 배터리 기술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를 강화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보고서는 또 경량 승용차를 넘어 차량 부문의 전기화가 탄력을 받고 있으며, EV 시장이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전기 경상용차(LCV)의 세계 시장은 지난해 50% 이상 성장했다. 마찬가지로, 2023년 전기 트럭 판매량은 2022년에 비해 35% 증가했다. 이는 처음으로 전기 버스 판매량을 앞질렀으며, 이는 전동화가 다양한 차량 부문에 어떻게 더 많이 적용되고 있는지를 강조하고 있다.
* 투자 지원 정책
IEA에 따르면, 글로벌 EV 판매 급증과 지속적인 정책 지원 및 EV 산업 투자 사이에는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보고서는 “EV 관련 정책을 채택하고 야망을 설정한 국가의 EV 판매 점유율이 더 높은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캐나다가 좋은 예이다. 2023년 12월 이 나라는 배출가스 없는 승용차와 소형 트럭의 가용성을 높이기 위한 새로운 요구 사항으로 GHG 규정을 개정했다. 전기 자동차 가용성 표준은 2026년까지 배출가스 제로 차량 판매를 최소 20%, 2030년까지 최소 60%, 2035년까지 100% 판매를 요구하고 있다.
보고서는 또 전 세계 기업들이 EV 및 배터리 제조에 대한 재정적 약속을 통해 다양한 정부 EV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중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3년까지 EV 및 배터리 제조에 대한 투자 발표는 거의 5000억 달러(약 677조 7,500억 원)에 달했다. 2023년 전 세계 자동차 판매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20개 이상의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가 전동화 목표를 설정했다.”
* 경제성 및 충전 인프라
보고서는 또 전 세계적으로 전기 자동차로의 전환 속도가 경제성에 달려 있음을 강조한다.
전기 자동차 가격은 지역에 따라 다르며, 내연 자동차는 유럽과 미국의 전기 자동차보다 저렴하다. 한편, 중국에서는 지난해 판매된 전기 자동차의 거의 3분의 2가 ICE 차량보다 저렴했다.
IEA 보고서는 “배터리 가격이 하락하고 경쟁이 심화되며 자동차 제조업체가 규모의 경제를 달성함에 따라 전기 자동차는 일반적으로 가격이 저렴해지고 있다.”면서 “그러나 ICE 제품보다 평균적으로 더 비싸다. 어떤 경우에는 인플레이션을 조정한 후 2018년에서 2022년 사이에 가격이 정체되거나 심지어 약간 증가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IEA 보고서는 증가하는 전기 자동차 판매 수요에 맞춰 충전 인프라를 확장하는 것도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이를 위해 전 세계 국가들이 차량 인센티브에 대한 자금을 조정하는 동시에 전기자동차 공급 장비(EVSE=Electric Vehicle Supply Equipment)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상호 운용성 보장에 대한 관심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예를 들어, 최근 북미 전역에서 테슬라(Tesla)의 NACS/J3400 충전 커넥터를 표준으로 채택하면, EV 운전자에게 더욱 안정적이고 편리한 충전 옵션이 제공될 것이다.
보고서는 또 대형 차량을 위한 전용 메가와트 충전 장비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메가와트급 충전기에 대한 표준 개발이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는 충전 기술을 빠르게 출시하고 차량 제조업체, 수입업체, 국제 운영업체 및 장비 제공업체가 직면한 잠재적인 위험과 과제를 완화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 치열한 가격 경쟁
특히 올해들어 IEA전망과는 달리 EV 시장의 확대 속도가 둔화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경제 전반적으로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그 나라에서 생산된 상품이나 서비스가 저렴해져서 다른 나라로 수출되는 현상인 ‘디플레이션 수출(deflation export)’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은 참시한 디자인과 고성능, 그리고 고급스러운 전포 인테리어 등으로 고객을 사로잡는데, 전기차 가격은 8700만 원 전후의 가격대가 형성되면서 자동차 메이커 간 치열한 가격 인하 경쟁을 펼치고 있다. 중국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시장은 “2024년은 피가 흘러넘쳐는 경쟁에 의한 도태의 폭풍이 온다”며 중국 내 EV 시장의 치열함을 표현했다.
중국에는 전기차 브랜드 수가 100개가 넘는다. 이 같이 경쟁이 치열하자 일부 전문가는 “중국에서 결국 살아남을 수 있는 메이커는 5개 정도일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내놓고 있다.
중국 정부는 전기차의 보급 확대를 위해 정부차원의 보조금 지급과 판매 촉진책을 내놓으며 “자동차 강국으로서 발돋음”을 목표로 시진핑 국가주석의 강력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메이커 사이의 가격인하 경쟁 등으로 시장이 암울하다는 진단이다.
중국 시장에서 2023년도 전기차 성장세는 500만 대 가량 판매가 이뤄져 전년대비 81.6%의 신장세를 보였으나, 2024년도에는 겨우 24.6%에 불과할 것으로 내다보이고, 2024년 1~3월 사이 판매 신장률은 13.3%, 3월의 경우에는 더욱 낮아져 11.1%의 신장세를 보였다.
* 수요 둔화 요인
중국 시장의 수요 둔화요인으로는 ▶ 도시에서의 수요 둔화 ▶ 배터리 1회 충전 주행거리에 대한 불안감 확산 ▶ 경기둔화로 소비자들의 절약 지향의 확산 등이 꼽히고 있다.
이 같은 둔화 현상에 따라 중국 전기차 메이커들 사이에서 가격 인하 경쟁에 돌입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특히 도시지역에서의 수요 둔화가 보이자 눈길을 농촌지역으로 돌려 EV 판매 확대를 도모하고 있지만, 역시 배터리 충전소의 절대 부족으로 판매가 신통치 않다는 분석이다.
설령 설치가 되어 있는 배터리 충전소도 상당수가 작동이 제대로 되지 않아 충전소 이용률이 매우 저조한 상황이다. 중국 정부는 충전소 건설비의 70%, 운용비용의 5%를 보조금으로 지급하면서 전기차 판매 확대를 꾀하지만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중국 전기차는 대체적으로 배터리 1회 충전으로 800km주행, 최고시속은 265km, 가격은 무려 최하 3900만 원까지 내려가고 있지만, 판매는 신통치 않다는 중국 언론의 보도이다.
* 메이커 우후죽순 난립
중국 통신업체인 ‘샤오미’가 전기차 시장에 뛰어 들었다. 지난 2021년 EV사업에 참여하겠다고 천명한 지 3년 만에 신형 전기차를 등장시켰다. 샤오미 올 3월부터 신차를 시장에 출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출시 1개월 만에 무려 7만 5천 대 판매 계약을 맺었다.
역시 통신 대기업 ‘화웨이’도 통신 분야의 강점을 살려 기존 자동차 메이커들과 협업, 새로운 기능의 전기차를 내놓는 등 활동을 시작했다. 화웨이는 자사의 자율주행(self-driving) 시스템에 소프트웨어를 가미, 비즈니스 모델 전기차 개발을 뛰어들어 판매 2.5개월 만에 무려 10만 판매 계약을 성사시키는 등 기적적인 현상을 낳았다.
이 같이 전기차가 대세로 자리잡아가자 이업종(異業種)의 EV산업으로의 신규 참가가 러시를 이루면서 격렬한 경쟁 시대에 돌입하게 됐다.
* 수익 악화 전기차의 대외 수출 모색
중국의 전기차 시황이 어려워지자 해외 수출로 돌파구를 찾아 나서고 있다. 예를 들어 중국의 전기차 대기업 비야디(BYD)는 지난 2월 자사 전기차를 전용 수송선에 실어 독일로 보냈다. 비야디는 유럽시장 점유율 5%를 목표로 삼고 독일 시장 대공세를 펼치기 시작했다. 5월부터 본격적으로 독일에서 판매를 시작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중국 ‘코펑자동차’도 지난 3월 독일세 자사 전기차 시승식을 가졌다. 유럽은 전통적으로 가솔린 자동차 메이커들의 산실이다. 그러나 중국의 ‘과잉생산’에 ‘저가(低價)’를 무기로 유럽 대공세를 취하기 시작했다.
즉 중국이 ‘디플레이션 수출’ 대상지를 유럽지역으로 삼자, 유럽은 경계감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중국산 전기차라 유럽 땅을 누비게 될 경우, 유럽 내 일자라기 상실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따라서 유럽연합(EU)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특별 조사, 관세 인상 등 다양한 대책을 강구하고 나섰다.
유럽은 중국의 배터리 메이커, 소재 메이커 등이 진출해 있어 EU는 규제를 더욱 더 강화해 가는 추세이다.
유럽과 마찬가지로 미국 시장도 저가의 중국산 전기차의 상륙을 극도의 경계심으로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국의 디플레이션 수출을 우려하고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5월 14일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현행 25%에서 4배인 100%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의 과잉생산에 따른 저가 공세가 미국 시장에서 이뤄지면 미국기업은 물론 노동자들도 위협을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바이든 정부는 중국산에 대해 ‘불공정한 무역’이라며 통상법 301조를 발동하는 등의 검토를 하고 있다.
* 추후 전기자 세계 시장과 한국 전기차 대응
국제에너지기구(IEA) 보고서 등은 전기차 시장이 일시적으로 둔화 현상을 보이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성장 트렌드를 보인다는 전망이다. 특히 배터리 성능 향상, 차량비용의 적정선 유지, 편리성 개선, 혁신적 디자인 등을 무기로 앞으로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중국의 전기차 시장이 급변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이나 일본 등 메이커들은 급변에 대한 대응책 마련 시기가 빨리 다가오고 있다. 당연히 한국 자동차에도 그 영향은 불가피하다.
유럽과 미국이 중국산 전기차 규제 검토 등이 이뤄지고 있어, 중국 당국은 이를 피하기 위한 대책의 하나로 동남아시아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 같이 전기차는 국가, 지역에 따라 천차만별로 그 속도와 요구되는 차종, 디자인, 성능, 가격 등이 다를 수밖에 없다. 나아가 각국의 정치적 상화도 전기차 시장의 판도를 좌지우지할 수 있어, 기술적, 경제적, 외교적 노력들이 융화되어, 차별화된 전략으로 승화시켜야 하겠다.
세계적 기후변화에 따른 탈탄소 시대를 열겠다는 파리협정 등 전기차 등 청정네너지 차량의 확산은 장기적 확대 트렌드로 불변(不變)해 보인다.
특히 주의할 점은 중국은 과거의 중국이 아니라는 점이다. 저개발국, 후진국, 저기술국, 빈국 이라는 과거의 인식에서 벗어나야 재빠른 대응이 가능해진다. 중국의 전기차 개발 능력은 기대 이상이다. 개발속도, 기술향상 능력, 디자인 개발 등 만만치 않은 능력을 보이고 있음은 인정한 바탕에서 대응책이 마련돼야 한다.
한국의 경우, 북미 투자를 보다 더 활성화하고, 지역, 국가별 맞춤형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되 신속 대응이 우선이다. 기업, 정부의 외교력이 융합되어 신속한 대응하지 않을 경우, 순식간에 시장지위를 잃을 가능성이 높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