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중견 지방은행 ‘퍼스트 시티즌스’ 파산한 SVB인수

- 2022년 말 총자산은 약 1091억 달러(약 141조 9,391억 원)로 미국 전역 30위 수준 - 시그니처 뱅크(Signature Bank), 뉴욕 커뮤니티 뱅크(NYCB)가 인수하기로

2023-03-27     김지영 기자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 FDIC는 26일(현지시간) 부실로 파산된 실리콘밸리은행(SVB)를 미국 동부 노스캐롤라이나 주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은행지주회사 “퍼스트 시티즌스 뱅크 쉐어스(First Citizens BancShares, Inc.)"가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미 CBS, NBC 뉴스 등 현지 언론들은 “FDIC는 경쟁 입찰에서 SVB 인수처 선정을 진행했으나, 난항을 겪으면서 중견 지방은행이 맡게 됐다.”고 보도했다.

따라서 지주회사 산하에 중견 지방은행 ‘퍼스트 시티즌스 뱅크’를 갖는다. 이곳은 1898년 창업으로 전미 21주에 500개가 넘는 지점망을 갖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 따르면, 2022년 말 총자산은 약 1091억 달러(약 141조 9,391억 원)로 미국 전역에서 30위 수준이었다.

퍼스트 시티즌스는 SVB의 720억 달러(약 93조 7,080억 원)의 자산을 약 165억 달러(약 21조 4,747억 원) 할인된 가격에 매입한다. 약 900억 달러(약 117조 1,350억 원)의 유가증권 등의 자산은 관리인에게 남는다.

FDIC는 퍼스트 시티즌스사의 보통주 평가권도 취득한다. 상업대출에 대해서는 SVB를 관리하는 FDIC와 퍼스트 시티즌스 간 손실을 분담하는 계약을 맺었다.

SVB의 자산을 승계한 브리지뱅크 17개 지점은 27일 퍼스트 시티즌스 매장으로 문을 열 예정이다.

한편, SVB는 테크 관련 스타트업과 거래가 많아 미국 서해안 실리콘밸리 생태계의 핵심을 담당하고 있었다. 보유 채권에서 손실을 기록하면서 경영 불안이 확산되면서 스타트업 벤처캐피털(VC) 등 예금자들이 일제히 예금을 인출했다. 이른바 초고속 디지털 뱅크런(High speed digital bank run)이 벌어져 단시일에 파산을 맞이했다. 금 융통에 막힌 것으로 지난 3월 10일 파산, FDIC의 관리 하에 들어가 있었다.

FDIC는 SVB의 경영 파산 후 곧바로 입찰을 시작했지만, 대형은행이나 지방은행 대기업은 손을 들지 않았던 모양이다. 따라서 20일 입찰 마감을 24일까지 연장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FDIC는 부득이 ‘상업은행’ 부문과 ‘자산운용’ 부문을 나눠 입찰에 부치는 등 보다 입찰하기 쉬운 조건으로 변경해 인수자 찾기를 진행해왔다. FDIC는 SVB 파산에 따른 예금보험기금 부담을 약 200억 달러로 잡고 있다.

12일 부실화된 뉴욕 주 지반 시그니처 뱅크(Signature Bank)의 예금과 자산 일부는 같은 NY주 지반의 은행지주회사 뉴욕 커뮤니티 뱅크(NYCB=New York Community Bank)가 인수하기로 이미 결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