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정 대못 박기 당장 멈춰라”

준비도, 합의도 없이 ‘기승전 고교학점제’?

2021-11-24     최창규 기자

교육부가 24일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주요사항’을 발표했다. 고교학점제를 위한 과목 선택권 확대와 진로연계학기 도입, 생태전환교육 및 디지털교육 강화, 민주시민교육 전 교과에 반영 등이 주 내용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교총)는 “기승전 고교학점제, 기승전 민주시민교육, 기승전 분권화에 매몰된 총론”이라며 “준비도, 합의도 실종된 교육과정 대못 박기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교총은 “합의되지 않은 대립적‧이념적 민주시민이 아닌 홍익인간에 기초한 인성 함양과 능력 계발을 강조하고, 준비되지 않은 진로‧선택과정에만 매몰돼 학력 저하와 격차를 초래할 것이 아니라 기초학력을 보장해 학생들이 미래를 살아갈 힘을 길러 주는데 방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총론 주요 개정 방향에 대해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된 지 얼마 안 된 상황에서 또 교육과정을 전면 개정하는데 대해 현장은 매우 회의적이며, 그 가운데 민주시민교육과 생태전환교육, 노동 및 인권의 가치 등에 대한 내용만 과하게 강조하는 것은 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정치적 맥락이나 수년 간 학교 현장의 경험을 비춰볼 때, 민주시민교육과 노동인권교육 등은 가치중립적이기보다는 특정 가치만 부각되는 현실”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특히 모든 교과에 민주시민교육 내용을 편제토록 하는 것은 특정 이념‧가치의 과잉으로 비판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교총은 지난 4월 한 여당 의원이 홍익인간을 삭제하고 민주시민을 강조한 법 개정을 추진한 일, 올 신학기 세종교육청이 촛불집회 기록집인 ‘촛불혁명’을 민주시민교육 자료로 일선 학교에 일방 배포한 일 등을 예로 들었다.

또한 “사회와 도덕교과 외 모든 과목에서 배울 수 있도록 교과서를 재구조화하는 연구 용역이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심지어 예체능 과목에서도 인권, 혐오, 차별, 사회정의와 불평등, 비판적 사고와 실천 등 민주시민교육의 주요 개념과 연결되는 작품 감상이나 활동을 강제하는 구체적인 방법론이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져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10만 명 넘는 국민이 참여해 정부·여당이 민주적 숙의 과정이라고 홍보한 ‘국민참여단 설문조사’ 결과, 초·중‧고에서 강화돼야 할 교육영역은 인성교육(36.3%)이 가장 높았고, 독서 등 인문학적 소양(20.3%), 진로·직업 교육(9.3%) 순으로 나타났다. 민주시민교육(5.1%)은 6번째였을 뿐이다.

교총은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노동인권교육은 의견조사도 하지 않았고, 여타 부분도 후순위였는데 개정안에서 과하다 할 정도로 강조하는 이유를 교육부는 설명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국민과 함께 교육과정을 개발하겠다고 했지만, 사실상 정권의 입맛에 경도된 것으로 비춰질 수 있음을 주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교학점제 2025년 도입을 기정사실화 하고 교육과정 개정을 추진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교원 확충, 대입 개편, 교육격차 해소 등 고교학점제 도입의 전제 조건은 전혀 준비되지 않아 현장에서는 제도 도입 자체를 회의적으로 보면서 반대하고 있다”며 “그런데도 모든 것을 다음 정권에 떠넘기고 교육과정만 먼저 개정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