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성 북한 도발, 대(對)한미 대화만이 살길

2021-09-14     김상욱 대기자
일본

학습된 행위가 되풀이되어 생기는 비교적 고정된 반응 양식” ‘습관이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이다.

북한이 또 습관성 도발을 감행했다. 13일 북한은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의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북한 매체가 보도했다. 북한은 올해 들어서만 어제 도발을 포함해 모두 4번째이다.

어제 시험발사를 한 순항미사일은 탄도미사일이 아니기 때문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위반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그러나 1500km거리를 비행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일본 전역까지 도달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일본 정부가 깊은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며, 북한을 매개체로 내부 정치수단을 활용해 온 것도 일본 극우 성향의 정부도 습관성 도구로 이용해왔다.

북한의 습관성 도발에 일본의 습관성 국내정치 이용이 반복되어 왔다. 북한은 인민들의 생활고는 아랑곳하지 않고 끝없는 군비강화와 도발의 무모함을 습관적으로 해오고 있다. 도발의 습관은 무모함을 인식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는 북한의 경제적 곤경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도 한국과 미국 바이든 행정부와 대화에 응해야 한다. 대화 없는 도발은 북한 경제를 더욱 어렵게 할뿐이다.

김정은 총비서는 지난 1월 중장거리 순항미사일을 개발했다고 밝힌 적이 있다. 또 여동생 김여정 부부장은 8월 한미연합군사훈련(지휘소훈련) 때 반드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반발하며 위협하기도 했다. 아마 이번 순항미사일 발사 도발도 그 대가 중의 하나일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북한의 행보에는 대화의 여지를 남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3일의 저강도 순항미사일 시험발사 도발은 미국과 한국에 메시지를 줌과 동시에 특히 미국과의 관계 악화를 원하지 않고 있으며, 조건에 따라서는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김정은 총비서는 지난 6월 미국에 대해 대화도 대결도 준비해야 한다는 미묘한 어조로 협상에 관심을 나타내기도 했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북한 핵 관련 시설의 재가동 움직임이 있다고 미국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는 전하고 있다. 물론 북한의 그래왔듯이 단지 감시위성에 잘 보이도록 핵 시설 재가동 움직임을 진행시킬 수도 있다. 실제 재가동이든 위장가동 움직임이든 미국에 양보를 얻어내려는 북한의 상투적인 수단이다.

지난 20192월 하순 베트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트럼프-김정은)이후 현재까지 2년 동안 양측 사이에는 공식적인 대화가 단절되고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문제의 일괄 합의를 도출하려 했던 전 행정부와는 달리 북한의 단계적 비핵화를 지향하는 현실적인 접근법을 내놓고 있으며, 대화의 재개를 요구하고 있지만 북한은 요지부동(搖之不動)이다.

미 국무부의 성 김 대북특별대표는 북한과 언제 어디서든 만날 것이라고 말을 해도 북한은 이에 회답이 없다.

이 같이 북한이 요지부동한 배경에는 (1) 미국에 대한 극도의 경계감 (2)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의 공포 등이 깔여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이든 북한을 대화의 무대로 끌어내는 노력을 한국을 비롯 미국 그리고 주변국들의 끊임없이 해야 할 것이다.

최근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 간에 올 들어 2번째 전화 회담을 하고, 기후위기 등 양측의 이익이 일치되는 분야에서는 서로 협력하기로 했다. 한반도 비핵화도 바로 이 영역에 해당된다.

김정은 체제 보장을 위해 가장 중시하는 협상 상대인 미국과의 최대의 후원국인 중국과의 협력이 문제해결에[ 필수적이다. 당연히 한미일 3국 공조 역시 매우 소중한 틀(frame)이다. 914일 한미일 3국 대북특별대표들이 도쿄에서 회동한다. 예를 들어 식량, 에너지, 코로나 백신 등 북한을 움직이게 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14일 사설에서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한국의 문재인 정부는 대북 제재완화에 의욕적이지만 분별없는 지원은 근본적 해결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대화의 모멘텀을 찾아내기 위한 한국과 주변국의 노력과 함께 북한의 전향적인 태도변화가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