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빌딩 보유세, 아파트의 1/8?

경실련 "빌딩도 공시지가 올리고 종부세 부과해야"

2021-08-25     이준호 기자

경실련이 서울에서 거래된 1천억 이상 고가빌딩의 공시지가를 거래가와 비교한 결과 공시지가 시세반영률이 평균 39%에 불과한 것으로 25일 나타났다. 국토부가 심상정 의원실에 제출한 ‘수도권 빌딩 100억 이상 거래내역(200.6~2021.5)’ 중 2017년 이후 거래된 1,000억 이상 고가빌딩 113건을 분석한 결과이다.

조사 결과 113개 고가빌딩의 거래금액은 34조 6,191억이고, 공시가격은 16조 2,263억으로 거래가의 47%만 반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는 2017년 51%에서 2021년 44%로 더 떨어졌다. 아파트 공시가격(토지+건물)의 시세반영률이 2017년 69%에서 2021년 70%인 것에 비해 매우 낮다.

상업업무 빌딩은 과세기준인 공시지가의 시세반영률도 아파트보다 낮고 보유세 부과체계도 다르다. 아파트는 토지와 건물을 통합평가한 공시가격 기준으로 보유세가 부과되지만 상가업무 빌딩은 건물시가표준액과 공시지가로 분리과세되고 있고, 아파트와 달리 건물에 대해서는 종부세가 부과되지 않고 토지에 대해서만 부과된다.

경실련에 따르면 현재처럼 공시지가와 건물시가표준액, 상가업무 빌딩 종부세율 0.7%를 기준으로 재산세와 종부세를 산출하면 113개 빌딩의 보유세액은 765억이고 보유세 실효세율은 0.22%이다.

하지만 공시지가 시세반영률을 아파트와 동일한 수준인 시세의 70%로 가정하고, 종부세율을 1주택자와 동일하게 3%로 가정하여 산출하면 보유세액은 5,858억으로 늘어나고 보유세 실효세율도 1.69%로 현재의 8배가 된다. 결과적으로 수백, 수천억원의 빌딩을 소유한 재벌·건물주들이 아파트를 보유한 개인의 1/8밖에 안되는 세금부담으로 5천억의 세금특혜를 누린다는 지적이다.

경실련은 “지금처럼 아파트보다 낮은 공시지가와 종부세율은 재벌 건물주들에 대한 막대한 보유세 특혜를 조장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세금부담은 낮고, 매매차익과 임대소득 등의 막대한 이득을 기대할 수 있어 기업들이 생산 활동은 뒷전인 채 부동산 투기에 나서고 있고, 재벌법인의 부동산 소유 편중이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경실련은 “불공정 공시지가로 국민을 속이고 공정한 보유세 징수를 방해해 온 관료들을 처벌하고 국회는 재벌법인, 부동산부자 등이 소유한 상가업무 빌딩 등의 보유세 특혜를 없애기 위한 법 개정에 나서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