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러 외교관 20여 명 출국 명령

국무부 “비자 만료”…러시아는 반발

2021-08-04     최창규 기자

미국 국무부가 워싱턴에 주재하는 러시아 외교관 24명에 대해 오는 9월 3일까지 출국을 명령했다고 주미 러시아 대사가 말했다.

4일 VOA에 따르면 아나톨리 안토노프 대사는 미국 외교전문지 ‘내셔널인터레스트(National Interest)’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측으로 출국자 명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이들의 비자 유효기간이 만료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안토노프 러시아 대사는 미국이 비자 발급 절차를 극도로 강화하는 바람에 그들 가운데 대부분이 후임자도 교체하지 못한 채 미국을 떠나게 됐다고 반발했다.

이에 대해 미국 정부는 '추방 조처'가 아니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안토노프 대사의 말은 부정확하다며, 러시아 정부는 외교관들의 비자 유효기간이 3년인 것을 이미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자 유효기간이 만료되면, 각 개인은 미국을 떠나거나, 또는 비자 연장 신청을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또 이번 조처를 최근 러시아 주재 현지 인력 해고 문제와 관련짓는 것도 경계했다.

앞서 미국 국무부는 지난주,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관이 채용한 현지 주민 182명을 8월 1일부로 해고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러시아 정부가 러시아 주재 외교 시설에서 일하는 러시아인이나 제3국 국적자들에 대한 채용 규제를 강화한 데 따른 것입이. 이 때문에 채용 조건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이 대거 일자리를 잃게 됐고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관은 미국 비자 신규 발급 등 일상적인 영사 업무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