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매년 핵탄두 5개 제조 가능”

영∙러 연구소 “핵탄두 소형화 기술 보유 추정”

2021-07-15     최성민 기자

북한이 매년 5개의 핵탄두를 제조할 역량을 지닌 것으로 추산하는 영국과 러시아 연구기관의 공동 보고서가 최근 공개됐다.

15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와 러시아 에너지안보연구소(CENESS)가 합작해 공동 발간한 ‘한반도의 북한 전략 역량과 안보’ 보고서가 14일 공개됐다.

3부로 구성된 80쪽 분량의 이번 보고서는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역량을 설명하고 북한과의 긴장완화, 신뢰구축 또 북한 비핵화를 위한 잠재적 방안들을 열거했다.

보고서는 우선 플루토늄과 고농축우라늄(HEU)과 같은 핵무기급 물질 생산에 사용되는 북한의 핵심 핵시설은 대부분 서유럽에서 유래한 기술을 사용해 자체 건설됐다고 밝혔다.

또 오늘날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은 대체로 자력으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강력한 (대북)제재로 인해 (핵)프로그램 진행이 지연되고 관련 비용이 늘어났을지 모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막지는 못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현재 북한이 보유한 핵분열성 물질에 관한 추정치와 관련해 우선 지금까지 북한에서 생산된 플루토늄의 총량은 38~50kg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지난 6차례의 핵실험에서 총 20kg의 플루토늄을 소비했다면 2020년 9월 기준으로 북한의 플로토늄 비축량은 18~30kg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의 고농축우라늄(HEU)의 총 생산량은 2020년 9월 기준으로 230-860kg으로 파악되며, 북한이 지난 2013-2017년 사이 진행한 핵실험에서 50kg의 고농축우라늄이 사용된 것으로 가정할 때 현재 북한에 남아 있는 양은 180-810kg 정도일 것으로 추산했다.

따라서 이는 고농축우랴늄을 사용한 핵탄두를 하나 만드는 데 통상 약 20kg의 고농축우랴늄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핵탄두 9~40개를 제조할 수 있는 양이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북한이 매년 최대 6kg의 플루토늄과 100kg의 고농축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연간 핵탄두 5개를 생산할 수 있다는 합리적인 추정을 가능케 한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해당 보고서의 공동저자인 러시아의 안톤 클롭코브(Anton Khlopkov) 에너지보안연구소장은 14일 이번 보고서 관련 토론회에 나와 오늘날 북한의 우선 순위는 대미 억지력 확보와 강화라고 지적했다.

그는 나아가 북한이 핵탄두를 소형화하는 기술 역시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의 공동 저자인 미국의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는 이날 북한의 핵 관련 제조 역량의 대부분이 영변 핵시설에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지난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논의됐던 북한의 영변 핵시설 폐기가 다시 논의돼 실현된다면, 북한의 핵분열성 물질 제조 능력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