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민주세력, 그토록 망설였던 로힝야족에 ‘시민권’

- 쿠데타 세력 군부에 대항

2021-06-05     김상욱 대기자
NUG가

지난 21일 전격적으로 미얀마 군부 세력이 쿠데타를 일으켜 집권 자리에서 강압적으로 물러나게 된 민주세력으로 구성된 거국 국민통합정부(NUG, National Unity Government)4일 그동안 인구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버마족들의 눈치를 보느라 머뭇거렸던 국적법을 변경, 이슬람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에게 시민권을 부여할 방침을 나타냈다.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미얀마의 민주화의 상징이자 지도자로 명성을 날린 아웅산 수치 전 국가고문 겸 외무장관은 정권을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로힝야족에 대한 올바른 조치를 하지 않아 국제사회로부터 노벨평화상을 취소해야 한다는 등 아웅산 수치를 향한 거센 비난이 일었다.

그러나 뜻하지 않게 군부 세력에 쿠데타라는 일격으로 정권을 잃은 민주세력은 로힝야족에게 시민권을 부여함으로써 그동안 비난에서 벗어나면서 군부세력에 대한 강력한 대항을 모색해 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NUG가 국제협력부 장관에 임명된 사사(Dr. Sa sa)는 로힝야에 대해 형제자매라면서 우리가 정리한 것은 평화로 가는 로드맵이라고 강조했다. 사사 장관은 이번에 국적법을 변경해 정한 기본 방침에 대해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로힝야의 박해가 일어난) 서부 라카인 주에 안정이 되돌아오면, 민족이나 종교, 성별을 문지 않는 모든 미얀마인들에게 평화와 정의가 오게 될 것이라며 단결을 호소했다.

로힝야족은 군사정권 아래에서 미얀마 고유의 민족이 아닌 것으로 규정되었으며, 1982년 국적법에 따라 시민권을 박탈당했었다. 로힝야족은 미얀마의 다수 불교로부터 오랫동안 차별대상이 되어 왔으며, 2017년에는 치안부대의 (로힝야족) 소탕작전으로 70만 명의 로힝야족이 이웃인 방글라데시로 피신해 갔다.

국민통합정부 NUG의 이 같은 방침에 대해 로힝야족의 반응은 아직 알려진 것이 없다.

NUG가 지난 5월에 결성을 선언한 국민방위대에 대해서는 군의 위법한 쿠데타의 결과라고 강조하고, “(군에 대한) 압력의 하나이며, 전략적인 것이라고 사사 장관은 정당성을 호소했다.

한편, 미얀마에서는 4일 오후 5(한국 시간 오후 730)부터 약 1시간 동안 인터넷 접속이 전면 차단되기도 했다. 복수의 인터넷 접속 사업자들에 따르면, 접속 차단은 당국이 지시한 것으로 구체적인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같은 시간에 NUG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어, 이를 방해할 목적으로 보인다.

낮 시간에 고정회선을 포함해 모든 회선이 차단된 것은 지난 27일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