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958년 대만 위기 때 중국에 핵 공격 검토

2021-05-25     김상욱 대기자
그는

중국이 대만(Taiwan)의 진먼다오(金門島 : 금문도)에 포격을 가한 1958년 대만해협 위기로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당시 행정부가 중국 본토에 대한 핵 공격에 대한 구체적인 검토 정황이 드러났다.

대니어 엘즈버그(Daniel Ellsberg) 미 국방부 비밀문서 폭로로 알려진 대니얼 엘즈버그가 보유하고 있던 기밀문서를 기초로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NYT보도에 따르면, 당시 미 행정부가 중국에 대한 핵사용을 검토했다는 것은 지난 20084월 공개된 기밀문서를 통해 이미 밝혀졌다. 이번 보도로 보다 더 자세한 내용이 드러나게 됐다.

NYT는 로런스 쿠텔 태평양공군사령관은 미국과 중국 간에 전투가 벌어질 경우, 중국 본토에 핵을 선제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을 요청하고, 중국의 공군기지로 압축해 공격하는 방안을 지적했다.

미군 고위 관리들 사이에서는 소련이 중국을 지원해 핵 공격으로 보복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였지만, 그래도 진먼다오(금문도)를 잃는 것보다 낫다는 판단이 섰다는 것이다.

당시 트와이닝 합참의장도 공군기지에 대한 핵 공격을 하더라도 중국이 포격을 멈추지 않으면, 북으로 상하이까지 핵 공격을 가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금문도)을 지키는 게 국책이라면, 그런 결과는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결국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핵 공격안을 접고, 우선 재래식 무기에 의한 반격을 결정했다고 한다. 다만 정부 내에선 중국이 포격을 멈추지 않으면, 조만간 핵 공격을 감행할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2차 대만해협 위기는 19588월 중국군이 진먼다오를 포격하면서 시작, 1개월 반 만에 수습됐다. 대만이 실효지배하고 있는 진먼다오는 대만 본섬에서 서쪽으로 약 270km떨어져 있지만 중국 푸젠성(福建省, 복건성) 아모이로부터는 약 5km밖에 떨어져 있지않아 중국 본토에 매우 가깝다.

엘스버그는 23일 트위터에 왜 이 타이밍 좋은 정보가 아직도 기밀 취급인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고한다. 이 비사(秘史)에서 배워 무모한 일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는 글을 올렸다. 엘스버그는 이 같은 정보를 2017년 온라인에 공개했지만, 당시에는 주목을 받지 못했다. 대만을 둘러싼 미-중 대립이 깊어져, 이번에 미국 신문의 힘을 빌려 여론에 널리 퍼지게 하는 형태로 공개를 결정했다고 한다.

그는 1958년 미 정권 관계자가 그 후나 현재의 정권에 비해, 어리석거나 생각이 얕거나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뉴욕타임즈에 말했다. 최근 미·중 갈등으로 미국 내에서 핵사용의 기운이 높아질 수도 있다는 경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