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나발리’ 석방 시위대 1700명 구속

- 러시아 집권측, 강경자세 천명 - 러시아 전국 95개 도시 동시 다발 시위

2021-04-22     김상욱 대기자
미국은

수감 중인 러시아의 반체제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리(Alexei Navalny)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가 21(현지시간) 러시아 전국의 도시에서 행해졌다.

나발리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는 3개월 만의 일이다. 푸틴 정권측은 무허가 위법 시위라며 구속 활동에 착수했다. 러시아의 인권감시단체 ‘OVD 인포(OVD-Info)’에 따르면, 22일 이른 아침(한국시간) 까지 약 95개의 도시에서 참가자 1700명 이상이 구속됐다고 로이터 통신 등 복수의 외신들이 22일 보도했다.

모스크바 중심부에서 열린 시위에서는 다수의 시민이 나발리를 해방하라, 러시아에 자유를!”그리고 나발리에게 자유를, 의사를 들여보내나!” 등의 구호를 외쳤다. 전체 참여 인원은 알 수 없지만 최소한 수만 명은 됐을 것으로 보인다. 나발리의 부인 율리아(Yulia)도 시위에 참가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수십 대의 경찰 승합차가 모스크바 중심가에 배치됐다. 시위자들이 모이기를 바랐던 광장은 붉은 광장처럼 금속 장벽으로 묶여 있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는 300여 명이 시위를 벌였고 일부는 정치범들을 위한 자유, 전쟁, 억압, 고문 금지라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 있는 19세의 학생 일야(Ilya)모든 사람들은 현 푸틴 정부가 국가를 위해 새로운 제안을 할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우리는 새로운 세대의 정치가가 필요하다. 나는 나발니를 그들 중 한 명으로 본다고 말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다른 곳에서는 경찰들이 시위대를 체포하기 위해 무력을 사용했다. 러시아 극동 마가단(Magadan)에서는 경찰관들이 한 남자를 강제로 땅에 떨어뜨리고 그의 팔을 뒤로 젖히는 등 강밥적인 행동들이 난무했다.

시위는 나발리의 건강 상태가 교도소 내에서 악화되자 지원 단체들이 석방을 촉구했다.

푸틴 정권측은 시위 단체를 테러 조직과 같은 의미로 모든 활동이 적발 대상이 되며, 이들을 과격주의 단체로 지정하는 법적 절차를 개시함과 동시에 이들 단체 사무실을 압수 수색했다. 이날 시위에서도 다수의 참가자를 구속하고 물러서지 않겠다는 자세를 다시 한 번 보였다.

나발리의 구속으로 지난 123일과 131일에 러시아 전국에서 행해진 시위에서는, 이틀 모두 합계 10만 명 이상이 참가했으며, 구속자수도 각각 4~6천명 규모에 이르렀다.

이번 시위가 1월보다 소규모화한 배경에는 그 후의 재판으로 시위자들의 수감 확정과 정권 측으로부터의 압력이 강해지고 있는 것뿐 아니라 참가자내에 시위를 해도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퍼지면서 시위는 헛수고라는 분위기도 있다고 한다.

지난해 러시아 당국이 부인한 신경 작용제 공격에서 살아남은 44세의 나발리는 3주 동안 굶은 뒤 몸이 마르고 허약해졌으며, 그의 동료들은 그가 신부전이나 심장마비를 일으킬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은 러시아에 만일 그가 죽으면 그 결과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 상원 외교위원장인 밥 메넨데즈(Bob Menendez) 상원의원이 러시아 정부에 나발니에게 의료 지원을 촉구하며 제재를 촉구하고, “이는 야만적인 행위이며, 우리는 침묵할 수 없다고 말했다.

나발니의 운명을 둘러싼 대립은 경제 제재, 외교적 추방, 우크라이나 인근 러시아군 증강 등으로 이미 악화되고 있는 모스크바의 서방과의 악화되고 있는 순간을 의미한다.

유엔 인권 전문가들은 러시아 정부가 나발니를 해외에서 의학적으로 평가하도록 할 것을 촉구했다. 그들은 그가 고문에 해당할 수 있는 조건에 갇혀 있기 때문에 그의 생명이 위험하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나발니의 대변인인 키라 야르미쉬(Kira Yarmysh)와 동맹인 류보프 소볼(Lyubov Sobo)은 수도 모스크바에서 집회가 열리기 몇 시간 전에 집 근처에 감금되었다. 유럽연합 정상회의를 주재하는 찰스 미셸(Charles Michel) 유럽평의회 의장은 이들의 체포가 참담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