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주 김일성영생탑에 고압선 철조망

체제 저항 잠재 세력들 테러 대비 추정

2021-04-06     최창규 기자

북한 당국이 평안북도 신의주철도역 인근에 있는 김일성영생탑에 고압 전기철조망을 설치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이 6일 전했다.

평안북도 신의주의 한 주민 소식통은 3일 “신의주청년역 주변에 위치하고 있는 김일성영생탑에 고압전기철조망을 설치하는 작업이 3월 20일 시작되어 지난 2일 완전히 끝났다”면서 “중앙의 지시에 따라 급히 설치된 철조망에는 고압전기가 흐르고 있어 누구도 접근이 불가능하다”고 방송에 전했다.

소식통은 “영생탑을 둘러싼 철조망 한 쪽에는 사람들이 드나들 수 있도록 여닫이 문이 역전 방향으로 설치되어 있다”면서 “태양절(4.15)을 비롯한 국가명절 때마다 꽃을 증정하는 행사 참가자들이 철조망 안으로 들어가 영생탑에 헌화할 수 있도록 출입문을 별도로 설치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이어서 “당국이 갑자기 우상화 영생탑에 고압의 전기철조망을 설치하고 공포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것은 신의주지역에 체제에 저항하는 잠재 세력들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평안북도에서만 코로나 방역과 부정부패 혐의로 처형당하거나 출당 철직된 간부만 수십 여 명이 넘으니 수뇌부가 불안감을 갖는 건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 용천군의 한 주민 소식통은 4일 “지난해부터 김정은이 권력기관의 부정부패를 척결한다며 평양 김일성고급당학교 교장 등 핵심간부들을 처형하거나 출당 철직했는데, 숙청된 간부들은 대부분 평안북도의 당, 행정기관 출신이었다”고 지적했다.

소식통은 “작년 신의주세관에서 세관간부들이 무더기로 체포되어 처형되며 피바람이 불었던 사건의 내막도 표면상 세관간부들의 부정부패 때문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내막은 평안북도 출신인 김일성고급당학교 간부세력의 숙청과 연동된 연장선이라는 건 웬만한 간부들은 모두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의주세관원이 대폭 물갈이된 이후에도 평안북도에서는 도당 책임비서와 신의주 보위부장이 하루 아침에 사라지는 등 신의주지역 간부사회가 쑥대밭이 되었다”면서 “지금도 신의주를 비롯한 평안북도 지역에 잠재하고 있는 반체제세력들을 잡아낸다며 당국이 간부숙청을 중단하지 않고 있어 도내에는 수뇌부에 반감을 품은 간부들과 주민들이 의외로 많다”고 강조했다.

소식통은 “당국이 김일성영생탑에 고압선 철조망을 늘여 놓으며 준전시에 준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것도, 신의주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주민들에게 사전 경고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처하는 것”이라면서 “조만간 신의주 국경연선에도 고압선 철조망이 설치되는 것으로 알고있다”고 전했다.

평양의 한 고위간부 출신 탈북민은 “평안북도에서도 신의주는 김일성시대부터 반체제세력이 뿌리 깊이 잠재하고 있어 북한당국이 가장 주시하는 위험지역이다”면서 “이에 당국은 평안북도 도당과 신의주 시당 책임비서 인사발령에 가장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방송에 밝혔다.

이어 “김정일을 암살하려다 실패한 평북 용천폭파사건을 반체제사건으로 조사할 당시에도 당국은 사건의 주범을 신의주 권력기관 간부들로 추정하고 해당 지역 간부들과 관련자들을 우선 조사했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