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반 쿠데타 시위자 희생 510명, 군경 수류탄도 사용

- 해법이 보이지 않고 있는 미얀마 사태, 내전(civil war) 발전 가능성

2021-03-30     김상욱 대기자
미국

미얀마의 인권 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29일 밤 미얀마 국군의 살해행각에 의한 사망자가 합계 510명이 됐다고 밝혔다.

이날 하루에만 14명이 살해됐다. 가장 중요한 행사였던 27일의 미얀마 국군기념일이 끝났지만 탄압과 살해의 고삐를 늦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AAPP는 실제 사망자 수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미얀마 나우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최대 도시 양곤에서는 치안 부대가 군부 쿠데타 반대 시위 참가자에 대해 수류탄을 사용하기도 했다. 중부 지역에서는 희생자의 장례 행렬을 향해 발포했다.

지난 27일에는 하루 중 최악인 114명이 살해됐다. 당시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군총사령관이 열병을 하고, 연설을 앞두고 있었던 시점이며, 국군은 국영 TV를 통해 방해하면 사살하겠다고 경고한 적이 있다.

날이 갈수록 무고한 미얀마 시민들에 대한 군부 세력의 살해 행각이 그칠 줄 모르는 상황에서 미국 등 국제사회는 비난 성명, 경제적 제재만 가하고 있을 뿐 실제적인 행동은 나오지 않고 있다.

미얀마 군부 세력은 과거 오랫동안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이에 굴하지 않고 총칼로 통치를 해온 경험이 있어, 외부의 제재는 그들에게는 무서운 일이 아닐 것이 분명해 보인다. 한 쪽에서는 살해 행각이 벌어지고 있는 동시에 군부 세력들은 하얀 제복을 입고 파티를 하는 등 외부에 보란 듯이 자신들의 힘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또 더욱 밀착하려는 미얀마 군부 세력에 대한 실제적인 영향력은 미국, 유럽 등의 서방세계에는 미미한 상황이다. 군사적으로 개입하기에는 중국, 러시아의 존재가 있어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미얀마 사태는 장기화의 길로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민주주의민족동맹(NLD)를 이끌어 왔던 아웅산 수치 전 정부도 그동안 소원했던 미얀마 내 소수민족과 결속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미얀마 내전으로 발전할 공산이 적지 않아 보인다. 장기전으로 진절머리가 났던 아프가니스탄과 같은 상황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미국 등 국제사회는 직접적인 군사적 개입 대신, 이들 소수민족, 게릴라 세력들에게 자금과 무기를 은밀히 공급해주는 일 이외의 효과적인 수단이 아직은 보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