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백신여권 시스템 가이드라인 준비”

백악관 “스마트폰 앱 통해 코드 스캔 방식”

2021-03-30     최창규 기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코로나19 디지털 백신 여권을 개발하는 민간 기업과 협력해 백신 여권 제도의 기준이 될 지침을 마련 중이라고 에포크타임스가 30일 보도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부는 백신 여권 개발에는 참여하지 않고 민기업들이 백신 여권과 제도를 개발하는 데 있어 지침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키 대변인은 “현재 백신 검증과 관련한 질문들을 관련 부처들 간에 조율 중이며, 검증은 잠재적으로 사회의 많은 부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제이어서 많은 기관이 작업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지침을 제공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백신 여권의 개발 또는 결정은 민간 기업에 의해 추진될 것”이며 정부는 기준이 될 지침 마련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침에 대한 몇 가지 핵심 원칙을 구상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도 했다.

핵심 원칙에 대해서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추적할 중앙 집중식, 보편적으로 적용 가능한 정보는 없을 것이며 △모든 미국인에게 단일 백신 여권을 요구하는 연방정부 차원의 의무화 조치도 없지만 △기술 개발 기업과 비영리 단체들의 오픈 마켓에 대한 격려와 △모든 여권이 접근성(accessibility)과 적절한 가격(affordability)과 같은 주요 기준에 부합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수의 기업이 백신 여권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여권 출시에 앞서 정부가 백신 접종을 증명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하겠다는 것이다. “우리는 대중에게 명확성을 제공하고 싶다”고 사키 대변인은 덧붙였다.

백악관의 발표에 앞서 정부가 백신 여권에 대한 표준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바 있다.

백신 여권은 항공사 탑승권과 유사하게 스마트폰 앱을 통해 코드를 스캔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나라에 입국하거나 경기장, 콘서트장 등 공공장소 입장 시 코로나19 감염 및 백신 접종 여부를 증명·파악하는 용도로도 사용될 전망이다.

미국에선 뉴욕주가 가장 먼저 코로나19 디지털 백신 여권을 도입했다.

IBM이 함께 개발한 백신 접종 증명 어플리케이션(앱) ‘엑셀시어 패스’(Excelsior pass)는 경기장, 결혼 피로연, 공연장 등의 행사에 입장할 때 여권 소지자의 코로나19 검사 결과와 백신 접종 여부를 검증하고 파악하는 데 사용된다.

민주당 소속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성명을 통해 “더 많은 뉴욕 시민들이 매일 백신을 접종하고 있고, 주요 공중보건 지표가 몇 달 동안 정기적으로 최저치에 도달했다”면서 “이 여권은 신중하고 과학에 기반한 재개의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게 한다”고 밝혔다.

백신 여권 개발은 IBM 외에도 여러 기업이 발 빠르게 추진 중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백신 여권 도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영국 에든버러대 생명윤리 연구 전문 사라 챈 박사는 NTD와의 인터뷰에서 백신 여권을 도입하는 것은 자원 낭비인 동시에 “심각한 윤리적 우려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챈 박사는 “백신 여권은 이미 불평등한 사회에서 더 많은 불공평과 불평등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백신 접종 상태에 따라 사회 참여 가능 여부를 결정한다면,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개인을 탓할 수 있으며 개인의 자유에 따른 선택권이 박탈된다는 주장이다.

또한 백신 접종은 사람의 통제 너머 백신 접종 능력, 기존 건강 상태 등의 다른 요인들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에 백신 접종을 한 개인에게만 책임을 돌릴 수 없다고 챈 박사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