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협상 유인용 제재완화 곤란”

해리스 전 대사 “한미 연합훈련은 필수적”

2021-03-20     최성민 기자
해리

북한이 미국을 겨냥한 거친 담화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북한과의 협상 재개를 위해 대북제재 완화를 먼저 내줘서는 곤란하다고 해리 해리스 전 주한미국대사가 강조했다.

20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올해 1월까지 주한미국대사를 역임했던 해리스 전 대사는 19일 북한의 비핵화 협상 복귀를 위한 유인책으로 대북제재 완화를 섣불리 내줘선 곤란하다고 말했다.

해리스 전 대사는 이날 미국 민간 연구기관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최근 한반도 상황을 주제로 개최한 화상회의에서,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 해에 들어서면서 업적(legacy)을 남기려는 열망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 정부는 남북관계 개선 등 북한과 관련해 이루고자 한 것들을 여전히 달성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재완화를 원한다는 것이다.

또한 해리스 전 대사는 자신이 밤에 깨어있도록 만드는 미국에 대한 가장 임박한 위협은 북한이며, 중국은 장기적 측면에서 가장 큰 위협이자 도전이라고 적시했다.

북한은 1백만 명의 병력 뿐만 아니라 핵무기 및 탄도미사일도 보유하고 있고, 특히 단거리탄도미사일 시험발사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닥치는 대로 시험발사를 하면서 기술을 확실히 개선하는 기회를 가졌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는 2만 8,500명의 주한미군 및 이들의 가족 뿐만 아니라 한국에 거주하거나 한국을 방문하는 약 20만명의 미국인들의 안보와 안전에 영향을 주는 실제적 우려라고 지적했다.

또한 한미 연합훈련과 관련해, 그는 북한의 임박한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군비태세를 확실히 하기 위해 연합훈련을 계속 이어가는 것이 필수적(vital)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을 다룰 때 희망은 행동의 방침이 아니기 때문에 북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근본적인 군사 준비태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해리스 전 대사는 앞서 15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서도 군비태세와 대북제재를 유지해 북한을 협상장으로 돌아오게 해야 한다며, 군사훈련 축소와 제재 완화는 협상의 결과이지 협상 전에 먼저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한편, 이날 해리스 전 대사와 함께 화상회의에 참가한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 한국석좌는, 북한은 협상장에 복귀하기 전 제재 완화와 같은 양보를 얻길 원한다며, 최근 미국의 접촉 시도에 응답하지 않는 것도 이러한 이유가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이 연구소의 수미 테리 선임연구원은 이날 회의에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한미 연합훈련 비난 담화는 한국과 미국을 겨냥한 메시지로 그 시기가 미 국무·국방장관의 한국 도착 직전에 나오는 등, 철저히 계산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는 미국이 현재 진행 중인 대북정책 검토에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로, 미국이 북한과의 관여 및 대화를 원한다면 과거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이른바 ‘전략적 인내’와 같은 정책을 추구해선 안될 것이란 메시지를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