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회색지대 전쟁수행 역량 세계 4위"

美 하원 신설 정보·특수전 소위 첫 청문회

2021-03-17     최성민 기자

올해 신설된 미 하원 군사위 산하 정보·특수전 소위가 첫 청문회를 열었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들은 전면전을 촉발하지 않는 저강도 전쟁역량 순위에 북한을 러시아, 중국, 이란 다음으로 큰 위협으로 꼽았다고 VOA가 17일 전했다.

‘회색지대에서의 허위정보’를 주제로 열린 이날 청문회에는 크리스토퍼 메이어 국방부 특수전·저강도 분쟁 담당 차관보 대행과 닐 팁턴 국방차관실 직속 수집·특수목적체계 담당 국방정보국장(DDI), 제임스 설리번 국방정보국(DIA) 사이버 담당관이 출석했다.

회색지대(Grey Zone)란 적성국들이 전면전을 촉발하지 않는 수위에서 도발하는 영역을 지칭하며, 제한적 물리력 사용과 심리, 사이버전 등을 수반한다.

민주당 소속 루벤 갈레고 소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지난해 무려 9명의 전구사령관들이 국가정보국장(DIA)에게 중국과 러시아가 허위정보 유포를 무기화해 만연하는 파괴적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데 대한 긴급지원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갈레고 소위원장은 이런 행위에 대응해 국방부가 국무부 등 다른 정부기관과 동맹들과 어떻게 공조하고 있는지 물었다.

이에 대해 설리번 담당관은 러시아는 정보 영역을 핵심전장으로 간주한다며, 컴퓨터 연결망을 조작하는 기술 적용뿐 아니라 대중의 여론을 겨냥한 고도의 심리전 등 총체적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인터넷 사회연결망(SNS)과 인공지능 체계를 활용한 허위사실 유포와 기만전략이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중국은 심리전과 여론전, 법률전으로 구성된 3개 전쟁, 이른바 ‘3전 교리’를 바탕으로 상대국의 사기 저하와 국내외 여론에 대한 영향력 확대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증언했다.

특히 공자학원 등 문화교류센터, 중국어 기반 활자매체에 대한 지배력 강화와 사이버 기술의 적용을 통해 상대국에 대한 사회통합성과 경제력, 사기와 행정력 저하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설리번 담당관은 중국의 악의적 활동은 무력충돌이 발생할 수 있는 유사시 훨씬 증폭될 것이라며, 주요 목적은 자국에 유리한 조작된 여론을 형성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란과 북한도 회색지대에서 전쟁을 수행하고 있다며, 굳이 서열을 매긴다면 “러시아, 중국을 1, 2위, 이란과 북한을 각각 3, 4순위로 간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정보영역에서 과거 러시아가 나쁜 기후를 도입하고 중국이 기후변화를 야기했다면 점점 역할이 반대로 바뀌고 있다며, 아직은 러시아의 역량이 앞서지만 향후 중국이 기계학습과 인공지능을 활용해 추월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적성국들의 입장에서 정보전 활용은 계속 확대될 것이라며, 미국의 재래식 군사우위가 변하지 않는 상황에서 사이버전과 더불어 값싼 비용에 빠른 속도로 전장상황을 유리하게 바꿀 수 있는 영역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