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코로나 법안 통과 공방, 민주당 취약성 드러내

2021-03-08     김상욱 대기자
스탠퍼드대

미국 상원은 19000억 달러(2140조 원) 규모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경제 대책 법안을 통과시켰다. 공화당이 규모를 축소하자며 이의를 제기 그동안 공방이 오갔다.

이번 통과 과정에서 민주, 공화 양당 사이의 공방에서 드러난 것은 간신히 과반수를 확보한 여당인 민주당의 당 내부의 단 한 명의 의원으로부터 반대가 있을 경우 상원 운영이 쉽지 않다는 취약성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로이터 통신 6(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상원은 6일 낮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제시한 법안은 민주당 의원의 찬성만으로 가결됐다. 물론 심의는 전날 밤 철야 이뤄졌다.

민주당 상원 수장인 척 슈머 원내대표는 다음 주 하원에서 인준과 함께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이 이뤄짐으로써 법안이 실효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날에는 웨스트버지니아 주 출신의 민주당 중도파인 조 맨친 의원 단 한 명이 실업급여에 영향을 주는 민주당 제안에 저항하는 바람에 수 시간 동안 상원 심의가 마비되기도 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상원은 5050으로 민주당과 공화당이 의석을 똑같이 나눠 가졌고, 공화당에서 법안에 찬성하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자칫 민주 49, 공화 51로 부결될 가능성마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연출됐던 것이다.

최종적으로 조 맨친 의원을 만족시키는 해결책이 가까스로 발견되어 민주당은 단결을 유지할 수 있게 되어, 민주 5049로 채결됐다. 이번에 공화당 1명이 투표에 불참했다.

조 맨친 의원은 7ABC의 디스 위크(This Week)에 출연, “갈등이 있을 때에는 노력을 좀 해야 한다. 나는 이런 온건한 중간파가 일할 수 있기를 항상 바란다고 말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이 같은 뉴스는 집권 미 민주당의 불안정한 우위를 잘 설명해 주고 있다.

민주당의 크리스 쿤즈 상원의원은 기자들에게 “5050의 상원에 있어, 단 한 사람이라도 다른 생각을 하게 되면, 결과가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어제 깨달았다맨친 의원 같은 보수파에서 버니 샌더스 의원 등 진보파에 이르기까지의 민주당 상원의원단을 척 슈머 원내대표가 잘 정리하고 있는 것은 훌륭하다고 지적했다.

상원과 달리 미 하원은 민주 221, 공화 211석이며 단순 과반수로도 법안 통과가 가능하다. 민주당은 상원과는 달리 반대자가 더러 나와도 다소 여유 있게 법안 통과를 해 낼 수 있는 여유가 있다.

민주당이 인프라 지출이나 이민개혁이라고 하는 우선 항목에 눈을 돌리는 가운데, 상원의 규칙으로는 대부분의 법안을 통과시키려면 60표의 찬성이 필요하다. 보통은 민주당 상원의원 50명에게 동수가 될 경우 해리스 부통령의 결재표를 더해도 부족한 실정이다.

이번 코로나 대책법안은 재정조정조치(Reconciliation : 화해))로 불리는 절차에 따라, 민주당은 60표 장애물을 피할 수 있었다. 이는 세출, 세입, 채무 수준에 영향을 주는 법안을 단순 과반수로 통과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재정조정조치의 이용 빈도나 이용 목적에는 제한이 있다.

일부 진보파는 그동안 자주 필리버스터(filibuster)로 불리는 상원의 60표 룰을 버리고 법안 통과 속도를 높일 것을 요구해 왔다. 하지만 조 맨친 의원의 일화는 이 접근법의 한계를 보여준다. 그가 없었다면 민주당은 50표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맨친 의원과 동료인 키르스텐 시네마 상원의원(민주당, 애리조나 주)은 필리버스터 룰 변경을 지지하지 않고 있어, 과반수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반대파는 이 룰이 소수파(Minority)의 법안에 대한 발언권을 지키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동안 의회 내 당파 갈등을 완화하고, 초당파 지지에 의해 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뜻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주 인프라 지출에 관해 하원의원과의 초당파 회합을 열었다. 회합 후, 공화당의 샘 그레이브스 의원은 자당의 염려가 고려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발언했다. 수송법안을 가장하고 있는 새로운 녹색 뉴딜을 공화당은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린뉴딜 프로그램은 미국의 탄소배출을 줄이고 재생에너지 투자를 원하는 민주당 진보파가 지지하고 있다.

공화당측은 코로나 대응에서 초당파 컨센서스를 찾아내는 일에 있어서 민주당이 진지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 시니어 펠로우, 공화당 대통령 후보를 지낸 밋 롬니, 마르코 루비오 수석 어드바이저 경험이 있는 란히 첸바이든의 초당파주의 부름은 모두 무성의하게 느껴진다왜냐하면 서명하는 첫 번째 큰 법안이 당파에 기초한 법안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