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외교관들, 수레 열차로 北 출국

코로나19 봉쇄로 나선까지 이동해 국경 넘어

2021-02-26     최성민 기자
대사관

북한 주재 러시아 외교관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국경이 봉쇄되자 귀국을 위해 직접 수동 수레 열차를 타고 국경을 건너는 모습이 공개됐다.

26일 BBC에 따르면 대사관 직원과 가족 등 8명은 기차와 버스를 타고 함경북도 나선시까지 간 뒤 레일 바이크 형태의 수레 열차를 타고 1km 거리 철로를 건넜다.

이들 중에는 소로킨 서기관의 세 살배기 딸 바르야도 포함됐다.

북한은 작년 초 코로나19 여파로 국경을 닫고 열차 운행을 중단했다. 또 대부분 국제선 여객기 또한 운행을 중단했다.

이들 대사관 직원들에게는 이토록 별난 여정을 떠나는 것 외에 선택지가 거의 없었다.

북한 정부는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된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국제 사회는 이에 의구심을 제기한 바 있다.

러시아 외무부는 26일 페이스북을 통해 "(코로나19 여파로) 1년 이상 국경이 닫혀있고, 여객 운송이 중지돼 귀국하는 길은 길고 어려웠다"고 밝혔다.

외무부가 공유한 사진 속에는 대사관 직원들이 여행 가방을 싣고 수동 수레 열차를 타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외무부는 운전은 주로 대사관의 3등 서기관 블라디슬라브 소로킨이 맡았다며 그가 두만강 너머로 수레를 넘겼다고 말했다.

이들은 수레를 타기 전에도 평양에서 기차로 32시간, 버스로 2시간을 여행했다.

긴 여정 끝에 국경을 넘은 외교관들은 러시아 연해주 하산역에서 다른 외교부 동료들을 만나 버스를 타고 블라디보스토크 공항으로 이동했다.

북한은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엄격한 국경 봉쇄를 시행한 상태다.

북한은 바이러스 침투를 막기 위해 국경 지역에 추가 병력을 파견하기도 했다.

그 영향으로 지난 1년간 다수 외교관과 국제기구 직원들이 북한을 떠났다.

이들 중 대부분은 육로를 거쳐 중국 국경을 넘어 출국했다.

작년 3월 항공기 1대가 독일, 러시아, 프랑스, 스위스, 폴란드, 루마니아, 몽골, 이집트에서 온 외교관을 태우고 블라디보스토크로 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