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탄핵재판 유죄평결 가능성은 0” 

美 공화 의원 “탄핵심판 자체가 위헌적 절차”

2021-02-08     최창규 기자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상원 탄핵재판이 오는 9일(현지시각)로 예정된 가운데 탄핵 통과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공화당 소속 의원이 진단했다.

8일 에포크타임스에 따르면 랜드 폴 상원의원은 전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만약 연설을 불법화하고 ‘당신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가서 싸우라’고 말하는 모든 사람을 탄핵할 것이라면 우리는 척 슈머를 탄핵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민주당 측이 제시한 탄핵 유무죄 판단 기준을 모두에게 적용한다면 소속 당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도 피할 길이 없다는 것이다. 트럼프에 대한 탄핵 사유가 부족한데 민주당이 무리하게 유죄로 몰고 간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는 슈머 의원이 닐 고서치, 브렛 캐버노 연방 대법관을 향해 “당신들은 소용돌이를 일으켰고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라고 한 발언을 인용했다.

앞서 슈머 의원은 지난해 1월 대법원이 임신중절(낙태) 관련 법안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보수 성향의 대법관들을 향해 이 같은 경고성 메시지를 날렸다. 당시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이례적으로 성명을 내고 슈머 의원의 발언에 대해 경고했다.

폴 의원은 “척 슈머의 이런 선동적인 단어 선택과 폭력적 언사가 너무 심해서 대법원장은 즉각 이런 종류의 발언은 위험하다고 말했다”고 지적했다.

하원은 지난달 6일 의회 의사당 난입 사태를 부추긴 혐의(내란 선동)로 그달 13일 트럼프 당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가결했다. 이로써 트럼프는 임기 중 하원에서 두 번 탄핵된 첫 대통령이 됐다.

트럼프 변호팀은 그가 지지자들에게 폭력 행위를 조장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트럼프는 이날 연설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평화롭고 애국적으로” 목소리를 낼 것을 촉구했고, 폭동 사태가 일어난 뒤 “평화롭게 집으로 돌아가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트럼프의 발언을 문제 삼고 탄핵을 추진해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성사 가능성은 없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상원 의석이 민주당 50, 공화당 50으로 양분된 가운데 유죄 평결을 위해서는 재적의원의 3분의 2인 67명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공화당 의원 17명이 민주당 쪽에 붙어야 유죄 평결을 낼 수 있다.

하지만, 공화당 의원 50명 가운데 45명은 지난달 26일 탄핵의 위헌성을 묻는 표결에서 ‘퇴임한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은 위헌’이라는 데 동의했다.

아울러 공화당 의원들은 탄핵 찬성표를 던진다면 지역 유권자들과 소속 의원들로부터 비난을 받을 수 있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탄핵에 반대하는 의원들과 트럼프 변호팀은 “퇴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추진은 헌법에 위배된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탄핵심판 자체가 위헌적인 절차라는 논리다. 공화당 대의원들 역시 심판의 정당성에 대해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앞서 폴 의원은 다른 언론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더 이상 공직에 있지 않으며 그의 발언은 수정헌법 제1조(표현의 자유)에 의해 보호를 받는다는 점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