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코로나 격리시설, 중증 환자도 방치”

모두 5만 4,620여 명 격리…육군만 4만 3,000명

2020-12-08     최성민 기자

북한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격리자를 포함한 병상자가 늘어나면서 군(軍) 내부 격리시설에서도 침상과 의약품 부족 문제가 심각하다고 데일리NK가 8일 전했다.

매체의 북한 군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군당국은 코로나 관련 증상을 보이는 군인들을 의료진이 관리할 수 있도록 군병원 근처 임시 건물에 격리시설을 설치했다. 하지만 격리자가 급증하면서 식량은 물론이고 식수와 침상, 의약품까지 부족해 의학적인 치료를 할 수 없는 상태다.

매체의 취재 결과 군 격리시설의 누적 수용자는 총 5만 4,620여 명으로, 육군, 해군, 공군에서 각각 약 4만 3,000명, 6,200명, 5,420명이 격리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에게 하루 세끼 식사가 제공되지만 강냉이(옥수수)밥과 소금국, 염장무가 격리시설 군인들에게 제공되는 평일 급식의 전부다. 그나마 밥의 양도 하루 630으로 정해져 있어 배고픔을 호소하는 격리자가 많다고 한다.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국수를 주는 곳도 있는데, 고기나 달걀 같은 단백질이 포함되는 경우는 극히 드문 것으로 전해졌다.

군 당국이 격리시설을 설치한 올 초만 해도 침상이 부족하지 않았지만, 현재는 침상 부족으로 바닥에 모포만 깔고 격리 생활을 하는 군인의 수도 상당하다고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근에는 격리시설에서 저체온증으로 사망하는 사례도 있었다.

또한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환기를 금지하고 있어 병실 내 피부병 같은 감염질환의 전파가 심각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세탁을 자주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속옷 공급도 안돼 옴 환자가 많다”고 말했다.

목욕은 일주일에 한 번씩 병실별로 통목욕을 하는데 한 공간에 있는 격리자들은 전염병에 그대로 노출된 환경인 셈이다.

무엇보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의료기구와 약품 부족이라고 한다. 격리자는 급증하는데 의약품이 없어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생사를 오가는 중환자에게도 조치를 취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가망이 없는 것으로 판단되면 어떤 치료도 없이 격리만 해놓고 방치하고 있으니 사망자가 늘어나는 것이 당연하다”고 했다.

매체는 취재 결과 지난달 기준으로 군 격리시설 사망자는 총 4180여 명이라고 전했다.

특히 군당국은 군인들의 격리시설 수용 사실을 가족에게 전달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격리자의 전화 및 서신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어 하전사가 격리 중 사망하면 가족들에게 전사통지서만 전달될 뿐이다.

더욱이 군인은 복무 중 사망하면 군법에 따라 시신을 자체적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유골조차 가족에게 인계되지 않는다.

소식통은 “여름까지만 해도 격리시설에서 사망하면 개별 소독도 하고 화장을 해서 소속 부대가 유골을 인계해 근처 산에 묻었지만 지금은 일괄적으로 화장을 하고 있다”면서 “사망자가 너무 많아 9월부터는 전사자 예우 절차인 소총 발사도 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