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솔루션스 "김정은, 트럼프 재선 희망”

당 창건 75주년 열병식 연설에서 미국 언급 않아

2020-10-14     성재영 기자

북한 김정은이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 연설에서 미국을 언급하지 않고 강경 발언도 삼간 것은 미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선호하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왔다고 VOA가 14일 전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의 모회사인 피치 그룹 산하 컨설팅업체인 ‘피치 솔루션스’가 12일 북한의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 행사를 분석하고 전망하는 새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업체는 보고서에서 김정은의 연설 자체가 온건했고 미국을 언급하지도 않았지만, 워싱턴의 국방 정책 입안자들은 열병식에 등장한 새 미사일들에 대해 우려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열병식에 등장한 신무기들을 나열하며 북한 정권은 비핵화 공약에도 불구하고 미사일 개발을 계속 진전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피치 솔루션스’는 특히 김정은이 연설에서 대미 강경 발언을 피한 것에 주목했다.

김정은이 미국을 언급하지 않은 것은 아마도 곧 실시되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북한의 이슈화를 원하지 않기 때문이며, 이는 자신과 깊은 친분을 쌓아온 트럼프 대통령을 이번 대선에서 선호하기 때문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을 때 김정은이 빠른 완쾌를 바란다는 위로 전문을 보낸 것도 그런 움직임의 일환으로 풀이했다.

아울러 김정은이 이번 연설에서 핵무기는 전쟁억제용으로, “그 누구를 겨냥하게 되는 것을 절대로 원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도 이런 주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겠지만, 온건한 톤의 신호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이런 배경을 볼 때 북한이 자칫 법적 분쟁으로 결과가 바로 나오지 않을 수 있는 미 대선 결과에 대해 신중하게 반응할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북한은 내년 1월로 예고한 8차 노동당 대회에서 추가 외교정책 구상을 발표할 가능성이 크며, 바이든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핵실험을 강행해 차기 행정부의 해결 의지를 시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를 통해 바이든 새 행정부에 북한을 완전한 핵보유국으로 반드시 받아들여야 한다는 신호를 보내려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피치 솔루션스’는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북한 정권은 백악관과 조기에 대화를 재개하길 희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한국과 미국 등 이웃 나라들에 더 유화적인 어조를 보인 것은 이른바 ‘삼중고’로 어려운 시기에 향후 경제적 지원을 받기 위한 의도가 분명해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