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옵티머스 금융 사건, 특검 필요

사건 축소‧은폐 의혹 검사들 수사해야

2020-10-12     성재영 기자

피해액이 각각 1조 6천억 원과 5천억 원으로 추정되는 라임, 옵티머스 사모펀드(자산운용) 사기 사건을 수사해온 검찰이 부실 수사를 넘어 사건을 축소‧은폐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라임 자산운용 전주(錢主)로 펀드 환매 중단사태와 관련해 구속기소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은 8일 이강세 스타모빌리티 대표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지난해 7월 27일 이 대표가 강기정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전달하겠다고 해 5천만 원을 쇼핑백에 넣어 줬다”고 폭로했다.

김 전 회장은 당시 이 대표가 청와대로 강 수석을 찾아가 만난 뒤 ‘인사를 잘 하고 나왔다’고 해 돈이 전달된 것으로 이해했다고도 했다. 이 전 대표도 지난 6월 29일 서울남부지검에서 김 전 회장과 대질시 지난 7월 27일 김 전 회장과 만나 1천만 원 받은 사실과 이튿날 강 전 수석을 만나 ‘라임’에 대한 구명을 시도한 사실을 모두 시인했다고 한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이 대표에게 돈 준 장면을 담은 호텔 CCTV까지 확보했다고 한다. 그러나 강 전 수석에 대한 수사는 이루어지지 않았고,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보고도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윤 총장은 김 전 회장의 주장을 법정 증언이 있고서야 처음 알았다고 한다.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한변)은 12일 김 전 회장의 진술이 너무나 구체적이고 정황에도 부합하며 증뢰죄에 위증죄까지 각오하면서 증언한 이상 이제부터라도 강 전 수석과 이 대표가 입을 맞춘 것인지, 아니면 이 대표가 중간에서 돈을 빼돌린 ‘배달사고’인지, 한 치의 의혹도 남지 않게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강 전 수석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지 않았는지, 왜 총장에게 보고되지 않았는지 철저히 밝혀야 하며 검찰 일선 지휘부 어디선가 그런 중대한 내용의 진술을 의도적으로 덮었다면 이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변은 ‘라임‧옵티머스’ 사건은 단순 펀드 사기가 아니라 ‘권력형 게이트’임이 틀림없다며 이미 신뢰를 잃고 직무유기‧범인은닉‧증거인멸 등의 혐의마저 있는 기존 수사 지휘부는 교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검찰총장 직할의 특별수사본부 또는 종전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을 능가하는 대규모 특검을 구성하여 의도적으로 수사를 부실하게 한 검사들을 조사 및 수사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