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국회의원 1/3 감원 국민투표 70%로 가결

2020-09-23     김상욱 대기자

이탈리아 국민들도 국회의원들이 못마땅한가 보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국민들의 혈세를 먹고 사는 국회의원들이 선거를 앞두고서는 코가 땅에 닿을 정도로 절을 해가며 표를 얻고서는, 국회의원 당선 직후부터는 그들만의 리그로 들어간다. 국민과 국가를 위한다는 사탕발림은 그저 표를 위한 거짓에 불과하다.

한국의 국회의원들 역시 자신들만의 리그에 익숙하다. 국가와 국민을 위한다는 말은 그저 정치학 교과서 혹은 참고서에나 있을 정도로 진정성을 찾기 힘들기도 하다.

이탈리아에서 20, 21일 이틀간 국회의원 정족수 감축 시비를 묻는 국민투표가 실시됐고, 22일 까지 개표 작업이 종료 결과 국회의원 1/3 삭감에 대한 찬성이 무려 70%로 의원 감축안이 가결됐다고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21(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번 국민투표의 투표율은 약 54%이다.

이에 따라 이번 총선은 상하원 모두 정원을 1/3이상을 줄여 실시된다. 지난 총선은 2018년에 치러졌었다. 이탈리아 국회의원의 임기는 5년이다.

하원은 정원 630석이 400석으로, 상원 선거에서 뽑히는 315석은 200석으로 줄러들게 되어 상하원 모두 합쳐 600석이 된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연가 3200만 유로(4357,088만 원)의 경비 삭감이 전망된다.

이탈리아에서는 기존 정당의 부패를 비판하고, 지지를 넓히는 정치조직 오성운동2018년 집권하면서 국회의 슬림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대규모 정부 직위 해제 지지자들은 이탈리아 의회가 높은 급여, 많은 경비, 납세자의 고부담 , 그리고 실제 입법이 거의 없는 의원들을 너무 많이 포함하고 있다며 감원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탈리아 의회는 의원 월급을 50%로 깎자는 제안을 거부했다. 이탈리아 국회의원들은 매달 약 11773달러(1,3611,800 )를 받고 있는데, 이는 영국 의원들보다 50% 높은 수준이다.

전체적으로 로마에 본부를 둔 의회는 총 의석수를 945석에서 600석으로 줄일 예정이다. 이러한 변화는 2023년 이탈리아의 차기 의회 선거 주기에 앞서 효력을 발휘하게 된다.

밀라노 보코니 대학의 정치학 교수 캐서린 드 브리스(Catherine De Vries)21일 월스트리트 저널의 조반니 레고라노(Giovanni Legorano)와의 인터뷰에서 반체제 정서가 유럽 사회에서 여전히 뚜렷하다고 말했다.

오성운동 지지자들은 이 조치가 5년간의 입법 기간 동안 58천만 달러(6,7535,200만 원))를 절약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인들을 위한 엄청난 특권과 그 특권의 비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기간 동안 더 많은 조명을 받았다.

이탈리아의 헌법 개혁에 대한 비판론자들은 이 조치가 이탈리아의 민주주의 체제를 훼손하는 동시에 납세자들에게는 작은 재정적 혜택만 안겨준다며 이번 선거 결과에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고 뉴스위크는 전했다. 어느 나라나 기득권 유지 세력은 있기 마련이다.

이번 국민투표는 반()이민 성향으로 국제적인 악명을 얻은 마테오 살비니(Matteo Salvini)가 이끄는 이탈리아 민주당과 오성운동 포퓰리즘 정당 간 기묘한 연대의 결과였다.

미국의 블룸버그통신은 21(현지시간) 플로렌스를 둘러싸고 있는 투스카니(Tuscany) 지역에서 민주당이 표를 유지하며 과반 의석을 고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부에서는 주세페 콘테(Giuseppe Conte) 이탈리아 총리의 권력이 투표 결과 도전이 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의 당은 계속 통제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국민투표에도 불구하고 콘테는 전국적으로 35600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코로나19 대유행 사태 전반에 걸쳐 대체로 긍정적인 지지율을 얻고 있다. 일단 K-방역(한국식 방약시스템)을 벤치마킹해 최근에는 확진자와 사망자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