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출신 원로 “제주4·3 ‘항쟁’ 표현은 잘못”

김원웅 광복회 중앙회장 기념사에 한의 서한

2020-08-17     성재영 기자
15일

지난 15일 오전 제주시 조천체육관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김률근 광복회 제주도지부장이 대독한 김원웅 광복회 중앙회장 기념사에 대해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개인 차원의 항의도 이어지고 있다.

김원웅 회장은 이날 기념사 모두에서 “제주4·3항쟁, 4·19혁명, 부마항쟁, 광주5·18항쟁, 6월항쟁, 촛불혁명은 친일반민족 권력에 맞선, 국민의 저항이었다”며 “이들 항쟁은 일제 강점에 맞섰던 독립운동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밝혔다.

제주도 함덕 출신인 안봉수 서울제주도민회 원로(전 재경조천읍민회장)은 17일 김률근 광복회 제주도지부장에게 서한을 보내 이에 대해 공식 항의했다.

안 씨는 서한에서 “고향에서 초등학교 6년 때 4.3 사건을 경험했다”며 “당시 20세였던 누님은 함덕 주둔군에 연행되어 하루만에 총살되었고 형님은 산에서 붙잡혀 선무 공작원으로 진입군에 협력, 6.25 발발하자 전라도에서 인민군에 총살된 집안”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1998년 11월 23일 미국 CNN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은 분명히 "제주 4.3은 공산폭동"이라 정의했다”며 “김원웅 회장이 광보걸 기념사를 통해 제주4.3을 항쟁이라고 주장한 것은 제주도민에 대한 모독이며 김대중 대한민국 전 대통령과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불법적인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다음은 안 씨의 서한 전문이다.

광복회 제주지부장께,

저는 1935년생, 함덕 출신입니다.

고향에서 초등학교 6년 때 4.3 사건을 경험하였습니다.

당시 20세였던 누님은 함덕 주둔군에 연행되어 하루만에 총살되었고 형님은 산에서 붙잡혀 선무공작원으로 진입군에 협력, 6.25 발발하자 전라도에서 인민군에 총살된 집안입니다.

저는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 외교부 4년, 고려대학교 대학원 정치외교학전공, 필리핀 국립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건국사와 마르크스경제학, 공산주의 역사 등 기초학문을 접했습니다.

놀랍게도 김원웅 광복회장의 8.15 경축사를 듣는 순간, 그것도 제주 4. 3 사건을 항쟁으로 표현 강조하는 것을 보고 격분해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1998년 11월 23일 미국 CNN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은 분명히 "제주 4.3은 공산폭동"이라 정의했습니다.

그런데 무슨 권한으로 김 회장은 제주4.3을 항쟁이라 주장하나요. 이것은 제주도민에 대한 모독이며 김대중 대한민국 전 대통령과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불법적인 발언이라 생각합니다

제주도민은 물론이고 더 나아가 대한민국 국민 모두에게 진정으로 사과하시기 바랍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 자리에서 내려오도록 청원운동을 전개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