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피오르 정기공연 ‘돌이 된 여자’

2020-08-10     고득용 기자

하반신 마비인 청년 민성은 반지하방에서 혼자 살아간다.

극단

어느 날 민성의 반지하 방에 술집 종업원 연화가 불쑥 찾아와 일 년을 함께 지낸다. 어느 새벽, 병든 연화가 민성의 곁을 떠나던 날, 둘은 이곳은 어디며 나는 누구이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서로에게 질문한다. 민성은 대답을 찾기 위해 이야기를 시작한다.

흉년과 기근으로 살기 어렵던 시절, 숲에 사내와 며느리가 살고 있다. 길 잃은 개를 잡아 연명하는 사내와 떠돌이 계집은 봄과 여름 서로의 몸을 탐닉하고, 일찍이 세상의 선을 위해 고행하다가 이곳에 온 다른 사내는 육욕에 빠진 사내에 맞서 선한 며느리를 구해 떠나려 한다.

가을, 사내의 몸은 쇠하고, 겨울, 계집과 사내는 나쁜 병에 걸려든다. 마침내 숲에 재앙이 내린다. 사내는 개들에게 뜯기고 다른 사내는 남은 며느리를 구해 달아난다.

연화는 떠나고 민성은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