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다양한 탄도 궤적 실험 주목”

미사일 전문가들 “요격 회피 의도 의심”

2020-03-10     성재영 기자

한미 당국은 최근 북한이 잇달아 쏜 탄도미사일이 지난해부터 실험해 온 초대형 방사포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가운데, 미사일 전문가들은 탄도 궤적이 서로 다른 양상에 주목하고 있다고 VOA가 10일 전했다.

합참은 지난 8일 북한이 쏜 발사체가 600mm 초대형 방사포로 추정되며, 3발의 비행거리는 최대 200km, 정점 고도는 50km라고 발표했다.

지난 2일 쏜 초대형 방사포의 2발의 경우 비행거리는 최대 240km, 정점 고도는 35km였다.

이언 윌리엄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미사일방어프로젝트 부국장은 이번에 북한이 쏜 발사체가 동일한 초대형 방사포라고 가정했을 때, 이번 달의 두차례 미사일 발사 모두 발사각도가 낮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거에 비해 짧아진 비행거리와 낮아진 정점 고도 등을 고려하면, 낮은 발사각으로 발사하면서 다양한 궤적 실험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설명이다.

윌리엄스 부국장은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사드)의 요격 고도 등을 감안하면, 이같은 낮은 궤적의 비행을 방어하는 것이 상당한 도전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드의 미사일 최대 요격 사거리는 200km, 요격 가능 고도는 40~150km다.

윌리엄스 부국장은 고도가 낮은 발사체를 겨냥한 패트리어트 체계 등으로 요격이 가능하겠지만, 문제는 한반도의 짧은 종단 거리 때문에 요격에 대응하기 위한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점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미사일방어청과 주한미군이 최근 패트리어트와 사드 체계의 통합을 추진하는 것도 이같은 취약성에 대응하기 위한 방편이라고 덧붙였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도 북한이 기존 탄도 궤적에서 고도를 낮추고 있는 것이 미사일 방어 체계를 회피하는 전술을 시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초대형 방사포를 사드의 요격 사거리 밖에서 낮은 발사각으로 쏠 경우, 탄도 궤적 하강 지점에서 이미 사드의 요격 고도 밖으로 벗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독일의 미사일 전문가인 마커스 실러 박사도 다양한 탄도 궤적 실험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실러 박사는 전문 용어로는 ‘발사 도표’로 불린다며, 미사일을 자체 개발 할 경우, 실전에서 표적에 타격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실험 과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