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黨간부에 “‘충성의 편지’ 올려라”

15일 조직지도부 전당부문 일꾼 대상 비상회의 주재

2020-01-18     성재영 기자
김여정.

최근 북한에서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주재하는 비상회의가 개최됐다고 데일리NK가 18일 전했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15일 오후 2시에 조직부 소회의실에서 조직지도부 전당부문 각급 기관의 당위원회 책임일군(일꾼)들이 참가한 비상회의가 열렸다”면서 “전원회의 결정 관철을 위한 궐기모임을 당 조직마다 했는데, 부문별, 기관별, 건별, 날짜별로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구체적인 내용을 적시한 충성의 결의모임 결정서와 충성의 편지를 이번 주 내로 올리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전했다.

충성의 결의모임 결정서가 행정적인 측면에서 연간 업무계획 보고의 성격을 갖는다면, 충성의 편지는 과업 집행에 나서는 당원들의 결의를 담은 일종의 사상적인 투쟁서다.

소식통은 “지금까지 신년사가 나왔을 때는 이런 일이 없었는데, 올해는 당 창건 75돌을 맞으면서 각 단위가 계획을 100% 완수하고 충성의 보고도 올려 ‘승리자의 대축전으로 맞이하자’는 분위기”라고 부연했다.

특히 이번 회의는 김여정의 주관하에 이뤄졌으며, 각급 당 위원회가 제출할 결의모임 결정서와 충성의 편지는 김여정에게 종합 보고된 뒤 김 위원장에게 올려져 최종 비준을 받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김여정이 조직지도부 전당부문 각급 기관의 간부들을 모아놓고 회의를 진행했다는 점에서 지난해 말 열린 나흘간의 당 전원회의 이후 그의 당내 입지와 역할이 한층 강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모든 중앙기관의 당위원회를 관리하는 권한이 김여정에게 일임되면서 내부적으로 실질적 2인자로서의 위상을 공고히한 게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조직지도부는 전체 간부·당원에 대한 통제권과 인사권을 행사하는 노동당의 중추 조직으로, 본부당, 전당, 군사, 행정 등 총 4개 부문으로 나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전원회의에서 이 가운데 중앙당 간부들에 대한 당적 통제 사업을 관장하는 본부당을 제외하고 나머지 3개 부문을 담당할 당 중앙위 제1부부장들에 대한 인사가 이뤄졌다.

소식통은 “이번 전원회의에서 김여정에게 조직지도부 전당부문을 담당하도록 하는 권한이 부여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렇다면 이제 당 내적으로 실제적인 권한은 김여정이 갖게 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직무는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지만 이는 명목에 불과할 뿐이고, 그가 부여받은 범위를 볼 때 김정은 다음의 권한을 가진 셈”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이번 전원회의에서 둘째 의정으로 ‘조직문제’가 다뤄졌다면서 김동일, 리영길, 김여정, 리영식을 당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으로 임명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일과 고영희 사이에 태어난 김여정은 친오빠인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1990년대 후반 스위스에서 유학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직 그의 나이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김 위원장 집권 이후 20대의 나이에 중앙 정치무대에 등장해 2016년 당 중앙위원회 위원, 2017년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임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