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에 쥐났을 때, 다리 혹 있다면 종아리하지정맥일 수 있어

2019-12-13     황인영 기자

사람의 혈관은 동맥, 정맥, 모세혈관으로 나뉘어 있다. 동맥은 심장에서부터 온몸으로 혈액을 실어 나르는 역할을 한다. 정맥은 온몸에서부터 심장으로 혈액을 실어 나르는 역할을 한다. 모세혈관은 동맥에서 온 혈액을 조직에 전달해주어 물질 교환이 일어날 수 있게 해준다. 이 중 정맥은 또 다시 표재정맥, 관통정맥, 심부정맥의 3가지로 나뉘어 있다. 표재정맥은 피부 아래에, 심부정맥은 근막 아래에 위치해 있으며 관통정맥은 이 둘을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정맥의 혈액순환은 주로 심부정맥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나머지 두 정맥은 심부정맥에서의 혈액순환을 보조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어떤 원인에 의해 심부정맥으로 흘러야 하는 혈액이 표재정맥으로 몰려든다면, 표재정맥의 혈관이 팽창하면서 피부 위로 두드러지게 발생한다. 이를 하지정맥류라 한다. 하지의 정맥이 혹처럼 부풀어 오르는 질환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사람은 다른 포유류 동물과는 다르게 이족보행을 하고 있다. 이족보행은 사족보행 동물에게 없는 여러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체중을 두 다리로만 지탱하여 다리 부담이 크다는 점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똑바로 서있는 직립 자세 역시 다리에 부담을 주는 자세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정맥은 환경적으로 압력을 받기 쉬우며 압력에 의해 정맥 판막이 제대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면 내부에서 혈액이 고이면서 압력이 높아지고 정맥은 점차 확장된다.

나이가 들수록 하지정맥류가 발생하기 쉬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나이가 들면 정맥의 탄력이 줄어들고 판막도 약해진다. 그로 인해 정맥 내부 압력이 높아지면서 정맥이 확장되어 하지정맥류로 이어지는 것이다. 임신한 여성 역시 자궁의 크기가 커지면서 체내 혈액량을 높이지만 하지에서 골반으로 돌아오는 혈류를 줄인다. 태아의 발육에 도움을 주기 위한 장치이지만 하지의 정맥을 확장시킨다는 부작용이 있다. 자궁의 크기가 가장 커지는 임신 말기에서는 골반 내부 정맥을 압박해 정맥류가 발생하거나 심각해질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

특정 질환에 의해서 2차적으로 하지정맥류가 발생하기도 한다. 심부정맥혈전증 또는 정맥부전이 있다. 심부정맥혈전증은 심부정맥에 만들어지는 혈전을 의미한다. 그 자체로는 통증 외에 위험은 적지만 혈전이 돌아다니다가 다른 혈관을 막을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 정맥부전은 심부정맥의 판막이 손상되어 관통정맥의 판막도 함께 손상이 일어나면서 표재정맥의 압력이 높아지고 이로 인해 모세혈관의 혈액순환이 줄어드는 질환이다.

주요 증상은 야간다리경련, 다리 붓기, 통증, 경련 등이 있으며, 오래 앉아있거나 운동부족일수록 증상이 더욱 심각해진다. 다리를 들어올리면 증상이 완화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피부가 얇고 약해지며 위축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정맥성 궤양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말초혈관질환인 다리동맥경화에서 발생하는 궤양과 다르게 통증이 덜하고 안쪽 복사뼈 근처에서 발생한다.

증상이 본격적으로 발생하기 이전이라면 의료용 압박스타킹이나 다리혈액순환제 등으로 혈액순환을 도와주고 자주 걷는 운동을 생활화하며 다리를 중간중간 움직여 주면서 고인 피를 순환시켜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하지만 이미 하지정맥류가 발생한 이후라면 증상이 지속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문제되는 혈관을 제거해야 한다.

하지정맥류 초기에는 다리가 피곤해서 발생하는 증상이라 흔히 생각할 수 있지만 증상이 사라지지 않고 지속된다면 하지정맥류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통증, 부종, 경련, 쥐 내림, 가려움증, 무거움, 피로감 등의 다양한 증상들이 발생한다면 하지정맥류 검사를 받아주는 것이 좋다.

도움말 : 더행복한흉부외과 박준호 원장